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행동주의펀드 2곳과 맞붙어 완승… 이사회 주총 안건 모두 가결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23-03-28 16:40 수정 2023-03-2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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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결권자문사 ISS 지지 받은 행동주의펀드 압도
막판 국민연금 KT&G 힘 실어줘
지속가능한 미래 비전·주주가치 제고안 주효
백복인 사장 “글로벌 톱티어 기업 도약 박차”


KT&G는 28일 대전광역시 소재 인재개발원에서 제36기 정기 주주총회(주총)를 개최했다. 이번 주총은 행동주의펀드 2곳이 현 KT&G 경영진 체제에 반발하면서 이례적으로 3개 세력이 표결로 맞붙는 상황이 연출됐다. 업계에서도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KT&G 주총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 같았지만 표결은 의외로 싱겁게 끝났다. KT&G 이사회가 제안한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주총에서는 제36기 재무제표 승인, 이익배당 및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자기주식 소각, 자기주식 취득, 사외이사 현원 증원 여부 결정,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의안이 상정됐다.

여기서 안다자산운용(안다)과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 등 행동주의펀드 2곳은 배당금과 정관 일부 변경, 자기주식 소각 및 취득, 사외이사 증원 및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등에 관한 주주제안을 하면서 KT&G 현 경영진을 압박했다. 특히 주총에 앞서 글로벌 의결권자문사 ISS가 행동주의펀드 측 안건에 찬성표를 던지면서 KT&G가 열세에 몰리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다. 하지만 막판에 KT&G 대주주인 국민연금이 현 경영진에 힘을 실어주면서 전반적인 분위기가 돌아섰고 이러한 추세가 주총까지 이어져 KT&G가 완승을 거뒀다는 분석이다. 또한 6년 동안 KT&G를 이끈 백복인 사장과 현 경영진이 제시한 방향성과 비전도 표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세부적으로 현금배당은 이사회가 제안한 주당 5000원 안건이 가결됐다. 안다와 FCP가 제안한 배당안은 부결됐다. 주주제안으로 상정된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중 평가보상위원회 관련 규정 개정 및 신설 안건과 자기주식 소각 결정 권한 추가 안건 역시 모두 부결됐고 이사회도 찬성했던 분기배당 신설의 건은 가결됐다. 정관 개정이 부결되면서 자기주식 소각 안건은 자동 폐기됐고 자기주식 취득 관련 주주제안도 부결됐다.

사외이사 규모도 이사회 제안인 현원(6명) 유지로 결정됐다. 이에 앞서 사외이사를 6명에서 8명으로 증원하자는 안건이 상정됐다. 사외이사 선임의 건과 관련해서는 법령 및 정관에 따라 집중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이사회가 추천한 김명철 전 신한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와 고윤성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등이 재선임됐다. 해당 사외이사 2명은 감사위원회 위원으로도 선임됐다.

KT&G는 기업 성과를 공유하는 주주, 사업의 근간이자 경쟁력인 구성원,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 성장 과정을 함께하는 파트너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전반의 가치 극대화를 위한 기업가치 제고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백복인 KT&G 사장은 “미래 성장 투자를 통한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 전략을 믿고 지지해준 주주들의 판단을 준중한다”며 “앞으로도 KT&G 경영진과 이사회는 주주를 비롯해 고객과 임직원, 파트너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을 강화하고 주주가치 및 기업가치 제고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 관점의 성장 투자와 기술 혁신, 공격적인 해외시장 확대 등을 통해 글로벌 톱티어(Top-tier)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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