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복합사업 규제 완화, ‘투기 인정’ 우려 이유는[부동산팀의 정책워치]
이축복 기자
입력 2024-03-13 03:00 수정 2024-03-13 03:00
재산권 침해 지적에 개정안 발의
투기성 수요에도 아파트 입주권
인센티브로 사업 촉진, 성과 미지수
지난달 말 국회에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이 발의됐습니다.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1·10대책을 법률로 구체화한 것입니다.
주요 내용으로는 도심 내 노후한 △역세권 △준공업 △저층 주거지 등을 공공 주도로 복합개발하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에 관한 규제 완화책이 담겼습니다. 먼저 토지주가 아파트를 우선 공급받을 수 있는 시점(권리산정 기준일)을 후보지 발표일로 조정했습니다. 기존에는 공공주택특별법 국회 의결일(2021년 6월 29일)로 일괄 규정해 이후 집을 매수한 사람은 현금 청산 대상이었습니다. 법안이 통과된다면 지난해 12월 22일 10차 후보지로 선정된 시흥대야역 인근 등 3곳은 기준일이 2021년 6월 29일이 아니라 후보지 선정일인 2023년 12월 22일이 돼 2021년 6월 29일 이후 집을 샀더라도 입주권을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입주권을 받을 수 있는 기준도 완화합니다. 후보지 선정일 이후더라도 해당 주택에서 처음으로 발생하는 거래이고, 매수자가 입주일까지 후보지 내에만 주택을 소유하는 것이라면 입주권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사업이 지지부진할 경우 손바뀜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죠.
기존 법대로라면 실거주 목적으로 집을 샀더라도 후보지로 지정되면 현금 청산이 될 수 있어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가격도 내가 매수한 금액(시가) 수준보다 낮은 감정가에 팔아야 했죠.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2021년 6월 29일 이후에 발표된 후보지 21곳에 모두 소급 적용됩니다.
이를 두고 사전 투기를 인정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기존 후보지는 이미 개발이 예정된 지역인데, 이곳에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들어온 투기성 수요에도 입주권을 주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국토부에서는 이런 비판에 대해 “입주권을 받으려면 매수자가 무주택자여야 하고 분양가격도 기존 토지주보다는 조금 높게 설정된다”며 “기존 토지주의 퇴로를 마련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논란이 될 수 있는데도 개정안을 추진하는 이유는 공공복합사업의 진척 속도가 워낙 느리기 때문입니다. 12일까지 후보지에서 사업지구로 전환된 곳은 13곳(약 1만8000채)뿐입니다. 사업 기간을 대폭 줄이겠다는 취지가 무색해지자 인센티브를 늘리려는 것이죠. 하지만 정부가 민간 재건축·재개발 인센티브도 대폭 늘리고 있어 공공복합사업이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이번 법 개정안이 투기꾼의 시세차익을 인정해 주는 결과를 낳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투기성 수요에도 아파트 입주권
인센티브로 사업 촉진, 성과 미지수
지난달 말 국회에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이 발의됐습니다.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1·10대책을 법률로 구체화한 것입니다.
주요 내용으로는 도심 내 노후한 △역세권 △준공업 △저층 주거지 등을 공공 주도로 복합개발하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에 관한 규제 완화책이 담겼습니다. 먼저 토지주가 아파트를 우선 공급받을 수 있는 시점(권리산정 기준일)을 후보지 발표일로 조정했습니다. 기존에는 공공주택특별법 국회 의결일(2021년 6월 29일)로 일괄 규정해 이후 집을 매수한 사람은 현금 청산 대상이었습니다. 법안이 통과된다면 지난해 12월 22일 10차 후보지로 선정된 시흥대야역 인근 등 3곳은 기준일이 2021년 6월 29일이 아니라 후보지 선정일인 2023년 12월 22일이 돼 2021년 6월 29일 이후 집을 샀더라도 입주권을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입주권을 받을 수 있는 기준도 완화합니다. 후보지 선정일 이후더라도 해당 주택에서 처음으로 발생하는 거래이고, 매수자가 입주일까지 후보지 내에만 주택을 소유하는 것이라면 입주권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사업이 지지부진할 경우 손바뀜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죠.
기존 법대로라면 실거주 목적으로 집을 샀더라도 후보지로 지정되면 현금 청산이 될 수 있어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가격도 내가 매수한 금액(시가) 수준보다 낮은 감정가에 팔아야 했죠.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2021년 6월 29일 이후에 발표된 후보지 21곳에 모두 소급 적용됩니다.
이를 두고 사전 투기를 인정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기존 후보지는 이미 개발이 예정된 지역인데, 이곳에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들어온 투기성 수요에도 입주권을 주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국토부에서는 이런 비판에 대해 “입주권을 받으려면 매수자가 무주택자여야 하고 분양가격도 기존 토지주보다는 조금 높게 설정된다”며 “기존 토지주의 퇴로를 마련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논란이 될 수 있는데도 개정안을 추진하는 이유는 공공복합사업의 진척 속도가 워낙 느리기 때문입니다. 12일까지 후보지에서 사업지구로 전환된 곳은 13곳(약 1만8000채)뿐입니다. 사업 기간을 대폭 줄이겠다는 취지가 무색해지자 인센티브를 늘리려는 것이죠. 하지만 정부가 민간 재건축·재개발 인센티브도 대폭 늘리고 있어 공공복합사업이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이번 법 개정안이 투기꾼의 시세차익을 인정해 주는 결과를 낳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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