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컴도 쩔쩔매는 요즘 날씨 예측… AI-양자컴이 새 활로 열까

박정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23-07-07 03:00 수정 2023-07-07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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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처리 속도 1만 배 빨라져
딥러닝으로 극단 기상 현상 예측


양자컴퓨터에 사용되는 얇은 원반 모양의 부품 웨이퍼. 위키미디어 제공

지난달 27∼28일 광주에선 ‘게릴라 폭우’로 하루 만에 274mm 이상의 비가 왔다. 당시 기상청 슈퍼컴퓨터(슈퍼컴)는 전국 최대 강수량을 90mm로 계산했다. 좁은 곳에서 국지적으로 극한 기상 현상이 자주 발생하며 이를 예측하는 슈퍼컴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학계에선 더욱 정교하게 기상예측을 하기 위해 인공지능(AI)과 양자컴퓨터를 활용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치톈 중국 화웨이클라우드연구원 연구팀은 5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약 40년에 걸친 기상 데이터를 학습한 AI 기반 기상예측 시스템 ‘팽구웨더’를 공개했다.

팽구웨더는 1979∼2017년 전 세계 기상데이터를 학습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현존하는 최고 기상예측 시스템인 유럽중기기상센터(ECMWF) 예측 시스템과 비교했을 때 1만 배 이상 빠르면서 동일한 정확도를 보였다. AI가 처리해야 할 데이터를 여러 계층으로 나눠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한 번에 처리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오류 가능성을 낮췄다. 연구팀은 “팽구웨더는 극단적인 기상 현상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충분한 데이터를 학습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마이클 조던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 연구팀도 딥러닝을 활용한 AI 강수량 예측모델 ‘나우캐스트넷’을 네이처에 발표했다. 이 모델은 2048km×2048km 규모의 지역 내 강수량을 최대 3시간 전에 높은 정확도로 예측했다. 기존 첨단 강수예측 시스템이 예측한 결과와 비교했을 때 나우캐스트넷이 가장 높은 정확도를 보인 비중이 71%에 달했다.

양자컴퓨터를 기상 예측에 활용하는 방안도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펠릭스 테니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원은 2월 국제학술지 ‘미국기상학회보’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양자컴퓨터를 기상 예측에 활용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양자중첩 상태를 통해 데이터를 병렬적으로 동시에 처리하는 양자컴퓨터는 기상 예측에 필요한 방대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양자컴퓨터를 기상 예측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대와 중국 저장슈퍼컴퓨터혁신연구센터는 양자컴퓨터를 사용한 기상 예측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한국 기상청 또한 올해 초 기상청의 수치예보체계를 양자컴퓨터에 가동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박정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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