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세계국채지수 편입 늦어진다…올해 11월→내년 4월로

세종=정순구 기자

입력 2025-04-09 10:07 수정 2025-04-09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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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FTSE 러셀의 한국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결정을 발표하고 있다. 2024.10.09. [서울=뉴시스]
올해 11월로 예정된 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내년 4월로 연기됐다. 정부는 일본 측의 투자 환경 개선 요구를 반영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유례가 없던 일이라는 점에서 최근 한국의 정치 불안 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반영된 결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글로벌 지수 제공업체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한국의 WGBI 편입 시점을 내년 4월로 5개월 늦췄다. 편입은 늦어졌지만 편입 완료 시점은 내년 11월로 유지된다. 당초 올해 11월 WGBI에 편입돼 1년간 분기별로 편입 비중이 확대될 예정이었으나 내년 4월 편입된 후 분기가 아닌 매달 편입 비중을 높여 내년 11월 편입을 마칠 전망이다.

편입이 연기되면서 선진국 자금 유입, 자금 조달비용 절감, 달러화 유입에 따른 고환율 기조 완화 등 관련 기대효과도 미뤄졌다. 정부는 WGBI 편입으로 최소 560억 달러(약 75조 원)의 자금이 우리 국채 시장에 유입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기재부는 이번 편입 시점 변경이 채권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일본 투자자들의 투자 환경 개선 요구를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김재환 기재부 국제금융국장은 “편입 개시 시점은 투자자 의견을 반영해서 결정한다”라며 “일본은 국채를 주문하려면 우리와 달리 여러 단계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테스트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의견을 일본 투자자들이 제시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금껏 WGBI 편입이 결정된 뒤 편입 시점이 연기된 사례가 전무했다는 점에서 한국의 대내외 불확실성이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미국발(發) 관세전쟁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높은 수출 의존도와 대통령 탄핵과 같은 정치 혼란 등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웠고, 결국 편입 연기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다만, 정부는 이런 해석을 반박했다. 김 국장은 “정치적 불확실성이나 국채 시장 자체의 문제였다면 편입 시기 조정이 아닌 편입 완료 시점 연기 등 다른 옵션을 택했을 것”이라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편입 시점 연기에 미쳤을 가능성은 0%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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