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조 원 빅딜의 ‘콜 오뷰 듀티’는 과연 어떤 게임이길래…[조영준의 게임 인더스트리]
조영준 게임동아 기자
입력 2023-07-20 11:00 수정 2023-08-23 18:08
687억 달러, 한화 약 87조 원이라는 엄청난 금액으로 전 세계 게임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MS(마이크소프트)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이슈가 1년이 넘는 시간을 지나 이제 곧 마무리될 분위기입니다.
아직 명확한 결론은 나오지 않았지만, 미국 FTC(연방거래위원회)가 이번 인수 건을 막으려 신청한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기각했습니다. 또 가장 먼저 반대 의사를 밝힌 영국 CMA(경쟁시장청)도 항소심에서는 계약 내용 수정을 통해 합의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입니다.
발표 초기에는 무난하게 흘러갈 같았던 이번 인수 건은 ‘콜 오브 듀티’를 MS에 뺏길 것 같은 소니가 거세게 반발하면서 긴 싸움으로 번진 것입니다.
여기에 이 인수 건을 반대하던 기관 등의 핵심 내용도 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해 자사 콘솔 게임기인 엑스박스에 독점 공급하면, 경쟁사인 소니나 소비자 모두에게 피해를 줄 수가 있다고 주장해 왔기도 하고요.
‘콜 오브 듀티’ 시리즈는 액티비전이 출시한 FPS(1인칭 슈터, 총쏘기) 게임입니다. 첫 작품은 2003년 등장했습니다. 2차 세계 대전을 다룬 ‘콜 오브 듀티’는 전쟁의 참혹함을 다룬 영화 같은 연출로 큰 사랑을 받았죠. 여기에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 멀티 플레이도 강점이었습니다.
이후 ‘콜 오브 듀티’만이 가진 재미를 선사하면서 후속 시리즈도 계속해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특히, 액티비전은 1편의 개발사인 인피티워드 외에도, 트레이아크와 슬렛지해머 게임즈를 확보했습니다. 이 3사가 번갈아 가면서 작품을 개발하다 보니, 거의 매년 새로운 ‘콜 오브 듀티’ 시리즈가 등장하게 된 것이죠.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으로 공개된 작품을 제외한 정식 시리즈만 19편에 달하고, 올해와 내년에도 신작 출시가 예정돼 있습니다.
놀라운 점은 거의 매년 신작이 등장함에도 매번 엄청난 판매량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PC,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등의 플랫폼을 포함해, 출시된 대부분이 1,000만 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고, 2,000만 장이 넘은 작품도 여럿입니다.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의 경우 3,000만 장 이상 판매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미 2019년 기준, 이 시리즈는 누적 3억 장 이상의 판매량을 돌파했습니다.
매년 4분기에나 발매되는 게임임에도, 그해 미국 내 판매량 1위를 놓쳐본 적이 없을 정도입니다. 실제로 22년 10월 발매된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2’는 단 석 달간 판매로 미국 내 게임 판매 순위 1위를 기록했습니다. 22년 2월 발매되어 최고의 게임으로 평가받은 ‘엘든링’도 뛰어넘었죠.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2’는 열흘 만에 글로벌 시장에서 10억 달러(약 1조 2602억 원)를 벌어들였습니다.
양사의 다툼 과정에서 공개된 자료를 보면, 소니는 2021년에만 ‘콜 오브 듀티’로 번 수익이 약 15억 달러(약 1조 8912억 원)에 달했습니다. 미국에서만 8억 달러(약 1조 86억 원)를 벌었습니다.
여기에 플레이스테이션 하드웨어와 액세서리, 구독 서비스 등 ‘콜 오브 듀티’ 이용자의 평균 연간 플랫폼 지출을 고려하면, 소니는 연간 159억 달러(약 20조 642억 원)에 달하는 수익을 ‘콜 오브 듀티’를 통해 얻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또 청문회 과정에서 유출된 소니의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미국 플레이스테이션 이용자 중 1,400만 명이 게임 이용 시간의 30% 이상을 ‘콜 오브 듀티’에 소모했고, 600만 명의 사용자는 70% 이상을 ‘콜 오브 듀티’를 플레이하는데 쏟았습니다. 게다가 100만 명은 오직 ‘콜 오브 듀티’만 즐겼습니다. MS가 ‘콜 오브 듀티’를 독점하면 소니가 대단히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건 분명합니다.
