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초반 신부, 2년째 20대 초반 신부보다 많아… 만혼 심화

세종=조응형 기자

입력 2023-03-21 03:00 수정 2023-03-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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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혼인건수 1만949 vs 1만113
20대 인구 줄고 결혼 점점 늦어져
초혼 5쌍중 1쌍은 여성이 연상



만혼(晩婚) 경향이 심화하면서 40대 초반 신부가 20대 초반 신부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인구가 줄어든 데다 이들 중 결혼을 희망하는 비율도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2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40∼44세 여성의 혼인 건수는 1만949건으로 20∼24세(1만113건)보다 많았다. 2021년 40대 초반 여성의 혼인이 1만412건으로 199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 20대 초반(9985건)을 넘어선 데 이어 2년 연속 이 같은 경향이 이어진 것이다.

40대 초반 여성의 혼인 건수는 1992년 4189건에서 지난해 1만949건으로 30년 만에 2.6배로 늘었다. 이 중 초혼 건수는 5.7배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20대 초반 여성의 혼인 건수는 20만101건에서 1만113건으로 20분의 1로 급감했다. 전체 혼인 건수는 41만9774건에서 19만1690건으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이는 20대 여성 인구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 통계청 주민등록 연앙인구(연초와 연말 주민등록상 인구를 평균한 값) 기준 20대 초반 여성 수는 해당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93년 228만4464명에서 지난해 144만9453명으로 36.6% 감소했다. 반면 이 기간 40대 초반 여성은 130만1116명에서 195만6066명으로 50.3% 늘었다.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가 혼인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20대 중 결혼을 희망하는 여성이 적은 것도 한몫했다. 지난해 통계청 사회조사에 따르면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20대 여성 비중은 35.1%로 10대 여성(29.1%) 다음으로 낮았다. 40대 여성은 42.3%가 결혼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신부가 신랑보다 연상인 부부의 비중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초혼 부부 중 여성이 연상인 부부는 19.4%로 1년 전에 비해 0.2%포인트 늘었다. 초혼 부부 5쌍 중 1쌍은 부인의 나이가 더 많은 셈이다. 이는 30년 전인 1992년 비율(8.5%)의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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