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압세차’ 피해 속출…국산·수입車 예외 없어

동아경제

입력 2015-02-12 16:50 수정 2015-02-12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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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올 뉴 카니발’ 차주는 고압 세차를 하다가 일부 도장이 떨어져 나갔다고 주장했다. 사진출처=보배드림

자동차 고압 세차 시 도장이 벗겨지거나 깨지는 등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차주들이 무심코 고압 세차를 했다가 낭패를 보고 있는데, 이는 국산차나 수입차, 또는 연식에 상관없이 발생하고 있다.

기아자동차 ‘올 뉴 카니발’ 차주 박성규 씨(39·가명)는 지난달 13일 고압 세차 직후 문짝 내 도장이 1cm가량 깨진 것을 확인하고, 자동차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이와 관련된 내용을 공유했다. 박 씨는 “공식 정비사업소 점검결과 도장이 떨어질 만한 차량 결함은 없었다”며 “제작사에서는 고압 세차를 원인으로 지목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차량을 인도 받은 지 한 달 만에 문제가 됐다”며 “앞으로는 세차도 마음대로 못하는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2014년형 폴크스바겐 ‘골프 TDI’ 소유주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그는 “고압 세차 도중 도장 위에 덧칠된 클리어 층이 벗겨졌다”며 “이렇게 어설프게 마감처리를 한 차량이 어떻게 수입됐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호소했다.
폴크스바겐 골프 7세대 차주가 고압 세차로 도장이 벗겨지는 피해를 입없다고 해당 카페에 글을 올렸다. 사진출처=클럽g7

고압 세차는 솔을 이용하는 일반 자동세차와 달리 강력한 물줄기로 이물질을 없애기 때문에 흠집에 민감한 차주들이 즐겨 이용한다. 하지만 고압 세차기를 차량 표면에 가까이 대고 사용할 경우 도장이 충격을 견디지 못해 오히려 손상을 입는 경우도 상당했다. 실제로 각종 포털사이트에 ‘고압 세차 도장 피해’를 검색해보면 관련 사례를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자동차 제작사들은 차량 구입 시 함께 전달되는 안내 책자에 고압 세차로 인한 도장 손상 주의사항을 설명하지 않고 있다.

동아닷컴 취재진이 입수한 대부분의 국산차 매뉴얼의 세차 관리 카테고리를 보면 ▲찬 물로 차체에 묻은 먼지를 씻는다 ▲세제를 부드러운 브러시나 스폰지를 이용해 차량 윗부분에서 아래쪽으로 닦는다 ▲도장면이 손상되지 않도록 씻어낸다 ▲부드러운 천으로 물기를 제거한다 ▲도장면이 손상된 부분은 부식의 원인이 되므로 보수용 페인트를 칠한다 ▲고압 세차로 도어 실링부 및 위쪽 유리부를 통해 물이 실내로 유입되면 전자기기 정상작동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등 이외에 특별한 내용이 없다.

이에 반해 일부 수입차는 고압 세차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노즐 압력이나 스프레이 거리에 특히 유의하라 ▲고무 호스/씰과 같은 부드러운 부위에 스프레이 노즐을 너무 가까이 하지마라 ▲물줄기가 하나로 나오거나 회전 분사되는 고압 노즐은 사용하지 말라는 등 국산업체에 비해서는 상세히 안내했다.

그나마 보증기간 내에는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지만 이후에는 더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보통 업체들은 도장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것만 확인되면 자체 무상보증기간에 맞게 수리를 해주고 있다. 하지만 무상수리기간이 지났거나 도장이 세차 전 외부충격으로 이미 손상됐을 때에는 차주 스스로 해결해야한다.

한국자동차품질연합 김종훈 대표는 “고압 세차 진행 시 기기를 차량에 너무 가까이 대면 도장이 파손될 수 있다”며 “반드시 일정 거리를 유지해 이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수입업체와 달리 국산업체들의 자동차 취급설명서에는 고압 세차에 대한 주의사항 설명이 부족하다”며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고압 세차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압 세차 관련 내용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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