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클라우드 이용땐 데이터 전송시간 99% 단축”

최지원 기자

입력 2023-11-10 03:00 수정 2023-11-1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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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마르케스 AWS 우주총괄
“화성탐사선서 지구에 데이터 전송
48시간 걸리던 작업 20분이면 OK”
관련시장 2032년 6200억원 전망


피터 마르케스 아마존웹서비스(AWS) 우주정책총괄이 7일 서울 강남구 AWS 코리아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한 뒤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AWS 코리아 제공

“아랍에미리트(UAE)의 화성탐사선 아말에서 보낸 유용한 데이터를 지구에서 다운로드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20분이었습니다.”

7일 서울 강남구 아마존웹서비스(AWS) 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난 피터 마르케스 AWS 우주정책총괄은 이같이 말했다. 마르케스 총괄은 이달 6, 7일 외교부와 미국 국무부가 공동으로 개최한 ‘한미 우주 포럼’ 참석차 서울을 방문했다. 그는 미국 백악관에서 조지 W 부시와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 우주 정책 담당 이사와 국가우주위원회 선임 고문을 지냈다. 이후 2020년 AWS에 합류해 우주 제품 및 서비스에 관한 글로벌 우주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현재 AWS가 가장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신사업은 ‘우주 클라우드’ 사업이다. 클라우드를 이용해 위성이 수집한 데이터를 처리하고 지상에서 손쉽게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마르케스 총괄이 소개한 화성탐사선 아말의 경우에도 AWS의 우주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했다. 과거 통신 방식이라면 48시간 이상 걸렸을 작업이지만, 우주 클라우드를 통해 기존 시간 1%에도 미치지 않는 20분 만에 지상에서 데이터를 확보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물리적인 공간이 아니라 인터넷 서버에 데이터를 저장하고 이용한다. 우주 클라우드는 이 영역이 우주 데이터까지 확대된 개념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쏘아 올리는 인공위성 수가 급증하며, 우주 클라우드 시장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글로벌 인포메이션은 2032년 우주 클라우드 시장이 약 4억7260만 달러(약 62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의 위성 통신에서는 위성이 수집한 ‘모든’ 데이터를 지상으로 보내고, 지상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걸러내는 작업을 했다. 이 작업에는 짧으면 수주, 길게는 수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



반면 우주 클라우드는 우주 궤도에 올려진 위성에서 불필요한 데이터를 바로 제거하는 작업을 한다. 통상 위성이 수집한 데이터 중 절반 이상이 불필요한 데이터이기 때문에, 우주 클라우드를 이용하면 지상에서 다운로드할 데이터의 양이 현저히 줄어든다. 마르케스 총괄은 “AWS는 클라우드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해 효율적이고, 정확하게 유용한 데이터를 걸러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우주 클라우드를 응용할 수 있는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호주 기업인 데이터 파밍은 AWS 클라우드 서비스로 위성 이미지를 분석해 물이 필요하거나 비료가 부족한 지역 등을 농민들의 스마트폰으로 전송해준다. 마르케스 총괄은 “데이터 파밍은 우주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위성 이미지 사용량이 900% 증가했다”며 “얼마나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사용량을 더 늘릴 수 있다”고 했다. 우주 클라우드는 산불 감시 서비스, 불법 어선을 탐지하는 해양 사물 추적 프로그램 등에도 사용되고 있다.

한국에선 낯선 사업이지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IBM 등 글로벌 빅테크들은 이미 우주 클라우드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상태다. 다만 일각에선 많은 양의 위성 이미지가 거대 기업들의 클라우드 시스템에 저장되는 것이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의 우주 분야 전문가는 “한국을 포함해 여러 국가들이 해상도가 너무 높은 위성 이미지는 해외로 반출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며 “우주 클라우드 시장이 좀 더 성숙해지면 보안 규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보안 이슈와 관련해 마르케스 총괄은 “AWS는 143개의 보안 표준 및 인증을 확보하는 등 클라우드의 보안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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