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 40만원으로” 여야, 모처럼 한목소리…재정 감당할 수 있나
권구용 기자 , 박훈상 기자
입력 2022-10-02 16:38 수정 2022-10-02 16:43
노후희망유니온 등 노인단체 회원들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광장에서 일하는 노인에 대한
고용안전망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65세 이상 취업자에 대한 실업급여 적용을 촉구하고 있다. 2022.10.01. 서울=뉴시스
국회에서 극한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여야가 2일 모처럼 한 목소리를 냈다. 노인의 날을 맞아 현재 만 65세 이상 중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월 30만 원 지급되는 기초연금을 월 40만 원으로 추진하겠다는 것. 2024년 총선을 앞두고 노인 유권자를 잡기 위한 포석이지만 정치권 내에서도 “재정을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의힘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지속가능한 연금개혁과 함께해 어르신들의 생활 안정을 위해 기초연금을 40만원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약자 중심의 복지정책을 통해 어르신들이 어려움에 빠지셨을 때 국가가 삶의 버팀목이 돼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도 대선 후보 당시 ‘기초연금 월 40만 원’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당선 이후 100대 국정과제에도 노인빈곤 완화를 위해 기초연금을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포함시켰다.
더불어민주당도 이날 “어르신에 대한 돌봄 국가책임제를 확대하겠다”며 “기초노령연금은 월 40만 원으로, 모든 노인으로 점차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박성준 대변인은 “대다수 어르신들의 노후는 빈곤하고, 많은 어르신들이 홀로 소외된 삶을 살고 있다”며 “어르신들께서 편안하게 생활하실 수 있도록 국회 예산심사 과정에서 삭감된 어르신 예산을 증액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기초연금을 월 40만 원으로 확대하는 기초연금법 개정안을 ‘7대 중점 민생법안’에 포함시켜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한다는 생각이다. 이재명 대표도 지난달 28일 첫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기초노령연금은 월 40만 원으로, 모든 노인으로 점차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초연금 확대와 관련해 여야 모두 내부에서는 재정부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한 번에 인상하는 것은 재정에 부담이 되고 대상을 전체로 하는 것은 더욱더 부담이 되기 때문에 국회에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했고,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도 ”노인들에게 희망고문만 되지 않게 재정이 얼마나 소요되는지 철저히 따지는 작업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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