조영준 게임동아 기자 jun@itdonga.com
아직 명확한 결론은 나오지 않았지만, 미국 FTC(연방거래위원회)가 이번 인수 건을 막으려 신청한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기각했습니다. 또 가장 먼저 반대 의사를 밝힌 영국 CMA(경쟁시장청)도 항소심에서는 계약 내용 수정을 통해 합의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입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엑스박스 진영으로 합류할 가능성이 더 커졌습니다 / 출처=마이크로소프트
그런데 이번 인수 건이 확정된 것으로 보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이 빅딜을 누구보다 격렬히 반대한 소니가 지난 16일 MS와 ‘콜 오브 듀티’ 게임을 자사 콘솔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에 지속 공급하겠다는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입니다. 발표 초기에는 무난하게 흘러갈 같았던 이번 인수 건은 ‘콜 오브 듀티’를 MS에 뺏길 것 같은 소니가 거세게 반발하면서 긴 싸움으로 번진 것입니다.
여기에 이 인수 건을 반대하던 기관 등의 핵심 내용도 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해 자사 콘솔 게임기인 엑스박스에 독점 공급하면, 경쟁사인 소니나 소비자 모두에게 피해를 줄 수가 있다고 주장해 왔기도 하고요.
이번 인수 건 사실상의 주인공인 게임, ‘콜 오브 듀티’ 시리즈 / 출처=액티비전 블리자드
무려 87조 원에 달하는 엄청난 딜이 총싸움 게임 중 하나인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공급 문제 하나로 좌지우지되니 일반적인 시선으로는 납득하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콜 오브 듀티’ 시리즈가 갖는 게임 시장의 위상을 살펴보면, 누구보다 경쟁사인 MS에게 ‘콜 오브 듀티’ 시리즈를 내주기 싫었던 소니의 심정을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콜 오브 듀티’ 시리즈는 액티비전이 출시한 FPS(1인칭 슈터, 총쏘기) 게임입니다. 첫 작품은 2003년 등장했습니다. 2차 세계 대전을 다룬 ‘콜 오브 듀티’는 전쟁의 참혹함을 다룬 영화 같은 연출로 큰 사랑을 받았죠. 여기에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 멀티 플레이도 강점이었습니다.
이후 ‘콜 오브 듀티’만이 가진 재미를 선사하면서 후속 시리즈도 계속해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특히, 액티비전은 1편의 개발사인 인피티워드 외에도, 트레이아크와 슬렛지해머 게임즈를 확보했습니다. 이 3사가 번갈아 가면서 작품을 개발하다 보니, 거의 매년 새로운 ‘콜 오브 듀티’ 시리즈가 등장하게 된 것이죠.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으로 공개된 작품을 제외한 정식 시리즈만 19편에 달하고, 올해와 내년에도 신작 출시가 예정돼 있습니다.
놀라운 점은 거의 매년 신작이 등장함에도 매번 엄청난 판매량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PC,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등의 플랫폼을 포함해, 출시된 대부분이 1,000만 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고, 2,000만 장이 넘은 작품도 여럿입니다.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의 경우 3,000만 장 이상 판매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미 2019년 기준, 이 시리즈는 누적 3억 장 이상의 판매량을 돌파했습니다.
매년 4분기에나 발매되는 게임임에도, 그해 미국 내 판매량 1위를 놓쳐본 적이 없을 정도입니다. 실제로 22년 10월 발매된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2’는 단 석 달간 판매로 미국 내 게임 판매 순위 1위를 기록했습니다. 22년 2월 발매되어 최고의 게임으로 평가받은 ‘엘든링’도 뛰어넘었죠.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2’는 열흘 만에 글로벌 시장에서 10억 달러(약 1조 2602억 원)를 벌어들였습니다.
