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시대 앞당길 암모니아 기술 확보… 고려아연, 美 아모지에 390억 투자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23-03-23 17:45 수정 2023-03-2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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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카드라이브 ‘그린수소 사업’ 일환
호주 액화 암모니아 들여와 그린암모니아·수소 판매
아모지, 암모니아 분해 기술 보유 업체
올해 말 암모니아 동력 예인선 시험 운행
‘기술 장벽’ 액화 수소→액화 암모니아로 운송


고려아연은 미국 암모니아 크래킹(분해) 전문기술 업체(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시스템 전문기업) ‘아모지(Amogy)’에 약 390억 원(3000만 달러)을 투자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투자를 통해 호주에서 직접 생산해 국내로 들여올 예정인 그린암모니아를 수소로 변환할 수 있는 핵심기술을 가진 아모지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것이다.

고려아연의 경우 지난해 ‘트로이카드라이브’ 신성장동력 발표 이후 눈에 띄는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사업영역 확장을 추진 중이다. 이번 투자는 트로이카드라이브 한 축인 신재생에너지 및 그린수소 사업 영역에 대한 행보다. 수소 밸류체인 중 ‘대륙간 운송’ 분야에 반드시 필요한 기술을 갖췄다는데 의미가 있다. 호주 자회사 아크에너지와 함께 그린암모니아 공급망 완성을 목표로 추진된 프로젝트다. 투자에 따라 고려아연과 아모지는 투자의향서(LOI)를 통해 향후 10년간 호주 내에서 그린암모니아 공급 관련 협력 강화를 위한 공동 사업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고려아여은 이미 호주 자회사를 통해 125메가와트(MW) 규모 태양광 설비를 확보했다. 맥킨타이어 풍력발전소 설비를 오는 2025년부터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호주 내 재생에너지 인프라 투자를 바탕으로 2030년 이전까지 그린수소 및 암모니아 대량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호주에서 생산된 액화 암모니아를 해상운송을 통해 국내에 공급하고 향후 한국 내 그린암모니아·수소 주요 판매자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최근 수소사업에 대한 글로벌 투자와 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수소는 기체 상태로 압축해 운송하면 낮은 에너지밀도로 인해 경제성이 떨어진다. 이로 인해 대륙간 수소 운송을 위해서는 액화 과정이 필수다. 다만 액화 수소의 경우 극저온(영하 253℃ 이하)을 유지해야 하는 기술 및 비용 장벽이 존재하기 때문에 현실적이지 않다.
이로 인해 수소를 암모니아로 변환한 후 액화 암모니아 형태로 운송하는 방식이 액화 수소 해상운송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암모니아 기체 분자는 수소 분자보다 단위 부피당 수소 저장용량이 1.7배가량 커서 에너지밀도가 높다고 한다. 또한 액체 상태로 보관 시 영하 33℃ 이하 조건만 유지하면 되기 때문에 액화 수소와 달리 장기간 저장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 암모니아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유통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암모니아 크래킹 기술이 상용화되면 액화 암모니아 저장 및 운송을 통해 수소 기반 청정에너지 활용 시대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모지는 작년 5월 100kW급 암모니아 연료 기반 트랙터에 이어 지난 1월에는 300kW급 대형트럭까지도 암모니아 기반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구동하면서 암모니아 분해 기술력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여기에 해상운송을 포함한 모든 운송 분야에 암모니아를 동력으로 변환시켜 사용할 수 있도록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할 예정이다. 올해 말 암모니아를 연료로 하는 배기가스 없는 예인선을 세계 최초로 시험 운행할 계획이다. 아모지의 기술은 액화 암모니아를 친환경 연료로 직접 사용하는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양산업을 포함한 전체 운송 산업에 혁명을 일으킬 기술이라는 평가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이번 투자를 통해 호주에서 생산된 그린암모니아를 국내에서 활용할 수 있는 핵심기술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고려아연의 수소 밸류체인을 조금 더 빠르게 완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성훈 아모지 대표는 “이번 고려아연 투자를 통해 암모니아 해상운송 및 암모니아 연료발전 상용화를 앞당기는데 매우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내년 첫 상용제품을 시장에 출시하기 위해 개발 및 설비 투자를 지속하고 고려아연 트로이카드라이브 실현을 앞당기는 핵심 파트너로 동반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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