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감량 주사, 비만 관련 13가지 암 위험 50% 가까이 줄여”
박해식 기자
입력 2025-05-13 09:08 수정 2025-05-13 09:32
동아 DB.체중 감량 주사가 비만 수술에 견줘 비만 관련 암 예방 효과가 41%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암 전문가들은 ‘획기적’인 연구 결과라며 “예방 암 의학의 완전히 새로운 시대를 열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만은 총 13가지 암과 관련이 있다. 체중 감량은 이러한 위험을 줄이는데, 과학자들은 체중 감량 주사가 몸무게를 감소시키는 것 이상으로 더 큰 보호 효과가 있다고 계산했다.
이스라엘 연구자들은 암 병력이 없는 비만(BMI 35㎏/㎡ 이상)또는 제2형 당뇨병 환자 중 최소 6개월 이상 1세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GLP-1RA) 치료를 받거나 비만 수술을 받은 6356명(평균 연령 52세, 평균 BMI 41.5㎏/㎡)의 비만 관련 암 발생 위험을 평균 7.5년(최장 12.9년)간 비교했다.
GLP-1RA는 체내에서 혈당과 식욕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호르몬인 GLP-1을 모방해 혈당 수치를 낮추고 포만감을 더 오랫동안 느끼게 해주는 물질이다. 애초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으나 비만 치료제로 용도가 확대됐다.
1세대 GLP-1RA에는 리라글루티드(당뇨 치료제 빅토자, 비만 치료제 삭센다)와 엑세나티드(당뇨 치료제 바이에타), 2세대 GLP-1RA에는 세마글루티드(당뇨치료제 오젬픽,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있고, 티르제파티드(당뇨 치료제 마운자로,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는 차세대 약물로 분류된다.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린 2025 유럽비만학회(ECO 2025)에서 발표하고 국제 학술지 랜싯(The Lancet)의 e클리니컬메디신(eClinicalMedicine)에 게재된 이번 연구에 따르면 비만 수술 환자의 체중 감량 효과는 비만 치료제 투여 환자보다 약 두 배 정도 높았다. 하지만 암 위험 감소 효과는 거의 동일했다.
추적 기간에 298명이 비만 관련 암 진단을 받았다. 폐경 후 유방암 발병이 77명(26%), 대장암 49명(16%), 자궁암 45명(15%) 등이었다. 비만 수술 그룹에서는 3178명 중 150명(1000 인년(Person-Year)당 5.76건), GLP-1RA 치료 그룹에서는 6178명 중 148명(1000 인년당 5.64건)이 비만 관련 암에 걸렸다.
추적 기간 참가자들의 최대 BMI 변화율을 반영해 치료 후 체중 감량으로 인해 줄어드는 암 위험 감소를 넘어서는 암 예방 효과를 비교한 결과 GLP-1RA는 체중 감량 외에도 비만 관련 암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물 요법의 상대적 위험 감소 효과는 비만 수술보다 41% 큰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비만 수술이 암 위험을 30~42% 감소시킨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술에 따른 여러 가지 문제를 감안하면 약물이 비만 관련 암 예방에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논문의 공동 주 저자인 이스라엘 페타티크바 소재 라빈 메디컬 센터 하샤론 병원의 드로르 디커 박사(텔이바브 대학교 교수)는 “비만 관련 암에 대한 GLP-1 수용체 길항제(생체 내에서 특정 수용체와 결합하여 해당 수용체가 활성화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물질)의 보호 효과는 염증 감소를 포함한 여러 메커니즘에서 비롯될 가능성이 높다”며 새로운 비만 치료제가 훨씬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체중 감량 효과가 더 높은 차세대 고효능 GLP-1 수용체 작용제는 비만 관련 암 위험 감소에 더욱 큰 이점을 제공할 수 있지만, 이러한 약물이 비만과 관련되지 않은 암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지 확인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디커 박사는 덧붙였다.
가디언에 따르면,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게재되고 이번 학회에서 발표한 다른 연구에서 비만 치료제를 직접 비교한 결과 마운자로 투여 환자의 체중 감량률이 위고비 사용 환자보다 47%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운자로 투여 환자는 임상 종료 시 체중이 평균 20.2% 감소한 반면, 위고비 투여 환자는 13.7% 감소했다. 마운자로 투여군은 평균 22.8㎏의 체중이 감소했고, 세마글루티드 투여군은 평균 15.0㎏ 체중이 줄었다.
세계적인 암 연구 전문가인 영국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퀸즈 대학교의 마크 로울러 교수는 “우리는 이미 비만 수술이 비만 관련 암 위험을 3분의 1 정도 줄인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새로운 연구의 데이터는 표적 GLP-1이 그 위험을 거의 50%까지 줄일 수 있음을 시사하며, 이는 비만 관련 암 예방에 획기적인 접근법이 될 것”이라고 가디언에 말했다.
해당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로울러 교수는 “GLP-1의 작용 기전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이번 데이터는 GLP-1 주사가 유방암, 대장암과 같은 흔한 암과 췌장암, 난소암과 같은 치료가 어려운 암을 포함한 일반 인구의 여러 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흥미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 연구는 예방 암 의학의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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