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응급 환자 ‘골든아워’ 지키는 ‘의료 마이 데이터’ 눈길
지희수 기자
입력 2023-12-07 17:34 수정 2023-12-08 15:55
의료 마이데이터 활용 응급 의료 정보 전달 시스템 구조. 부산대학교병원 제공
최근 구급차가 응급실을 찾지 못해 헤매는 ‘응급실 뺑뺑이’로 인해 환자가 치료받아야 할 골든아워를 놓쳐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는 가운데, 중증·응급 환자의 ‘골든아워’를 지킬 수 있는 의료 정보 시스템이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부산대학교병원이 지난 1일, ‘2023 대한의료정보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의료 마이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응급의료 정보전달 시스템’이 바로 그것.
부산대학교병원에 따르면 응급 환자가 제 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구급차가 응급실을 찾지 못해 헤매는 ‘응급실 뺑뺑이’다. 중환자 병상이 부족하거나 해당 환자를 수술할 전문의가 없어 발생하는 응급실 뺑뺑이 사망 사고가 해마다 늘고 있다. 또 다른 하나는 환자 정보의 부재다. 실제로 위급 상황에 처한 환자는 본인의 신원이나 보호자 연락처, 건강상의 특이 사항 등 중요 정보를 구급 대원에게 전달하기 어렵고 최적 이송 병원 선정에도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의료진도 환자의 기저 질환을 파악할 수 없어 환자 사망률이나 장애율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의료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응급 의료 시스템이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의료 마이데이터란 여러 병원에 흩어진 개인의 진료 기록이나 건강 정보를 한곳에 모아 조회하고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환자 개인이 데이터의 주권을 가지고 건강을 관리할 수 있어 더욱 각광받고 있다.
부산대병원이 발표한 ‘응급 의료 정보 전달 시스템’은 환자의 진료 이력을 미리 확인해 빠르고 효과적인 응급처치가 가능케 한다. 또한 퇴원 환자를 지속해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1, 2차 병원에서 상급 종합 병원으로 진료 의뢰 시, 제출할 진료 기록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돌봄 환자의 경우 미리 환자의 병력을 확인해 맞춤형 돌봄 서비스도 가능하다.
해당 사업 연구 책임자 성상민 부산대병원 교수는 “고령자 비율이 높은 부산, 경남권의 중증∙응급 환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향후 다양한 의료 마이데이터 활용 서비스로 지역 의료 현안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발표를 진행한 김수범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마이의료데이터팀 팀장은 “보건복지부가 개발한 ‘나의건강기록 앱’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정식 서비스 오픈 이후 85.2%의 사용자가 서비스에 만족하고 있다”며 “의료 마이데이터 활용 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기대치가 높을 것으로 판단되며, 향후 전 국민이 의료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기술적, 제도적 체계 구축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희수 기자 heesu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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