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기아차 니로, 어색한 이름 빼고 ‘주목할 만한 5가지’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6-04-08 08:00 수정 2016-04-08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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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이 ‘니로’가 뭐냐 차라리 ‘이모’가 친숙하겠다.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보다는 CUV(크로스오버 유틸리티차량)로 봐야 하는 거 아니냐. 주류에 벗어난 하이브리드 시스템 탑재가 최선일까?”

기아자동차 최초의 소형 SUV ‘니로(NIRO)’가 지난달 29일 국내시장에 출시됐다. 아직은 낯선 차명, 니로를 의인화한 검은색 선글라스와 수트 차림 남성의 광고까지 전에 없던 기아차의 마케팅 방법이 새롭고 산뜻 하지만 한편으로 손발이 오글거리는 느낌이다. 다만 어색하고 부정적인 의문으로 가득한 니로의 도전은 적어도 출시 초기 판매실적에선 꽤 긍정적인 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앞선 사전계약을 포함해 영업일 15일 만에 니로의 누적계약은 2500대를 돌파하며 초기 반응이 꽤 성공적이다. 기아차는 이 같은 추세라면 일평균 150대, 출시 첫 달 약 3500여대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했다.

후발주자로 뒤늦게 시장에 뛰어는 니로의 이 같은 긍정적 반응은 앞서 출시된 경쟁 모델과 차별화된 5가지 특장점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7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을 출발해 경기도 양평군 봄파머스 가든을 돌아오는 116km의 거리를 달렸다. 경쟁 모델인 쉐보레 트랙스, 르노삼성 QM3, 쌍용차 티볼리와 최근 티볼리 에어까지 시승의 경험을 바탕으로 니로의 상품성을 경험해 보았다.


#19.5km/ℓ의 연비 ‘실주행 연비는 기대 이상’

국내 소형 SUV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기아차는 니로의 파워트레인을 디젤엔진 일색의 경쟁차와 달리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과감하게 도입하며 국내 판매중인 모든 SUV 중 가장 높은 19.5km/ℓ의 복합연비를 달성했다.

제원을 살펴보면 니로의 연비는 동급 경쟁 모델 트랙스(14.7km/ℓ), QM3(17.7km/ℓ), 티볼리(14.7km/ℓ)와 비교해 1.8~4.8km/ℓ가 실제로 더 높아 디젤 파워트레인과 비교해 연비 효율성 부분에서 경쟁력을 더했다. 기아차는 니로의 높은 연비 달성을 위해 최신 독자개발 하이브리드 전용 엔진과 변속기를 탑재하고 일부 부품에는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하는 등 차체 경량화를 중점적으로 개발했다는 설명이다.
니로의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105마력, 최대토크 15.0kg.m의 1.6 GDI 엔진과 최고출력 43.5마력, 최대토크 17.3kg.m의 32kW급 모터가 더해져 시스템 최고출력 141마력, 최대토크 27.0kg.m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이는 경쟁차와 비교해 보다 여유로운 출력과 조금 부족한 토크 수치다. 다만 하이브리드 특유의 초기 응답성이 높은 시스템으로 부족한 부분을 메우고 있다.

실제로 이날 도심과 고속도로, 국도가 혼합된 시승코스에서 18인치 타이어를 장착한 시승차는 일부구간 스포츠 모드를 사용하고 고속도로에 올라 크루즈 컨트롤과 국도에서 몇 번의 가속과 감속의 결과, 계기판 평균연비는 공인연비(17.1km/ℓ)를 조금 웃도는 19.5km/ℓ를 기록했다. 특히 이날 약 100여명의 기자가 함께한 시승 결과 전체 평균은 23.9km/ℓ를 기록해 니로의 실제 주행 연비가 기대 이상인 것으로 증명됐다.


