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매와 비슷한 뇌 변화 유발… 눈에도 발현
박해식 기자
입력 2025-07-25 10:25 수정 2025-07-25 10:42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코로나19(COVID-19)에 걸린 후 ‘브레인 포그(Brain fog)’라고 불리는 멍한 느낌의 기억력 저하나 집중력 장애를 경험한 사람이 많다. 이런 증상이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 질환인 알츠하이머병과 유사한 단백질 변화 때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변화는 뇌뿐 아니라 눈의 망막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미국 예일 대학교 연구자들은 브레인 포그가 단순한 감염 후유증이 아니라, 알츠하이머병과 유사한 ‘아밀로이드 베타(amyloid beta)’ 단백질이 뇌에 쌓이는 것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알츠하이머병의 특징 중 하나는 아밀로이드 베타 펩타이드(짧은 아미노산 사슬)가 뇌세포 내부와 주변에 쌓여 플라크(찌꺼기)를 형성하는 것이다. 이 단백질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와 눈에서 흔히 발견된다.
눈으로 알 수 있는 뇌 건강
망막은 뇌와 척수로 구성된 중추신경계의 일부로, 뇌보다 검사하기 쉬운 위치에 있다. 단순히 보는 것 외에 뇌와 관련된 더 많은 정보를 알아낼 수 있는 기관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이전 연구에서도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망막에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축적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 이 단백질이 코로나19 감염 후 망막에도 증가한 것이 확인됐다.
실험 방법과 발견
연구진은 사망한 코로나19 감염자의 망막 조직과 줄기세포로 만든 인공 망막(망막 오가노이드)을 사용해 실험했다. 이 과정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에 침투할 때 이용하는 단백질인 NRP1(뉴로필린-1)이 망막의 신경세포와 아교세포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노출된 망막 조직에서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증가했다.
흥미로운 점은, NRP1 억제제를 투여했을 때는 이 단백질의 축적이 현저히 줄었다는 것이다. 즉, NRP1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후 뇌 기능 저하(브레인 포그)를 일으키는 데 관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새로운 치료 목표 설정 가능성
이번 연구는 단순히 코로나 후유증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NRP1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도 보여준다. 즉, NRP1을 표적으로 삼아 코로나19를 포함해 감염 후 겪게 되는 신경계 합병증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것이다.
또한 연구팀은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단순히 뇌에 해를 주는 물질이 아니라, 바이러스나 세균을 막으려는 ‘뇌의 면역 반응’일 수 있다는 기존 가설이 맞을 수 있다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 병원균 침투에 대한 면역 반응?
일부 연구자들은 아밀로이드 베타가 항균 펩타이드(antimicrobial peptides)와 구조적으로 비슷하다는 점에 주목해, 이 단백질이 세균, 바이러스, 기생충, 곰팡이 감염으로부터 뇌를 보호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혈액뇌 장벽(blood-brain barrier·색소, 약물, 독물 등 이물질이 뇌 조직으로 들어오는 것을 방해하여 뇌를 보호하는 관문)이 약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아밀로이드 베타가 쌓이는 현상은 병원체(감염 물질)가 뇌에 침투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연구의 결론
연구를 이끈 브라이언 해플러(Brian Hafler) 예일대 안과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신경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단백질을 통해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을 유도한다는 점을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치매와 같은 뇌 질환의 위험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현재 코로나19가 알츠하이머 위험을 장기적으로 높이는지 확인하기 위한 임상 연구를 진행 중이며, NRP1 억제제를 활용한 새로운 예방 치료법 개발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실렸다.
(사이언스 알럿, 테크놀로지 네트웍스 참조)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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