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스타트업 ‘낫싱’이 삼성전자의 안방인 국내 시장에서 스마트폰을 처음 판매한다. 12일부터 사전 판매를 거쳐 15일 크림 오프라인 쇼룸 매장에서 출시한다.

다만 국내 소비자들이 휴대전화를 구매할 때 중요시하는 A/S(사후관리) 서비스가 빠르지 않고 제품에 뚜렷한 혁신 요소가 없어 돌풍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낫싱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성수동 카페 ‘타임 애프터 타임’에서 ‘폰2’ 국내 출시를 공식화했다.

아키스 에반겔리디스 낫싱 공동 창업자는 “한국이 보수적이라는 점은 알고 있지만 우리가 디자인 측면에서 강점이 있어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며 “삼성전자와 애플이 제공하지 않은 부분을 공략해 (한국에서) ‘써드(3위) 브랜드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낫싱은 지난해 7월 쿠팡 등을 통한 해외 직구대행 형태로 스마트폰 ’폰원‘을 국내에서 판매했다. 전파인증 역시 받지 않았다.

’외산 스마트폰‘의 무덤으로 불리는 국내 시장에서 실패 리스크를 낮추고 소비자 반응을 먼저 살피기 위해서다.

’폰1‘의 누적 판매량은 80만대 이상이다. 낫싱은 자사 제품이 초기 흥행했다고 판단, 투명한 디자인을 무기로 국내 정식 출시를 결정했다.

6.7인치 대화면을 탑재한 ’폰2‘는 전작처럼 투명한 디자인이다. 스마트폰 뒷면 커버가 투명한 소재라 그 속의 부품이 훤히 보인다.

뒷면의 LED(발광 다이오드) 조명으로 알림·벨소리를 표현하는 ’글리프 인터페이스‘ 디자인 역시 적용됐다.

60만원대 가격의 전작과 달리 프리미엄 모델이다. 가격은 89만9000원(저장용량 256GB 모델)과 109만9000원(512GB 모델)이다.

플래그십 제품답게 프리미엄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스마트폰 두뇌 역할을 하는 칩셋)를 적용했다. 지난해 8월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4·폴드4와 동일한 퀄컴 스냅드래곤8 플러스(+) 1세대를 택했다.

신제품은 이날부터 △11번가 △네이버 계열 리셀 플랫폼 ’크림‘ △카카오 선물하기 △프리즘 채널을 통해 예약구매할 수 있다.

또 15일부터 서울 상수동에 위치한 ’크림 상수 쇼룸‘에서 한정 수량으로 판매된다. 21일 오전 0시부터는 대기없이 바로 구매할 수 있다.

다만 정보기술(IT) 업계는 낫싱 스마트폰의 국내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본다.

낫싱이 직영 A/S 센터를 열지 않고 국내 출시를 준비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9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모토로라가 2년간 전국 46개 레노버 A/S센터를 통해 사후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에반겔리디스 낫싱 공동 창업자는 “한국 출시는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A/S를 지원해줄) 파트너를 확보하고 있는 중”이라며 “점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낫싱 관계자 측은 직영 오프라인 A/S센터는 준비되지 않았으나 접수 창구(이메일·전화 채널)는 마련했다고 부연했다. A/S 정책을 한국에서 진행하겠다는 의미지만 사후 서비스 품질과 속도를 중요시하는 내수 고객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판매 채널이 온라인 위주인 것도 진입장벽으로 꼽힌다. 모토로라는 알뜰폰(MVNO) 업체 ’LG헬로비전‘과 함께 유명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 ’픽미픽미‘에서 키오스크를 통해 고객의 스마트폰 구매를 도왔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낫싱‘이란 브랜드가 아직 생소한 만큼, 오프라인에서 제품을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더욱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