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차, 작년 연간 판매량 벌써 넘었다

김재형 기자

입력 2022-10-31 03:00 수정 2022-10-31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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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월 전기차-하이브리드 32만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3% 더 팔려
경유 강세에 디젤차 판매량도 추월


경유, 휘발유 가격 역전 심화 30일 서울 시내 주유소에서 휘발유가 L당 1574원, 경유가 1845원에 각각 팔리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판매 가격은 전주보다 L당 2.1원 내린 1663.5원이었다. 같은 기간 경유는 17.7원 오른 1857.7원으로 집계됐다. 경유 값이 3주째 올라 휘발유와의 가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 뉴스1

국내 친환경 신차 판매량(1∼9월)이 지난해 연간 판매량을 넘어섰다. 전동화 전환이 이뤄지고 그동안 가성비 연료로 꼽히던 경유 가격이 휘발유를 넘어서는 ‘가격 역전’까지 일어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30일 자동차 업계 및 자동차 통계업체 카이즈유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의 국내 신차 등록 대수(합산)는 전년 동기 대비 32.8%가 늘어난 32만3181대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28만6647대)을 이미 뛰어넘었다. 전기차(11만9841대)와 하이브리드차(20만3340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각각 73.6%, 16.6%가 늘었다.

올해 친환경차 판매량은 경유를 원료로 쓰는 디젤차를 뛰어넘었다. 9월까지 디젤차의 누적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27.0%가 감소한 24만6674대다. 친환경차보다 7만6507대가 적고, 하이브리드차만 놓고 봐도 격차가 4만3334대로 좁혀졌다. 지난해의 경우 디젤차의 연간 판매량은 43만23대로 친환경차의 1.5배, 하이브리드차의 2.3배에 달했다.

그간 디젤차는 연료소비효율이 뛰어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구매자들이 선호해 왔다. 하지만 경유 가격이 높아진 상황에서 대체재가 될 수 있는 현대차그룹의 아이오닉5와 EV6 등 전기 SUV가 많아지면서 고객의 선호도가 바뀌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하이브리드 열풍’도 계속되고 있다. 하이브리드차 판매 비중이 70%가 넘어가는 기아 쏘렌토는 지난달까지 모델별 누적 판매량에서 5만420대로 현대차 그랜저(5만441대)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경유 가격이 휘발유를 넘어선 후 둘 간의 가격 격차가 갈수록 더 벌어지고 있어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업계에선 전망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23∼27일) 전국 주유소의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1858원으로 휘발유(1663원)보다 200원 가까이 비싸다. 이는 6월 셋째 주(12∼16일) 판매가격이 처음으로 경유가 휘발유를 뛰어넘은 이후 최대 격차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요소수 사태’에 이어 올해 가격 역전 현상까지 겹치면서 디젤차가 친환경차로 급격히 대체되는 분위기”라며 “최근 석유수출국기구플러스(OPEC+)가 감산을 결정하면서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경유차에 대한 매력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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