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CO₂배출 조작 의혹, 미국·유럽서 조사…‘가솔린도 꼼수?’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6-11-16 14:56 수정 2016-11-16 15:19
지난주 주요 외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던 폭스바겐그룹의 럭셔리 브랜드 ‘아우디(Audi)’의 변속 프로그램을 이용한 이산화탄소 배출 조작 의혹과 관련해 미국과 유럽 당국이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폭스바겐그룹은 미국과 유럽에서 아우디 일부 차량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실험실과 실제 도로에서 차이가 발생하는지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오토모티브 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독일 주간지 ‘빌트 암 존탁(Bild am Sonntag)’은 캘리포니아 대기위원회(California Air Resources Board,CARB)가 아우디 일부 차량에서 변속기를 이용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조작하는 불법 소프트웨어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CARB 보고서는 불법 소프트웨어는 기존 배출가스 조작 소프트웨어와 달리 디젤과 가솔린 엔진 모두에서 사용 가능하고 운전대 조작과 연계돼 작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운전대가 똑바로 위치한 상황에선 기어 변속 프로그램이 작동돼 적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운전대가 좌우로 15도 이상 움직일 경우 프로그램이 꺼져 보다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방식이다.
아우디는 규제당국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조사할 경우 실험실에서 차량을 테스트기에 고정시킨 상태에서 조사를 한다 것에 착안해 변속 프로그램을 조작한 것으로 의혹이 제기되어 왔다.
빌트 암 존탁은 아우디는 올 5월까지 해당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왔으며 이 경우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태가 시작된 지난 9월 이후, 약 8개월 동안 불법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왔던 터라 기업의 도덕적 윤리까지 의심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불법 소프트웨어는 지난 5월 이전까지 생산된 아우디 A6, A8, Q5 등에 탑재된 ZF社 납품의 AL551 변속기에서 발견되고 대부분의 모델들이 사륜구동 옵션을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유럽의 당국은 아우디 일부 모델의 자동변속기가 실험실 테스트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대신 실제 도로에서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뿜어내도록 만들어졌는지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빌트 암 존탁에 따르면 미국 환경 보호청(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은 새로 발견 된 소프트웨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이미 조사를 시작했으며 이번 주에 폭스바겐그룹의 수석 엔지니어를 만나 면밀한 조사를 실시할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소식통들은 “EPA가 이번 아우디의 변속기 소프트웨어가 불법 장비로 분류 될 수 있는지 여부를 알아보고 있으며 만일 이렇게 된다면 앞선 디젤게이트 문제가 해결되기도 전에 또 다른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 아우디 측은 이번 논란에는 ‘적응형 변속 프로그램(Adaptive shift programs)’이 중심에 있으며 이는 지형에 따라 변속 빈도를 조절해 우수한 연비와 성능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해당 프로그램은 상황에 따라 재현 불가능한 수치가 나올 수 있음을 언급했다.
한편 폭스바겐 브랜드는 전 세계시장에서 올 1월부터 10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약 1% 성장한 총 488만6400대의 차량을 판매하고 폭스바겐 그룹 누적 판매(847만9600대) 중 57.6%를 차지 하는 등 디젤게이트 여파에도 굳건한 판매 성장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폭스바겐 브랜드의 판매 상승이 가장 두드러진 시장은 아태지역으로 10월 한 달 간 29만1900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약 19.4%의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중국의 경우 1월부터 10월까지 총 241만1200대의 차량이 판매돼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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