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00일…전 세계 백신·치료제 몰두 ‘결과는 언제쯤’

뉴시스

입력 2020-04-28 10:48 수정 2020-04-28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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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표’는 산업의 신뢰 무너뜨려
정부 주도 컨트롤타워 구축 절실
전 세계서 한국산 진단키트 각광



28일은 국내에서 지난 1월20일 코로나19 첫 확진 환자가 발생한 지 100일이 되는 날이다.

코로나19 발발 후 전 세계 제약바이오 업계가 치료제와 예방백신 개발에 뛰어 들었다. 공인받은 치료제와 백신이 없기 때문이다.

기업뿐 아니라 전 세계의 정부도 개발 의지를 공공연하게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백신·치료제 개발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라고 강조하면서 개발에 21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코로나19 관련 진행 중인 임상시험은 수백 개에 이른다. 하지만 이 중 연구 단계가 앞서 있는 의약품들은 손에 꼽힐 정도로 적다. 성공 가능성을 가늠할만한 데이터가 나온 신약도 아직 없다.

치료제 연구로 앞서 있던 클로로퀸(말라리아 치료제), 칼레트라(HIV 치료제)는 부작용이나 효과 부족 논란에 휩싸였다.

가장 주목받는 렘데시비르 역시 효과 논란이 일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공개했다가 삭제한 임상시험 보고서 초안에 따르면, 위약 대비 증상 개선에 실패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개발사인 길리어드는 검증되지 않은 내용이라고 반박한 상황이다. 정확한 결과는 대조약과 통계적 유의성을 정확히 비교·분석한 데이터 결과가 다음달께 나와야 알 수 있다.

국내에선 항체 및 혈장을 활용한 치료제들이 주로 개발 중이다.

백신의 경우 연구 단계가 더 낮다. 가장 빠른 미국 모더나 테라퓨틱스와 미국 NIH 산하 국립 알레르기감염증연구소(NIAID)가 45명을 대상으로 공동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빠르면 7월 중 결과 도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중국 제약사 칸시노바이오로직스와 베이징 생명공학연구소는 1상, 2상 임상시험을 공동으로 진행 중이다. 미국 제약사 이노비오도 중국 어드백신생명공학과 제휴해 6일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국내에선 SK바이오사이언스, GC녹십자, 제넥신, 신라젠 등이 개발에 나섰다.

◇‘공수표’가 신뢰 무너뜨려… 정부 주도 컨트롤타워 구축 절실

아직 희망을 가질만한 실체는 나오지 않았다. 코로나는 돌연변이가 많은 RNA 바이러스 인데다 특히 백신 임상시험은 환자가 아닌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운영과 기준이 더 엄격하다.

그럼에도 기업들이 쉽게 공수표를 날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시영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국가 바이오헬스산업 혁신전략 추진위원장)는 최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정책보고서에서 “지금까지 RNA 바이러스 치료제는 전 세계에 거의 없고, 사스, 메르스에 대한 백신, 치료제도 없는 상황에서 개발 성공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더욱이 급성 전염병 신약은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확산이 멈추면 수익을 내기 어렵고 변종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범용 약제 개발도 어렵다”며 “기업들이 이때다 싶어 공수표를 일찍 날리는 것은 산업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벤처의 중요성을 인지한 정부 지원과 융합 정책이 절실한 시점이라는 건의도 나온다.

독감 치료제 타미플루와 렘데시비르의 개발사 길리어드 역시 지난 1987년엔 작은 벤처에 불과했다.

송 교수는 “혁신신약 개발에서 벤처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벤처의 성장을 저해하는 여건은 과감히 개선해야 한다”며 “정부가 의·산·학·연 네트워크 생태계를 조성하는 동시에 산업 지휘체계를 하나로 모으는 ‘컨트롤타워’를 구축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우리의 바이오헬스 국가 연구-산업화 지휘체계는 분산돼 있다. 전 세계와 경쟁하기 위한 고급 정보도, 관리 인력과 예산도 산재돼 있다”며 “그 어떤 분야보다 융합이 필요한 보건의료 분야에서 국가의 단일 컨트롤타워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경호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바이오팀 PL은 감염병에 대비해, 정부 주도의 펀드 조성을 제안했다. 그는 “펀드를 만들어 백신을 공동 개발하고, 개발 성공 후에는 가치를 보전하는 한편, 백신을 비축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전 세계서 한국산 진단키트 각광

치료제와 백신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발이 쉬운 진단키트 분야는 한국 정부와 업계의 빠른 대응으로 세계 어느 곳보다 러브콜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높은 장벽을 넘어 잇달아 시판 승인을 받고 있다.

오상헬스케어, 씨젠,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최근 연이어 FDA에서 코로나19 진단키트 긴급사용승인(EUA)을 획득했다. 모두 코로나19의 특정 유전자 염기서열을 증폭해 진단하는 RT-PCR 검사법이다.

승인에 따라 국산 코로나 키트 3개 제품은 미국 전역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의 진단키트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정확도와 품질, 한국 정부 방역의 우수함이 알려지면서 부터다.

오상헬스케어는 현재 세계 30여개국으로부터 수주한 코로나19 진단키트 물량이 누적 1000만개를 넘었다. 씨젠과 에스디바이오센서도 각 60여개국에 수출 중이다.

3개 회사 외에도 솔젠트, 랩지노믹스, 웰스바이오, 코젠바이오텍 등이 FDA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했다. 이들 역시 이미 전 세계 국가에 수출 중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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