#동급 최장 휠베이스로 뒷자리도 여유로워
니로의 차체 사이즈는 전장×전폭×전고의 크기가 각각 4355×1805×1545mm로 휠베이스는 동급 최대인 2700mm에 이른다. 경쟁차 대비 전고를 제외한 전장, 전폭, 휠베이스가 동급 최대 크기다. 특히 휠베이스의 경우 상위 차급 수준에 이르러 앞좌석은 물론 뒷좌석에서도 여유로운 무릎공간과 헤드룸을 제공한다.
실제로 뒷자리에 앉으면 무릎공간은 주먹 2개, 머리 위 공간은 1개 반 정도의 여유가 있어 앞서 시승했던 경쟁차의 뒷자리에서 느껴왔던 비좁고 답답함은 한결 덜 했다. 또한 소형 SUV에서 가장 아쉬웠던 트렁크 공간의 경우 니로는 427ℓ를 기본으로 2열 시트를 접을 경우 최대 1425ℓ까지 확장돼 부족함 없는 적재공간을 자랑했다.


#다양한 첨단 안전사양 탑재로 차급을 뛰어넘는 안전성
기아차 측 설명에 따르면 니로는 초고장력 강판을 53% 기본 적용하고 앞좌석 어드밴스드 에어백과 운전석 무릎 에어백을 포함한 7에어백, 차선이탈 경보시스템, 후측방 경보 시스템, 자동 긴급제동 보조 시스템 등 다양한 첨단 안전사양이 탑재돼 경쟁차와 안전성 부분을 차별화 했다.
이밖에도 니로는 테일게이트 및 후드, 전후륜 서스펜션 등에 알루미늄 소재를 적용해 안전성을 확보하면서도 차량 무게를 줄여 연비 효율성 역시 고려됐다. 앞서 현대차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에서도 찾아 볼 수 있는 이 같은 기능들은 운전자에게 보다 편하고 안전한 주행을 돕는데 큰 도움을 준다. 특히 초보 운전자에게 차선이탈과 사각지대를 사전에 알려주는 시스템은 사고 예방에 꽤 효과적이다.


#모하비, 쏘렌토, 스포티지에 이은 막내 SUV의 디자인
기아차는 니로의 출시로 모하비, 쏘렌토, 스포티지에 이은 SUV 풀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니로의 디자인은 상위 라인업의 계보를 이어 도심형 SUV 콘셉트에 맞춘 스타일을 강조 하면서도 하이브리드 특유의 연비와 실용성에 중점을 둔 모습이다.

전면부는 기아차 특유의 호랑이코 그릴을 적용하고 와이드한 범퍼와 함께 좌우에 휠 에어커튼, 하단 그릴 내부에 액티브 에어플랙을 탑재해 공력 성능을 강화했다. 측면부는 유려한 루프라인과 SUV 역동성을 강조한 루프랙을 전 트림 기본 적용하고 후면부는 리어글라스와 리어램프를 밀착 배치해 독창성을 더했다.
실내는 운전자 중심의 버튼 배치로 편의성을 높이고 니로 전용 클러스터 등 주행 정보의 시인성을 높였다. 또한 시선이 가장 많이 머무르는 곳에 블랙 하이그로시 재질을 사용해 고급감 역시 강조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상위 차급인 스포티지를 연상시킨다.


#하이브리드 특유의 뛰어난 정숙성·의외의 순발력은 매력
니로는 하이브리드 특유의 가벼운 차체를 기반으로 정숙하면서도 안락한 승차감이 주행성능의 주된 특징이다. 고속에서 실내로 유입되는 풍절음도 고급차 수준으로 잘 절제됐고 가속페달을 밟을 때마다 느껴지는 빠른 반응도 인상적이다.

고속도로에 올라 기어를 스포츠 모드로 선택 후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다보면 고출력 엔진에 비해 가슴을 뛰게 하는 엔진과 배기음은 부족 하지만, 꾸준히 오르는 속도계 바늘에 감탄을 자아낸다.

적어도 수치적인 부분에 있어 역동성은 동급 경쟁 모델의 디젤엔진 보다는 여유로운 출력과 전기모터에서 얻어진 빠른 응답성으로 인해 부족함을 느낄 수 없었다. 또한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의 적용은 고속과 저속에서 고르게 차체를 떠받치며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자랑했다.
총 3개 트림으로 구성된 니로의 가격은 럭셔리 2327만 원, 프레스티지 2524만 원, 노블레스 2721만 원이며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취득세 및 공채 감면과 정부 보조금 100만 원 등의 혜택이 여기에 추가돼 가격 경쟁력을 더했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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