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 검증’ 혼란만 키운 정부]“당황스러운 결과 고객관리 어쩌라고…”

동아일보

입력 2014-06-27 03:00 수정 2014-06-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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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업계 반발… 통상마찰 우려도

정부가 26일 발표한 자동차 연료소비효율(연비) 재검증 결과에 대해 자동차 업계는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현대자동차는 정부 발표 직후 입장자료를 내고 “정부 부처의 상이한 결론 발표에 대해 매우 혼란스럽고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연비 측정 과정에서 발생한 혼선과 문제점 등은 고려하지 않은 채 업체에만 책임을 전가했다는 의미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부 내 두 부처에서 각각 다른 결과를 내놓은 데 대해 당황스럽고 고객 관리도 어려워지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기업으로서는 어떤 결론을 따라야 할지 혼란스럽다”고 하소연했다.

쌍용자동차 관계자도 “당황스러운 결과가 나왔다”면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한 뒤 대응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차 업체들도 조사 결과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BMW그룹코리아 측은 “2012년 검증에서는 오차범위 내에 들어 적합 판정을 받았는데 1년 만에 같은 기관에서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산업부는 “지난해부터 검증기준을 강화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일부 전문가는 국토교통부가 연비 사후검증을 전담하게 되면서 통상 마찰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조항에 따르면 미국산 자동차가 본국에서 안전기준을 충족하면 국내에서도 충족하는 것으로 인정해야 한다”며 “안전기준의 일환으로 연비를 관리하면서 과징금을 부과할 경우 미국 측이 반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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