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싼타페DM, 車는 좋은데 기본이 안됐다?
동아경제
입력 2012-06-23 08:46 수정 2012-06-23 09:33
“일반 소비자가 제조사를 믿지 못하고 직접 차량 완성도를 체크해야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지난달 현대자동차 신형 싼타페DM을 구입한 최은성(가명) 씨는 최근 가입한 인터넷 동호회에서 ‘새 차 완성도’에 관련된 글을 읽고 부랴부랴 자신의 차량 상태를 확인했다. 그는 다른 소유주들이 의혹을 제기한 실내와 외부 마감처리 문제를 체크하던 중 왼쪽 뒷좌석 도어와 차제의 유격 현상을 발견했다.
최 씨는 “왼쪽과 오른쪽 뒷좌석 문틈 간격이 확실하게 차이가 난다”며 “비록 사소한 부분이지만 업계 1위 현대차가 이런 것 하나 확인하지 않고 완성품이라고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최 씨처럼 일부 신형 싼타페DM 운전자들은 동호회를 중심으로 ‘차량 품질 완성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제조사의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7일 인터넷 동호회 클럽디엠(Club.DM)에는 ‘싼타페DM 결함문제 정리’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 글은 순식간에 각종 포털사이트와 블로그 및 자동차 커뮤니티에 퍼지는 등 인터넷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해당 동호회 매니저라고 밝힌 작성자는 그동안에 회원들이 문제 삼았던 차량들을 사진과 함께 나열했는데, 회원들 사이에서 문틈 유격에 대한 불만이 가장 많았다. 또한 헤드라이트 안쪽 전구 커버가 누락된 경우, 도어에 장착된 스위치를 통한 바람 유입, 후방센서 누락, 싼타페 순정 내비게이션 멈춤 현상, 몰딩 뒤틀림 등 소소한 불량이 대부분이었다.
무엇보다도 싼타페 운전자들은 이 같은 차량이 출고 직전 최종검수를 통과한 것에 대해 제조사의 검수시스템에 강한 의구심을 품고 있다. 클럽디엠 매니저는 “품질관리가 미흡해 자동차를 인수할 때 소비자들이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면서 “나중에 문제점을 발견하면 차량에 대한 믿음이 떨어지고 시간을 내서 AS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동호회원들은 “이런 불량이 나오는데 현대차 QC(품질관리) 담당은 정상출하도장을 찍었느냐”, “인수 거부된 차량들이 새 차로 둔갑돼 다시 나오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 “소비자가 차량을 직접 검수하는 편이 낫겠다”는 등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에 대해 대림대학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는 제조사 측에서 실수를 인정하고 적극적인 무상 수리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아무리 좋은 차를 만들어도 완성도에 문제가 생기면 제조사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하게 떨어진다”며 “소비자들이 불량에 대한 확실한 근거를 가지고 수리를 요구한다면 적극적으로 무상 수리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기차량의 경우 생산 업무량이 많기 때문에 검수가 소홀해 질 수 있다”며 “QC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요구된다”고 했다.
실제로 현대차 생산직 사원들은 지난해 연간 2678시간을 일해 사상 최장 근로시간을 기록했다. 이는 일반 근로자의 연간 근로시간보다 26.5%,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에 비해 53.1%이나 더 많은 수치다. 이로 인해 현대차는 지난해 정부로부터 근로조건을 개선하라는 지적을 받고, 올 4월 생산직 사원을 대규모 공개모집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신차 초기 품질문제는 극히 일부에서 발생한다고 해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차 초기품질문제는 여타 다른 차종에도 드물게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며 “각 차종별 동호회, 정비협력업체 등과 정비내용을 분석하고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받아 품질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완성차를 생산할 때 품질공정도 과정은 외관, 전장, 기능 등 비롯해 총 8개 분야에서 테스트를 거친다”며 “철저한 검사를 거친 차량을 신차로 출고한다”고 덧붙였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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