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때 77명 순교 염산교회 방문한 교계… “신앙으로 지켜낸 자유-평등 잊지 말아야”
이진구 기자
입력 2024-04-24 03:00 수정 2024-04-24 09:44
이철-신평식 등 교계 인사들
호남 기독교 문화유산 답사
한국교회총연합의 이철 공동대표회장(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과 신평식 사무총장, 김종명 대한예수교장로회백석 사무총장, 허은철 총신대 역사교육학과 교수 등 교계 관계자들이 22, 23일 호남지역 기독교 근대 문화유산 답사에 나섰다. 전남 영광군과 신안군은 6·25전쟁 당시 자유와 신앙을 지키다 공산주의자들에게 학살된 순교자들의 유적이 많은 곳이다.
첫 방문지인 영광군 염산교회에서는 전쟁 당시 77명의 교인이 순교했다. 당시 염산교회를 이끈 김방호 목사는 교인들이 피란을 권했으나 “목사가 어떻게 교회와 성도를 두고 다른 곳에 가느냐”며 남아 있다가 변을 당했다고 한다.
인근 야월교회는 1895년 한반도에 와서 광주·목포지역에서 선교활동을 한 미국 남장로교회 유진 벨 선교사(1868∼1925)가 1908년 설립한 역사적 장소다. 그의 사위이자 인요한(존 린턴) 연세대 의대 교수의 조부인 윌리엄 린턴 선교사는 1912년 전북 군산시에서 선교와 교육사업에 헌신했다. 야월교회에서도 6·25전쟁 때 60여 명의 전 교인이 신앙과 자유를 지키려다 무참히 학살됐다.
1898년 설립된 전남 목포시 양동교회는 개화기와 일제강점기의 역사가 고스란히 배어 있다. 1919년 3·1 만세운동이 전국으로 번질 때 양동교회 목사와 신도들이 지역 학생들과 함께 목포지역 만세운동을 주도하다 상당수가 체포돼 순국했다. 박연세 당시 담임목사는 법정에서 “일본 천황은 언젠가 심판받을 것”이라고 말해 판사를 당황케 했다. 답사단은 이 밖에 문준경 전도사 순교기념관(신안), 매산등 선교마을(전남 순천시) 등도 방문해 기독교 정신을 기렸다.
이철 공동대표회장은 “구한말 외세 침입과 일본에 나라를 빼앗기는 치욕, 6·25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신앙의 선배들은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믿으며 국권 회복과 자유와 평등을 누릴 수 있는 나라를 세우는 데 모든 노력을 다했다”며 “지금의 기독교인들 모두 이런 정신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호남 기독교 문화유산 답사
6·25전쟁 때 목사와 신도 70여 명이 순교한 전남 영광군 염산교회 옛 예배당. 영광=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한국교회총연합의 이철 공동대표회장(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과 신평식 사무총장, 김종명 대한예수교장로회백석 사무총장, 허은철 총신대 역사교육학과 교수 등 교계 관계자들이 22, 23일 호남지역 기독교 근대 문화유산 답사에 나섰다. 전남 영광군과 신안군은 6·25전쟁 당시 자유와 신앙을 지키다 공산주의자들에게 학살된 순교자들의 유적이 많은 곳이다.
첫 방문지인 영광군 염산교회에서는 전쟁 당시 77명의 교인이 순교했다. 당시 염산교회를 이끈 김방호 목사는 교인들이 피란을 권했으나 “목사가 어떻게 교회와 성도를 두고 다른 곳에 가느냐”며 남아 있다가 변을 당했다고 한다.
인근 야월교회는 1895년 한반도에 와서 광주·목포지역에서 선교활동을 한 미국 남장로교회 유진 벨 선교사(1868∼1925)가 1908년 설립한 역사적 장소다. 그의 사위이자 인요한(존 린턴) 연세대 의대 교수의 조부인 윌리엄 린턴 선교사는 1912년 전북 군산시에서 선교와 교육사업에 헌신했다. 야월교회에서도 6·25전쟁 때 60여 명의 전 교인이 신앙과 자유를 지키려다 무참히 학살됐다.
1898년 설립된 전남 목포시 양동교회는 개화기와 일제강점기의 역사가 고스란히 배어 있다. 1919년 3·1 만세운동이 전국으로 번질 때 양동교회 목사와 신도들이 지역 학생들과 함께 목포지역 만세운동을 주도하다 상당수가 체포돼 순국했다. 박연세 당시 담임목사는 법정에서 “일본 천황은 언젠가 심판받을 것”이라고 말해 판사를 당황케 했다. 답사단은 이 밖에 문준경 전도사 순교기념관(신안), 매산등 선교마을(전남 순천시) 등도 방문해 기독교 정신을 기렸다.
이철 공동대표회장은 “구한말 외세 침입과 일본에 나라를 빼앗기는 치욕, 6·25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신앙의 선배들은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믿으며 국권 회복과 자유와 평등을 누릴 수 있는 나라를 세우는 데 모든 노력을 다했다”며 “지금의 기독교인들 모두 이런 정신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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