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서 ‘엔블로’ 존재감 확인…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목표

황해선 기자

입력 2023-03-29 03:00 수정 2023-03-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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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 의약] 대웅제약


대웅제약의 국산 36호 신약 ‘엔블로정(이나보글리플로진)’이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의 신흥 시장으로 급부상 중인 중남미 지역에서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남미 주요 3개국인 멕시코, 브라질, 칠레에서는 인구 고령화와 만성 질환 발병률이 증가해 관련 의약품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2021년 중남미 의약품 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3% 증가해 기타 대륙 대비 가장 큰 성장세를 보였다. 이에 거대 헬스케어 시장으로서 중남미 지역을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다.

대웅제약 역시 이런 흐름에 발맞춰 중남미 헬스케어 시장을 선점해 브라질, 칠레 등 주요 국가에서 가시화된 성과를 입증했다. 앞서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는 중남미 최대 시장인 브라질에서 지난해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하며 업계의 주목을 끌었으며 국산 34호 신약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펙수프라잔)’는 연초 에콰도르와 칠레에서 품목 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당뇨 치료제 ‘엔블로정’ 글로벌 영역 확대
대웅제약은 지금까지의 중남미 시장 진출 노하우를 바탕으로 2월 SGLT2 저해제 계열의 엔블로정에 대해 브라질과 멕시코 지역에 1082억 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브라질과 멕시코의 당뇨 시장 규모는 2조 원으로 전체 중남미 당뇨병 시장의 약 70%를 차지해 당뇨병 치료에 대한 수요가 상당히 높다. 대웅제약은 중남미 당뇨병 환자들에게 빠르게 치료제를 제공하기 위해 올해까지 현지 허가 절차를 거쳐 2024년 하반기 엔블로정을 발매한다는 계획이다.

중남미에 이어 대웅제약은 당뇨 시장 규모 1조7000억 원의 아세안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산 최고 당뇨 신약으로 키우겠다는 강한 의지가 반영된 셈이다. 이에 대웅제약은 이달 21일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태국에 품목허가신청서(NDA)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에서 2022년 2월 3상 시험 임상 승인을 획득해 환자 등록 중에 있으며 올해 환자 등록을 완료해 2024년 품목 허가 신청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처럼 대웅제약은 엔블로의 글로벌 영역을 빠르게 넓힐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올해 아세안 3개국에 이어 주요 10개국에 허가를 신청하고 2025년까지 누적 15개국 허가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SGLT2 저해제와 차별화 존재감 뚜렷
엔블로정은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SGLT2 저해제 계열 당뇨병 치료 신약으로 올해 상반기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2013년 당뇨병 치료제로 처음 등장한 SGLT2 저해제는 다양한 임상 연구를 통해 심혈관 질환에 대한 예방 효과 및 신장 보호 효과가 확인되면서 당뇨병과 동반된 합병증 치료 전략에서 역할과 비중이 빠르게 증가해왔다. 특히 엔블로정은 국내 제약사가 최초로 개발한 SGLT2 저해제로 1상부터 3상까지 한국인 대상 임상 결과를 확보했고 기존 SGLT2 저해제와 차별화되는 특장점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갈 예정이다. 엔블로의 상용량은 0.3㎎로 기존 SGLT2 저해제와 비교해 30분의 1 수준이다. 적은 용량으로도 기존 약물과 비교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더 높은 약효(소변포도당 배출량)를 나타냈으며 당화혈색소(HbA1c) 감소폭도 약 1%p로 기존 SGLT2 저해제가 평균적으로 0.6∼0.8%p 감소하는 것과 비교해 우수한 혈당 강하 효과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체중 감소·혈압 감소·지질 프로파일 개선·인슐린 저항성 개선 효과를 보였으며 동일 계열 물질들과 비교해 감염과 관련된 부작용이 유사하거나 낮게 관찰됐다. 당뇨병 환자 특성상 다양한 약제를 복용하는데 엔블로는 축소제형 기술인 MIREDAT® 기술이 적용돼 0.3㎎ 정도의 미량을 국내 최소 크기로 담아 환자들의 복용 편의성을 높였다.

이런 특장점을 바탕으로 엔블로는 제24회 대한민국신약개발상(KNDA) 신약개발 부문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글로벌 빅파마들의 독점적 영역이었던 SGLT2 저해제 계열 치료제 시장에 엔블로가 등장하며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황해선 기자 hhs255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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