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강국’ 이끄는 대웅제약… 연이은 신약 개발·기술수출로 글로벌 도약 가속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23-02-21 16:47 수정 2023-02-2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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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인 R&D 투자 결실 가시화
2년 연속 신약 개발 성공
미충족 수요 큰 질환 영역 신약 성과↑
기술수출 실적으로 R&D 역량 입증
폐섬유증·자가면역질환 분야 ‘게임체인저’ 기대


국내 신약 개발의 양적·질적 성장이 가시화되고 있다. 오랜 시간 신약 개발 분야에서 낮은 평가를 받아온 국내 의약품산업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신약 개발 성과를 속속 거두면서 약점을 극복해가는 모습이다.

그동안 국내 제약기업은 장기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신약 개발보다 제네릭 의약품 등재와 판매에만 집중한 경향이 있다. 수익에 중점을 둔 탓에 과도한 시장 경쟁을 초래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와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면서 다양한 영역에서 신약이 상업화 단계에 도달했다. 2023년 2월 기준 현재 총 36개 신약이 개발됐다.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자해 빛을 본 신약은 회사 미래이자 경쟁력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국내 상장제약사들이 R&D 투자에 1000억 원 이상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는 가운데 대웅제약은 2년 연속 신약 개발에 성공하면서 두드러진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기업 체질 변화를 선언하고 신약을 앞세워 이를 실천으로 옮기고 있는 것이다. 대웅제약은 최근 2년 동안 국산 34호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와 36호 당뇨병 신약 ‘엔블로’를 연달아 개발에 성공했다.
○ ‘펙수클루·엔블로’ 연이은 신약 개발 성공… “올해 R&D 결실 본격화” 전망
펙수클루는 P-CAB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신약으로 작년 7월 국내 출시 이후 6개월여 만에 누적 처방액 118억 원을 기록하면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최근에는 에콰도르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해 국내 출시 1년 만에 글로벌 2개국 승인에 성공했다. 기세를 몰아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상반기 출시 예정인 SGLT-2 억제제계열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 역시 브라질과 멕시코에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하면서 글로벌 진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펙수클루와 엔블로는 국산 신약 기술의 집약체라는 평가를 받는다. 대웅제약은 신약 개발을 위해 꾸준히 연평균 매출의 10% 이상을 R&D에 투자해왔다. 이와 함께 개방형혁신(오픈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연구개발 파이프라인과 역량 강화에 매진했다. 대웅제약 측은 세계 곳곳에 퍼져있는 글로벌 R&D 네트워크간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활발한 연구개발을 진행한 결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그동안 쌓아온 R&D 기술력이 ‘세계 최초 혁신 신약(First-in-class)’ 기술수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대웅제약은 최근 3년 동안 1조4000억 원대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치료적 미충족 수요가 높고 치료옵션이 제한된 질환 영역에 대한 치료제 개발을 이끌고 있어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대웅제약 펙수클루 제품 이미지
○ 특발성 폐섬유증 질환·자가면역질환 분야 게임체인저 기대감↑
지난달 대웅제약은 씨에스파마슈티컬스(CS Pharmaceuticals)와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인 ‘베르시포로신(Bersiporocin, 개발명 DWN12088)’에 대한 중화권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베르시포로신 주요 적응증인 특발성 폐섬유증은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40% 미만인 희귀질환이다. 현재 시판 중인 다국적제약사 치료제는 질병 진행 자체를 완전히 멈추지 못하고 부작용으로 인한 중도 복용 포기율이 높아 여전히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질환 영역으로 꼽힌다. 베르시포로신은 세계 최초 PRS 저해 항섬유화제 신약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패스트트랙 개발 품목 및 국가신약개발사업 지원과제로 선정돼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본격적으로 다국가 임상 2상에 진입했다.

대웅제약은 기술수출 계약을 발판 삼아 오는 2030년 61억 달러(약 7조9117억 원) 규모 시장 형성이 전망되는 특발성 폐섬유증 질환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거듭난다는 복안이다. 여기에 자가면역질환 분야까지 기술수출 영역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이 개발 중인 자가면역질환 신약 후보물질 ‘DWP213388’은 여러 다국적제약사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어 기술수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자가면역질환은 루푸스, 류마티스관절염, 제1형 당뇨병 등 다양한 질병으로 나타난다. 만성피로와 불면증, 우울증, 소화장애 등이 동반돼 환자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Reasearch and Markets)에 따르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은 오는 2025년 약 1530억 달러(약 200조 원) 규모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 규모는 거대하지만 치료옵션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기존 치료제가 인체에서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B세포 또는 T세포 중 하나를 억제하는 것과 달리 대웅제약 DWP213388은 두 세포를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표적억제 기전을 가지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를 통해 안전성도 확보했다고 대웅제약 측은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신약 개발 분야에서 대웅제약이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기술수출 확대는 선도국 대비 경쟁력이 낮은 것으로 평가받아온 국내 의약품산업 경쟁력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사례로 한국형 다국적제약사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설명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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