멀티플레이도 호평 받고 있는 콜 오브 듀티 시리즈 / 출처=액티비전 블리자드
이렇게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하는 작품인 만큼, 플레이스테이션을 보유한 소니도 ‘콜 오브 듀티’ 시리즈로 벌고 있는 수익이 상당합니다. MS의 ‘콜 오브 듀티’ 독점 우려를 제기하면서 이번 인수 건을 최전선에서 반대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양사의 다툼 과정에서 공개된 자료를 보면, 소니는 2021년에만 ‘콜 오브 듀티’로 번 수익이 약 15억 달러(약 1조 8912억 원)에 달했습니다. 미국에서만 8억 달러(약 1조 86억 원)를 벌었습니다.
여기에 플레이스테이션 하드웨어와 액세서리, 구독 서비스 등 ‘콜 오브 듀티’ 이용자의 평균 연간 플랫폼 지출을 고려하면, 소니는 연간 159억 달러(약 20조 642억 원)에 달하는 수익을 ‘콜 오브 듀티’를 통해 얻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또 청문회 과정에서 유출된 소니의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미국 플레이스테이션 이용자 중 1,400만 명이 게임 이용 시간의 30% 이상을 ‘콜 오브 듀티’에 소모했고, 600만 명의 사용자는 70% 이상을 ‘콜 오브 듀티’를 플레이하는데 쏟았습니다. 게다가 100만 명은 오직 ‘콜 오브 듀티’만 즐겼습니다. MS가 ‘콜 오브 듀티’를 독점하면 소니가 대단히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건 분명합니다.
소니와 계약을 발표한 마이크로소프트 게이밍 CEO 필스펜서 SNS / 출처 = 필스펜서 트위터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가 MS의 뜻대로 마무리되고 있는 가운데, ‘콜 오브 듀티’ 공급이 중단될 수도 있었던 소니는 결국 MS와 ‘콜 오브 듀티’공급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번 공급 계약 기간이 10년으로 알려진 만큼, 향후 10년은 소니에게 참으로 중요한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과연 ‘콜 오브 듀티’를 대체할 수 있을 대항마가 등장할 수 있을지 기대해봅니다. 조영준 게임동아 기자 jun@itdonga.com
비즈N 탑기사
- 송강호 “‘기생충’ 이후 성적? 결과 아쉽더라도 주목적은 아냐”
- ‘건강 이상설’ 박봄, 달라진 분위기…갸름해진 얼굴선
- 주원 “20㎏ 산소통 매고 마주한 큰불…극도의 긴장감 느꼈다”
- “여대 출신 채용 거른다” 커뮤니티 글 확산…사실이라면?
- “하루 3시간 일해도 월 600만원”…아이돌도 지원한 ‘이 직업’ 화제
- 중증장애인도 기초수급자도 당했다…건강식품 강매한 일당 법정에
- 고현정, 선물에 감격해 하트까지…믿기지 않는 초동안 미모
- 삶의 속도와 온도[정덕현의 그 영화 이 대사]〈33〉
- 수영, 역대급 탄탄 복근…슈퍼카 앞 늘씬 몸매 자랑까지
- ‘벽에 붙은 바나나’ 소더비 경매서 86억원 낙찰
-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정복 초읽기”… 한미약품 항암 신약, 내성 생긴 AML 환자 ‘완전관해’
- 이건희, ‘S급 천재’ 강조했는데…이재용 시대 “인재 부족”
- 추억의 모토로라, 보급형폰 ‘엣지 50 퓨전’ 韓 출시…“0원폰 지원 가능”
- 해외직구 겨울 인기상품 17%는 안전 기준 ‘부적합’
- 월 525만5000원 벌어 397만5000원 지출…가구 흑자 사상최대
- 저축은행 3분기 누적 순손실 3636억…“전분기 대비 손실 감소”
- 중견기업 10곳 중 7곳 “상속세 최고세율 30%보다 낮춰야”
- ‘117년 만의 폭설’ 유통업계 배송 지연 속출…“미배송·불편 최소화 노력”
- ‘깜짝 금리 인하` 한은 “보호무역 강화에 수출·성장 약화”
- 경강선 KTX 개통…서울-강릉 반나절 생활권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