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주로만 여겨지던 전기車 “이젠 내가 주전”

동아일보

입력 2014-04-22 03:00 수정 2014-04-22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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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덕 기자의 베이징 모터쇼 현장]

20일 막을 연 ‘2014 오토차이나’(베이징 모터쇼)에서는 전기차들이 눈길을 끌었다. 왼쪽부터 아우디 ‘e-트론’, 베이징기차 ‘E150 택시’, BMW ‘i8’. 베이징=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20일 개막한 ‘2014 오토차이나’(베이징 모터쇼)에서 현지 언론은 물론이고 일반 관람객들로부터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것은 전기자동차였다. 유망주로만 여겨지던 순수전기차(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은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중국에서도 당당히 주전으로 도약하고 있다.

21일 중국 베이징(北京) 신국제관람센터 W5관에 설치된 폴크스바겐그룹 전용 전시장에는 중국 내 1위 브랜드답게 관람객이 많이 모였다. 특히 아우디 소형 해치백 ‘A3 스포트백’의 PHEV 모델인 ‘아우디 e-트론’과 폴크스바겐 ‘골프 GTI’ 모델을 바탕으로 새롭게 제작된 PHEV ‘골프 GTE’는 가장 많은 카메라 셔터 세례를 받았다.

W3관 BMW그룹 부스에서도 지난해 11월 나온 ‘i3’(EV)와 하반기(7∼12월) 선보일 ‘i8’(PHEV)은 마치 블랙홀처럼 관람객의 시선을 빨아들였다. 중국 관람객들은 기아자동차 ‘쏘울 EV’의 배터리 사양과 구동시스템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보였다.

김창덕 기자
중국에서 전기차가 큰 관심을 끄는 이유는 대기오염의 심각성이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까지 자국(自國)에서 생산된 전기차를 구매하면 대당 6만 위안(약 1020만 원)의 보조금을 줬다. 올해와 내년에는 보조금을 각각 10%, 20% 삭감할 예정이었지만 대기오염 심화로 삭감 폭을 최근 5%, 10%로 줄였다. 일부 도시에서는 노후 택시를 폐차하면 반드시 전기차로 대체해야 하는 정책도 펴고 있다.

중국 업체들도 전기차 자체 개발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베이징기차는 이번 모터쇼에 ‘E+’ ‘E150’ ‘E150 택시’ ‘EV Ⅱ’ 등 EV 모델만 4개를 선보였다. 쥐룽(句容)기차그룹은 올해 말 내놓을 5번째 전기차 ‘iEV5’를 공개했다. 광저우(廣州)자동차는 E-제트 콘셉트카로 맞불을 놨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은 가격 문제 때문에 품질이 검증되지 않은 로컬 전기배터리를 쓰는 등 유럽이나 미국 전기차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서도 “워낙 개발 의지가 높기 때문에 성장 속도는 매우 빠른 편”이라고 말했다.

반면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이번 모터쇼에서도 대부분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승부를 걸었다. 지난해부터 일본과 유럽에서 판매 중인 미쓰비시 ‘아웃랜더 PHEV’가 거의 유일한 일본산 전기차였다.

전기차에 대한 관심은 구동시스템이나 전기차용 배터리업체들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독일 보쉬가 전시한 PHEV 구동시스템 앞에는 중국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 시스템은 지난해 나온 포르셰 파나메라에 장착되는 등 유럽에서만 쓰이고 있다. 보쉬 관계자는 “탄소 배출량을 기존 가솔린엔진보다 65%나 줄일 수 있는 장점 때문에 비싼 가격에도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SDI도 전기차용 배터리 영업을 위해 지난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와 올 1월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이어 세 번째로 모터쇼에 부스를 차렸다.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리더들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김정욱 삼성SDI 자동차배터리 마케팅팀장(전무)은 “전기차 시장은 현재 일반인들이 느끼는 것보다 훨씬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물론이고 부품업체들 사이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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