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반비로 매출 20% 쓴 타이어 회사들…해상운임 하락 “반갑다”
뉴스1
입력 2023-03-31 16:40 수정 2023-03-31 16:41
사진은 이날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에서 컨테이너 선적 작업이 진행되는 모습. 2023.2.1/뉴스1
글로벌 해상운임이 빠른 속도로 하락하며 해운업계가 울상이지만 타이어 업계는 반색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물류대란에 지난해 운반비로만 매출액의 20% 안팎에 달하는 비용을 지불한 타이어 회사들은 올해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30일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 금호타이어(073240), 넥센타이어(002350)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3사 모두 2020년부터 3년 연속 운반비가 상승하고 있다.
넥센타이어의 지난해 운반비는 4356억원에 달한다. 이는 1310억원이던 2019년에 비해 233% 오른 수치다. 지난해 연결기준 넥센타이어 매출액이 약 2조6000억원임을 감안할 때 매출액 대비 운반비의 비율이 16.8% 수준이다. 이에 넥센타이어는 지난해 매출액이 24.9% 늘었으나 영업손실이 542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금호타이어 역시 운반비 및 선임이 5369억원으로 2019년 1386억원에 비하면 287%나 치솟았다. 매출액 2조8000억원 대비 운반비는 19% 정도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영업이익은 239억원에 그쳤다.
업계 1위인 한국타이어도 막대한 비용을 지불했다. 지난해 운반비는 9569억원으로 2019년 3681억원에 비해 159% 늘었다. 매출액 8조4000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8.7% 정도로 나머지 기업과 차이가 크다.
실제로 넥센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며 매출액이 성장했음에도 영업이익이 기대만큼 늘지 않은 이유로 운반비를 꼽은 바 있다.
타이어 업계의 운반비가 상승한 것은 근본적으로 해상운임이 폭증한 탓이다. 글로벌 컨테이너선의 해상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020년부터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 1월에는 사상 최고점인 5109.60포인트를 찍었다.
다만 업계마다 입은 타격이 다른 이유는 보유한 해외공장이 달라서다. 한국타이어는 미국, 유럽, 중국, 동남아 등 주요 지역에 모두 공장이 있다. 반면 금호타이어는 유럽에 공장이 없고 넥센타이어는 미국 공장이 없다.
여기에 국내공장에서 생산된 물량도 대부분 해외로 수출된다. 가뜩이나 해상운임이 높은 상황에서 현지 공장이 없다면 그만큼 국내공장에서 부담할 물량도 커지는 셈이다. 적자전환한 넥센타이어의 경우 국내(17%)에 비해 해외(83%) 판매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이 같은 흐름에서 해상운임이 지난해 1월 고점 이후 꾸준히 하락하면서 업계에서는 올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통상적으로 업계에서는 월별, 분기별 시점을 나눠 해운사와 운임을 계약한다. 지난주 SCFI는 908.35포인트로 고점대비 5분의 1을 밑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기간에 한창 치솟았던 운임이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며 장기적으로 볼때 타이어 업계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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