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MS 새 CEO에 46세 印출신 나델라

동아일보

입력 2014-02-06 03:00 수정 2014-02-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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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전공’ 컴퓨터 엔지니어… 입사 22년만에 입지전적 성공신화
모바일분야 돌파구 마련 제1과제… 빌 게이츠는 기술고문으로 컴백


CEO 3대가 한자리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새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사티아 나델라(가운데)가 빌 게이츠 창업자(왼쪽), 스티브 발머 전 CEO와 함께 서서 직원들의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웃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제공
매주 비행기로 3325km를 오가며 주경야독의 끈을 놓지 않았던 인도 출신의 한 엔지니어가 세계적인 정보기술(IT)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3기(期)를 이끌게 됐다.

MS는 사티아 나델라 엔터프라이즈 및 클라우드 담당 수석부사장(46)이 5개월 전 사퇴 의사를 밝힌 스티브 발머의 뒤를 이어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했다고 4일 발표했다. 빌 게이츠는 이름만 걸어 놓았던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는 대신 ‘창업자 겸 기술고문’ 직책을 새로 맡으면서 5년 반 만에 경영 일선에 공식 복귀했다.

나델라는 창사 39년이 된 MS에서 게이츠(1975∼2000년)와 발머(2000∼2014년)에 이어 세 번째로 CEO를 맡아 구글과 애플 등에 뒤진 MS의 명예 회복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그는 취임 당일 전 세계 MS 임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모바일과 클라우드(Cloud)가 우선인 세상에서 번영을 누리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더는 소프트웨어 회사가 아니라 모든 기기가 연결된 IT 세상에서 언제 어디서든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 회사로 변모하겠다는 것.

미 언론과 전문가들은 돌아온 게이츠와의 콤비 플레이에 주목하고 있다. 당초 이사회로부터 발머와 함께 동반 퇴진하라는 압력을 받았던 게이츠는 이날 “나델라의 요청에 따라 MS에서 일하는 시간을 늘리기로 하고 여유 시간의 3분의 1 이상을 MS에 할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술 개발에 일정한 도움을 주면서 신임 CEO의 바람막이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나델라 신임 CEO가 내부 승진인 만큼 직원들과의 융화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거꾸로 강력한 구조조정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인도 마니팔공대에서 전기공학 학사를 받은 나델라는 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와 위스콘신 주에 있는 밀워키대에서 전산학 석사를 받았다. 시카고대 경영학석사(MBA)과정에 재학 중이던 1992년 MS에 입사해 주말마다 비행기로 시카고와 시애틀을 오가면서 일과 학업을 병행했다. 이후 게이츠가 가장 애착을 가졌던 검색 서비스인 ‘빙(Bing)’을 본궤도에 올려 사내 입지를 탄탄히 했다.

아내와 자녀 셋을 두고 있으며 올해 첫 기본급은 120만 달러(약 13억 원)로 발머 전 CEO(70만 달러)보다 많다. 최대 360만 달러를 성과급으로 받을 수 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임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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