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남성, 비만 여성보다 10년 빨리 치매 위험에 노출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4-11-28 11:23 수정 2024-11-28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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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비만 남성은 비만 여성보다 10년 빨리 뇌 건강을 잃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Imperial College London)의 연구팀은 비만이 특히 남성에게 치매를 더 일찍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비만이 주요 위험 요인인 심장질환도 마찬가지 결과로 이어졌다.

세계적인 학술지 ‘신경학 신경외과학 정신의학 저널’(Journal of Neurology, Neurosurgery and Psychiatry)에 발표한 연구를 위해 학자들은 50만 명 이상의 의료 정보 데이터가 등록된 영국 바이오뱅크에서 45세에서 82세 사이의 비만, 고혈압, 제2형 당뇨병 진단을 받은 3만4000명을 연구대상으로 삼았다. 세 가지 질환 모두 치매의 위험 요인이다.

연구 결과 심혈관 위험 요인, 복부 피하 지방 조직, 내장 지방 조직 부피의 수치가 큰 이들은 성별에 관계없이 몇 십 년에 걸쳐 뇌 부피가 감소했다.

그런데 영향을 받는 시점이 달랐다. 남성은 55세에서 74세 사이에 뇌 부피와 기능이 가장 크게 감소했다. 반면, 여성은 65세에서 74세 사이가 가장 취약 구간이었다. 남성이 여성보다 10년 빨리 영향을 받은 것.

비만과 심장질환 보유자는 치매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 연구자들은 이런 요인이 염증과 뇌로 가는 혈액 공급 부족을 일으켜 인지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뇌를 스캔해 참가자들의 뇌 부피와 무게의 변화를 시간 경과에 따라 추적했다. 또한 복부지방의 부피도 측정했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데이터를 통해 심혈관 위험 요인과 지방이 뇌의 신경 퇴화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연구에 따르면, 복부지방 수치가 높을수록 뇌 부피가 작아지는 경향이 있었다. 이는 뇌 세포와 세포 간 연결이 줄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앞선 연구에 따르면 치매를 앓는 사람들은 뇌 부피가 더 작은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또한 심혈관 건강이 나빠지면 뇌의 측두엽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위는 기억, 청각, 시각 및 감정 처리에 관여하며, 치매 발병 초기에 영향을 받는다.

연구진은 “심혈관 위험 요인의 부정적인 영향은 광범위했다. 이는 심혈관 위험이 다양한 인지 기능을 손상시킬 수 있음을 강조한다”라고 밝혔다.

뇌 과학자 폴 에디슨 임페리얼칼리지런던 교수가 이끈 연구진은 의사들이 치매 예방을 위해 조기에 개입해야 하며 특히 55세를 기준 삼아 남성의 심혈관 위험 요인과 비만 해결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혈압 조절, 콜레스테롤 및 혈당 수치 감소, 운동, 금연을 통해 심혈관 건강 위험을 해결하면 뇌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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