50억 버는데 17년 걸렸다…강남 초고가 아파트 연일 신고가
뉴스1
입력 2024-03-13 06:37 수정 2024-03-13 06:37
사진은 타워팰리스 모습. 2020.3.30/뉴스1
부동산 시장 위축에도 서울 강남 초고가 주택시장에서 신고가 경신이 속출하고 있다. 전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선호도 높은 지역의 아파트는 오히려 가격이 상승하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삼성’ 전용 175㎡는 지난 1월 9일 90억 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면적 직전 거래가 2023년 7월인데 당시 62억 원에 팔려 3년이 채 안 돼 28억 원 올랐다.
해당 아파트는 2004년 준공돼 지어진 지 20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최고급 아파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존 집주인은 2007년 2월 40억 5000만 원에 매수했는데 16년 11개월 보유한 뒤 49억 5000만 원의 시세차익을 낸 셈이다.
지난달 거래된 타워팰리스 4건 모두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타워팰리스 1차 222㎡는 71억 원에 팔리서 신고가를 기록했다. 또 1차 164㎡는 24억 원에 최고가를 다시 썼다. 앞서 지난 1월 1차 244㎡도 73억 3000만 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2차 164㎡와 3차 214㎡도 지난달 각각 28억 5000만 원, 58억 원에 신고가 기록이 나왔다.
초고가 단지의 신고가 행진과 달리 전반적인 아파트 가격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동향’에 따르면 2월 넷째 주(지난달 2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2% 하락했다. 낙폭이 전주(-0.03%)보다 0.01%포인트(p) 축소됐지만, 13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초고가 아파트 시장은 고금리나 대출 요건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자산가들의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에 거래량이 유지되고 가격 상승이 이어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초고가 아파트를 움직이는 것은 그야말로 특수 수요로 해석해야 한다”며 “희소성과 상징성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자산가들이 초고가 주택을 찾기 때문에 일반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공사비 문제로 인해 재건축 시장의 매력도가 떨어지고 완성된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커지는 상황에서 강남 안에서도 소위 말하는 ‘똘똘한 집 한 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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