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드에 뜬 ‘치매 책 보는 바이든’… 러-中 관영 매체發 허위 뉴스 비상
윤다빈 기자
입력 2023-07-28 03:00 수정 2023-07-28 03:00
러 매체, 바이든 관련 조작영상 올려
中은 “신장위구르 개방적” 선전전
메타 “계정에 국영매체 표시할 것”
“트위터 의식, 무리한 출시” 지적도
러시아 관영 통신 스푸트니크는 지난주 소셜미디어 ‘스레드’ 계정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치매를 위한 두뇌 운동’이라는 표지판이 놓인 책 매대에서 책을 고르는 영상을 올렸다. 마치 바이든 대통령이 치매를 앓고 있어 관련 책을 찾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면서 ‘바이든은 (치매) 섹션 책 전체가 필요해’ 같은 조롱 섞인 댓글이 많이 달렸다고 적었다.
그러나 이는 2012년 바이든 대통령이 한 대형마트에서 책을 살펴보는 실제 장면과 치매 관련 표지판을 합성해 만든 조작된 영상이었다. 내년 미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고령과 건강 문제를 겨냥해 퍼트린 허위 정보였던 셈이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텍스트 기반 새 소셜미디어 스레드가 러시아, 중국 등 권위주의 국가 국(관)영 매체의 허위·일방 정보를 활용한 선전 활동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타 측은 뒤늦게 이 매체들 계정에 ‘국영 매체’ 표시를 붙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스레드는 메타의 다른 소셜미디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 있는 ‘국영 매체’ 표시 기능이 없다. 이에 이용자가 해당 국가의 일방적인 선전일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뉴스나 정보로 받아들일 수 있다. 스푸트니크도 이를 노리고 바이든 대통령의 조작된 영상을 스레드에만 게시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매체들도 소수민족 탄압 논란이 불거진 신장위구르자치구 홍보 게시물을 스레드에 대거 올리며 선전전에 나서고 있다. 신화통신은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열린 패션쇼 영상을 올리며 “개방성, 포용성, 시대를 초월한 중국 문화의 아름다움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CGTN은 이 지역 전력 공급 사업에 대해 “성공적인 프로젝트”라고 소개했다.
중국은 미국에서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심리전을 벌였다는 보도도 나왔다.
CNN 방송은 이날 구글 사이버 보안회사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 당국이 미국 내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자금을 지원했다고 전했다. 중국 국영 매체와 연관된 홍보회사가 돈을 미끼로 미국인을 모집해 시위를 벌이게 한 뒤 이를 찍은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확산시키거나 기사로 보도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한 교사는 CNN 인터뷰에서 “(내) 소셜미디어 계정에 영상을 올리는 대가로 10달러를 받았다”고 말했다. 주미 중국대사관 류펑유 대변인은 “중국은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2016년 미 대선 당시 러시아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선거 관련 허위 정보를 유포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메타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2020년부터 국영 매체의 경우 프로필 옆에 이를 반드시 표시하도록 했다. X는 같은 해 메타와 같은 조치를 취했지만 ‘절대적 언론 자유’를 주장하는 일론 머스크가 인수한 올 4월부터 이를 없앴다. 스레드는 성급히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국영 매체’ 표시 기능을 도입하지 않았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닐 샤 파트너는 “스레드가 트위터와 진짜 경쟁하려면 국영 매체라는 ‘딱지’를 붙이는 등 콘텐츠 관리를 엄격하게 해야 한다”며 “허위 정보, 혐오 콘텐츠가 판치면 플랫폼 자체가 붕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메타 측은 “곧 국영 매체 계정에는 표시를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中은 “신장위구르 개방적” 선전전
메타 “계정에 국영매체 표시할 것”
“트위터 의식, 무리한 출시” 지적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치매를 위한 두뇌 활동’ 표지판(오른쪽)이 놓인 매대의 책을 살펴보는 것처럼 조작된 영상이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퍼지고 있다. 과거 한 대형 마트를 찾은 그의 영상에 표지판을 합성한 것이다. 스레드 캡처
러시아 관영 통신 스푸트니크는 지난주 소셜미디어 ‘스레드’ 계정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치매를 위한 두뇌 운동’이라는 표지판이 놓인 책 매대에서 책을 고르는 영상을 올렸다. 마치 바이든 대통령이 치매를 앓고 있어 관련 책을 찾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면서 ‘바이든은 (치매) 섹션 책 전체가 필요해’ 같은 조롱 섞인 댓글이 많이 달렸다고 적었다.
