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特需 노리던 유통업계, 당황하거나 활짝 웃거나
권기범기자 , 김범석기자
입력 2014-06-19 03:00 수정 2014-06-19 03:00
▼ “무승부가 될 줄은 몰랐는데” ▼
‘이길 경우 할인’ 특별 이벤트… 행사 강행-취소 갈팡질팡
18일 오전 7시(현지 시간 17일 오후 7시) 브라질 쿠이아바의 아레나 판타나우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러시아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이 1 대 1로 승부 없이 끝나자 많은 유통업체 관계자들이 머리를 싸맸다. ‘이길 경우 할인’ 등의 문구를 내걸었던 이벤트를 어떻게 해야 할지가 고민거리였다. 일부 업체는 “그래도 잘 싸웠다”며 행사를 그대로 진행했지만 일부 업체는 “비긴 것은 이긴 게 아니다”라며 행사 계획을 접었다.
한국 대표팀이 1승을 거둘 경우 18일 하루 동안 신선식품과 가전제품 등 250여 개 상품을 최대 50% 싸게 판매하겠다고 밝혔던 이마트는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자 내부 회의를 열었다. 이 회사 임직원들은 회의 끝에 오전 11시부터 148개 전국 점포에서 할인 행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마트 측은 “결과는 무승부지만 예상보다 대표팀이 선전했고 국민들도 반기는 분위기여서 행사를 진행하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대표팀이 예선전에서 이기면 경기가 열린 당일 뷔페 이용 가격을 20% 할인해주기로 했던 서울 63빌딩의 ‘63뷔페 파빌리온’도 18일 행사를 그대로 진행했다.
반면 ‘이기면 당일 5% 추가 할인’ 행사를 하기로 했던 ABC마트는 “어쨌든 이긴 것은 아니다”라며 경기 전날처럼 10% 할인 판매만 하기로 했다. ABC마트는 당초 우리나라 대표팀 경기 전날 물건값을 10% 할인하는 행사를 열고, 대표팀이 이길 경우 승리 당일에 5%의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 거리응원 주변 편의점 매출 평소 12배 ▼
생수 판매는 35배나 늘어
전국 곳곳에서 이뤄진 월드컵 축구 거리응원 덕에 편의점 업계가 큰 수혜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광화문광장과 강남 영동대로 등 거리응원 지역의 편의점에서 매출이 큰 폭으로 올랐다.
18일 편의점 씨유(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에 따르면 광화문광장에 있는 편의점 5곳의 매출(17일 오후 10시∼18일 오전 11시 기준)은 지난주 같은 기간보다 12배 이상 급증했다. 품목별로 보면 생수 매출이 가장 많이 늘어 판매량이 평소의 35배나 됐다. 커피(29.7배)와 맥주(24.4배), 에너지음료(15.4배) 등 음료와 주류도 평상시보다 많이 팔렸다. 씨유의 한 관계자는 “최근의 사회 분위기를 감안해 거리응원의 열기가 예전만은 못할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매출이 좋았다”고 말했다.
GS25도 18일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 광화문광장과 영동대로 주변의 9개 점포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주 같은 기간보다 김밥 샌드위치 매출은 10배로, 라면 매출은 7배로 늘었다고 밝혔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 홈쇼핑도 ‘재핑 효과’ 덕에 쏠쏠한 재미 ▼
하프타임 등 채널전환 고객 겨냥… 스포츠-가족용품 매출 최고 33%↑
아침 일찍 열린 한국과 러시아의 월드컵 본선 첫 경기 덕에 홈쇼핑 업계가 때 아닌 특수(特需)를 맞았다. 대부분 업체가 ‘골든타임’이 아닌 시간대에 평소보다 많은 매출을 올렸다.
현대홈쇼핑은 18일 오전 7∼9시에 진행한 판매 방송을 통해 모두 8억 원어치의 상품을 판매했다. 이는 해당 시간의 평상시 평균 매출(약 6억 원)보다 2억 원(33%) 많은 것이다. GS샵도 이날 오전 7시 반부터 2시간 동안 진행한 판매 방송에서 12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주 같은 시간에 비해 15%가 오른 액수다.
이런 매출 상승은 축구 중계로 평소보다 TV 시청자가 늘어난 데다 홈쇼핑 업체들이 주 시청자인 남성과 가족 단위 고객들을 겨냥해 치밀한 마케팅 전략을 짠 덕이다. 업체들은 경기 시간 동안 스포츠용품(워킹화, 레포츠 의류)과 가족용품(원액기) 등을 집중 배치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아침 경기인 탓에 출근이나 등교를 하기 전 TV를 보는 사람들이 많았고, 여기에 하프타임과 경기 중단 시 소비자들의 ‘재핑(zapping·광고를 보지 않기 위해 수시로 채널을 돌리는 행동)’이 늘면서 매출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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