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이겨야 첫승 온다” 40도 땡볕서 뻘뻘

김정훈 기자

입력 2023-03-31 03:00 수정 2023-03-31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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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왕 이예원 우승 의지 활활

지난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신인왕을 차지한 이예원은 최근 온라인 투표로 뽑은 이번 시즌 12명의 투어 홍보모델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이예원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홍보모델로 뽑혀 놀랐다. 아직 인기를 실감하지 못하지만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KLPGA투어 제공

“신인 같지 않다.”

지난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데뷔한 이예원(20)을 두고 당시 골프계는 이렇게 평가했다. 지난 시즌 이예원은 신인답지 않은 꾸준한 경기력을 보였다. 시즌 29개 대회에 참가해 준우승을 세 차례 했다. 톱10에도 13차례 들었다. 톱10 피니시율(톱10으로 대회를 마친 지표)은 45%로 투어 선수 중 4위였다. 약 8억5000만 원의 상금을 받아 상금 랭킹 3위에 올랐다. 투어에서 신인 선수가 받은 역대 최고 상금이다. 대상포인트 순위는 4위였다. 루키 중 대상포인트 톱10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이예원이 유일했다. 지난 시즌 우승 트로피는 들어올리지 못했지만 신인왕은 그의 차지였다.

21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예원은 “지난 시즌엔 신인왕이 목표였다. 신인상 포인트 랭킹에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계속 눈길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신인상을 타서 기분이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이예원은 지난 시즌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비결로 드라이버를 꼽았다. 이예원은 “대회에서 꾸준하게 잘하려면 드라이버를 똑바로 쳐야 한다. 그래야 원하는 스코어가 나온다. 드라이버를 좀더 집중해서 쳤더니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지난 시즌 이예원의 드라이빙 지수(드라이브 거리 순위+페어웨이 안착률 순위)는 투어 선수 중 1위였다. 공을 멀리 보내면서 정확성도 높았다는 의미다.

이예원에게 지난 시즌 아쉬운 점은 우승하지 못한 것이다. 이예원은 “아직 내 실력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며 “상위권에 있을 때 반드시 넣어야 하는 결정적인 퍼팅을 놓치면서 흐름을 타지 못해 우승을 하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이예원은 올해 호주에서 진행한 56일간의 전지훈련 때 퍼팅과 어프로치를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이예원은 “지난 시즌 5∼7m 거리 퍼팅 성공률이 낮아 이를 보완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KLPGA투어 선수들은 겨울 전지훈련지로 대개 동남아시아나 미국을 택한다. 이예원이 호주를 선택한 것은 자신의 약점인 더위를 극복하기 위해서였다. 이예원은 지난 시즌 세 차례 컷 탈락을 했는데 모두 한여름인 7, 8월에 열린 대회였다. 이예원은 “더운 날씨엔 쉽게 지쳐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퍼팅이 무너졌다”며 “호주는 한국과 계절이 정반대다. 1, 2월엔 한낮 기온이 섭씨 40도까지 오르는데 이때 라운딩을 하면서 더위에 적응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투어 2년 차가 된 이예원의 올해 목표는 4월 27일부터 열리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KLPGA 챔피언십 우승이다. 이예원은 “상반기에 꼭 1승을 신고하고 싶다. 여기에 내 메인스폰서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9월 7∼10일)에서도 우승을 추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예원은 지난 시즌 신인왕에 이어 이번 시즌엔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대상을 욕심내고 있다. 이예원은 “우승도 좋지만 꿈은 더 크게 꾸고 싶다. 내가 꾸준하게 잘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대상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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