그러나 이는 2012년 바이든 대통령이 한 대형마트에서 책을 살펴보는 실제 장면과 치매 관련 표지판을 합성해 만든 조작된 영상이었다. 내년 미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고령과 건강 문제를 겨냥해 퍼트린 허위 정보였던 셈이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텍스트 기반 새 소셜미디어 스레드가 러시아, 중국 등 권위주의 국가 국(관)영 매체의 허위·일방 정보를 활용한 선전 활동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타 측은 뒤늦게 이 매체들 계정에 ‘국영 매체’ 표시를 붙이겠다고 밝혔다.
● 중·러 관영 매체, 무차별 선전전 우려
26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푸트니크를 비롯한 러시아 국영 매체 러시아투데이(RT),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중국국제TV방송(CGTN), 이란 이슬람 혁명수비대 파르나스뉴스 등이 스레드에 계정을 만들었다. 이 계정들은 이미 최대 수십만 팔로어를 확보하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하지만 스레드는 메타의 다른 소셜미디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 있는 ‘국영 매체’ 표시 기능이 없다. 이에 이용자가 해당 국가의 일방적인 선전일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뉴스나 정보로 받아들일 수 있다. 스푸트니크도 이를 노리고 바이든 대통령의 조작된 영상을 스레드에만 게시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매체들도 소수민족 탄압 논란이 불거진 신장위구르자치구 홍보 게시물을 스레드에 대거 올리며 선전전에 나서고 있다. 신화통신은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열린 패션쇼 영상을 올리며 “개방성, 포용성, 시대를 초월한 중국 문화의 아름다움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CGTN은 이 지역 전력 공급 사업에 대해 “성공적인 프로젝트”라고 소개했다.
중국은 미국에서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심리전을 벌였다는 보도도 나왔다.
CNN 방송은 이날 구글 사이버 보안회사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 당국이 미국 내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자금을 지원했다고 전했다. 중국 국영 매체와 연관된 홍보회사가 돈을 미끼로 미국인을 모집해 시위를 벌이게 한 뒤 이를 찍은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확산시키거나 기사로 보도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한 교사는 CNN 인터뷰에서 “(내) 소셜미디어 계정에 영상을 올리는 대가로 10달러를 받았다”고 말했다. 주미 중국대사관 류펑유 대변인은 “중국은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 “메타, 트위터와 경쟁 위해 무리한 출시”
메타가 X(옛 트위터)와 경쟁하기 위해 서비스를 완벽히 구축하기 전에 스레드를 무리하게 출시하는 바람에 중국 러시아 등의 국영 매체에 멍석을 깔아줬다는 비판도 나온다. 2016년 미 대선 당시 러시아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선거 관련 허위 정보를 유포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메타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2020년부터 국영 매체의 경우 프로필 옆에 이를 반드시 표시하도록 했다. X는 같은 해 메타와 같은 조치를 취했지만 ‘절대적 언론 자유’를 주장하는 일론 머스크가 인수한 올 4월부터 이를 없앴다. 스레드는 성급히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국영 매체’ 표시 기능을 도입하지 않았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닐 샤 파트너는 “스레드가 트위터와 진짜 경쟁하려면 국영 매체라는 ‘딱지’를 붙이는 등 콘텐츠 관리를 엄격하게 해야 한다”며 “허위 정보, 혐오 콘텐츠가 판치면 플랫폼 자체가 붕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메타 측은 “곧 국영 매체 계정에는 표시를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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