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압수수색, 2013년이후 4807건”

서동일기자

입력 2014-10-09 03:00 수정 2014-10-09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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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열 없다던 다음카카오 공식사과… 대화내용 138차례 수사기관 제공
‘프라이버시 모드’ 2014년내 도입하기로


‘사이버 검열’ 논란을 겪고 있는 다음카카오가 8일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을 수사기관에 제공한 사실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다음카카오는 이날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총 147차례 감청영장을 받았으며 이 중 138차례에 걸쳐 대화 내용 등의 개인정보를 수사기관에 제공했다고 밝혔다. 대화 내용 저장기간 만료 등 기술적으로 영장을 집행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어 처리율은 94%다. 카카오톡은 또 같은 기간 대화 내용을 포함해 로그 기록, 인터넷주소(IP) 및 닉네임 등과 같은 개인정보에 대한 수사기관의 압수수색도 총 4807차례 받았다.

그동안 다음카카오는 “실시간 검열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으며 영장 요청이 있어도 기술상 불가능하다”고 해명해왔다.

이에 대해 다음카카오 측은 “정확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사실과 다른 내용을 말해 혼동을 초래한 점을 사과한다”며 “실시간 모니터링은 불가능하지만 영장을 받으면 서버 저장기간(5∼7일) 동안 남은 대화 내용을 모아 제공했다”고 밝혔다. 다음카카오는 앞으로 정기적으로 수사기관의 정보제공 요청 건수를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다음카카오는 이용자 정보보호를 위해 ‘프라이버시 모드’를 연내 도입한다고 밝혔다. 프라이버시 모드는 대화 내용 전체가 암호화되는 ‘비밀대화’, 수신이 확인된 메시지가 서버에서 자동으로 삭제되는 ‘수신메시지 삭제’ 기능 등의 서비스가 제공된다.

다음카카오의 이 같은 조치는 사이버 검열 논란이 커지고 독일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으로 이탈하는 이용자가 급증하자 이를 막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최근 카카오톡을 떠나 텔레그램으로 이동하는 이른바 ‘사이버 망명자’가 150만 명을 넘어섰다.

다음카카오의 사업 대부분은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90% 이상이 사용하는 카카오톡에 기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카카오톡 이용자 감소는 다음카카오의 다른 사업에까지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다음카카오는 수사기관의 카카오톡 실시간 모니터링 논란이 일자 대화 내용 제공 사실은 숨기고 ‘기술적으로 실시간 모니터링은 불가능하다’는 입장만 밝혀왔다”며 “어설픈 해명으로 위기를 자초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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