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 못 받은 세입자 임차권등기 신청 건수 역대 최대

김호경 기자

입력 2025-01-07 11:13 수정 2025-01-0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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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전세사기 피해 여전

뉴스1
집주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가 지난해 법원에 임차권 등기명령을 신청한 건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방 임차권 등기명령 신청 건수가 전년의 1.6배 수준으로 급증한 반면 수도권 신청 건수는 10% 감소했다. 전세사기 피해가 진정 국면에 접어든 수도권과 달리 지방에선 여전히 전세사기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7일 법원의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집합건물 임차권 등기명령 신청건수는 4만7343건으로, 2023년(4만5445건)보다 4.2% 늘었다. 법원이 임차권 등기명령 신청 통계를 집계한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임차권 등기는 계약이 종료됐는데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가 보증금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등기부등본에 기록하는 것을 뜻한다. 보증금을 받지 않았는데 이사를 나가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권리를 잃게 되는데, 임차권 등기를 하면 이사를 하더라도 이런 권리를 유지할 수 있다.

임차권 등기명령 신청 건수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전세사기 피해가 늘었다는 뜻이다. 전세사기 피해를 당한 세입자는 이사를 나갈 때 법원 명령을 받아 임차권 등기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지방의 임차권 등기명령 신청 건수가 크게 늘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임차권 등기명령 신청 건수는 2023년 8806건에서 지난해 1만4374건으로 63.2% 늘었다. 같은 기간 경북의 신청 건수는 394건에서 979건으로 2.5배로 늘었다.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이어 전북(2.2배) 광주(1.9배), 부산(1.8배) 도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지난해 수도권 신청 건수는 3만2979건으로, 전년(3만6639건)보다 10% 줄었다. 경기 신청 건수는 전년보다 6% 늘었지만 서울과 인천은 각각 전년 대비 23.5%, 8.8% 감소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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