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미래의 기회비용까지 살펴야 성공적 금융 의사결정 가능”
박세영 노팅엄대 경영대 재무 부교수 , 정리=김윤진 기자
입력 2022-08-17 03:00 수정 2022-08-17 03:17
美-中 연구진 ‘실물옵션’ 방법론
현재 가치로 환산된 이익-비용 외
기회비용 감안 소비-투자 등 결정
“실물옵션 고려해야 큰 손실 막아”

사업가들은 연구개발 투자, 신시장 개척, 인수합병 등 굵직굵직한 금융 의사결정을 내릴 때 주로 ‘순현재가치(Net Present Value)’를 고려한다. 즉, 미래에 기대할 수 있는 이익과 비용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뒤 이익의 현재가치가 비용의 현재가치보다 클 때 사업에 뛰어든다. 하지만 이 방법이 가지는 치명적인 약점은 눈에 보이지 않는 기회비용을 고려할 수 없다는 점이다. 순현재가치만 보고 사업에 착수했다가 예상치 못한 큰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약점을 보완하고 기회비용까지 소비, 투자 등 중요한 금융 의사결정에 반영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한 연구가 나왔다.
미국 보스턴대와 중국 홍콩과기대, 미국 컬럼비아대 공동 연구진은 ‘실물 옵션(Real Option)’이란 개념을 활용해 기회비용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금융 의사결정 방법론을 제시했다. 실물 옵션은 ‘옵션’이라는 금융 상품으로부터 파생된 개념이다. 여기서 옵션은 금융시장에 존재하고 있는 다양한 금융 상품을 기초 자산으로 해 만들어진다. 대표적으로는 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하는 콜옵션과 팔 수 있는 권리를 뜻하는 풋옵션 등이 있다. 그런데 실물 옵션은 금융 상품 거래가 아니라 현실에 존재하고 있는 다양한 선택지를 채택할지 말지에 대한 기회에 가치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이 실물 옵션을 반영한 방법론은 금융에서의 옵션처럼 주어진 기회를 언제 최적으로 행사할지를 두고 가치 평가를 수행한다. 가령 65세라는 정년 이전에 은퇴할 기회, 신사업에 투자할 기회, 현재 사업을 종료하거나 더 크게 확장할 기회 등 선택과 관련된 다양한 의사결정에 가치를 부여한다. 만약에 사업의 순현재가치만을 고려한다면 은퇴는 65세 정년이 될 때까지 무조건 기다렸다가 하는 게 최고의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실물 옵션을 고려한다면 건강, 노후 계획 등 정년까지 버텼을 때 놓치게 될 삶의 가치가 더 클 수 있기에 누군가에게는 조기 은퇴가 최고의 선택일 수 있다.
이처럼 실물 옵션 방법론은 단순히 순현재가치에 기초한 ‘정적인’ 선택이 아니라 시간이 흐름에 따라 바뀌게 될 미래를 고려한 ‘동적인’ 선택이다. 예를 들어, 100억 원을 현금으로 보유한 사람이 11억5000만 원짜리 서울 아파트 한 채를 구매한 것과 2억3000만 원을 현금으로 보유한 사람이 대출을 받아 같은 가격의 아파트 한 채를 구매한 것은 다르다. 물론 금전적으로 신규 주택 구매 의사결정의 가치는 둘 다 똑같이 11억5000만 원이다. 하지만 실물 옵션의 관점에서는 후자의 경우 의사결정의 가치가 훨씬 비싸다. 2억3000만 원으로 주택을 구매한 사람은 전 재산을 주택에 쏟아부었을 뿐만 아니라 그 재산으로 할 수 있는 모든 대안을 포기한 것이기 때문이다. 전 재산이 창출할 수 있었던 기회비용의 미래 가치를 모두 합하면 실물 옵션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큰 상황일수록 실물 옵션의 가치가 커질 수 있다. 따라서 금융 의사결정 시 단순히 눈에 보이는 이익과 비용만을 따질 것이 아니라 ‘결정의 비용’과 ‘희생의 비용’을 꼼꼼히 살펴야 할 것이다.
박세영 노팅엄대 경영대 재무 부교수 seyoung.park@nottingham.ac.uk
정리=김윤진 기자 truth311@donga.com
현재 가치로 환산된 이익-비용 외
기회비용 감안 소비-투자 등 결정
“실물옵션 고려해야 큰 손실 막아”

사업가들은 연구개발 투자, 신시장 개척, 인수합병 등 굵직굵직한 금융 의사결정을 내릴 때 주로 ‘순현재가치(Net Present Value)’를 고려한다. 즉, 미래에 기대할 수 있는 이익과 비용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뒤 이익의 현재가치가 비용의 현재가치보다 클 때 사업에 뛰어든다. 하지만 이 방법이 가지는 치명적인 약점은 눈에 보이지 않는 기회비용을 고려할 수 없다는 점이다. 순현재가치만 보고 사업에 착수했다가 예상치 못한 큰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약점을 보완하고 기회비용까지 소비, 투자 등 중요한 금융 의사결정에 반영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한 연구가 나왔다.
미국 보스턴대와 중국 홍콩과기대, 미국 컬럼비아대 공동 연구진은 ‘실물 옵션(Real Option)’이란 개념을 활용해 기회비용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금융 의사결정 방법론을 제시했다. 실물 옵션은 ‘옵션’이라는 금융 상품으로부터 파생된 개념이다. 여기서 옵션은 금융시장에 존재하고 있는 다양한 금융 상품을 기초 자산으로 해 만들어진다. 대표적으로는 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하는 콜옵션과 팔 수 있는 권리를 뜻하는 풋옵션 등이 있다. 그런데 실물 옵션은 금융 상품 거래가 아니라 현실에 존재하고 있는 다양한 선택지를 채택할지 말지에 대한 기회에 가치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이 실물 옵션을 반영한 방법론은 금융에서의 옵션처럼 주어진 기회를 언제 최적으로 행사할지를 두고 가치 평가를 수행한다. 가령 65세라는 정년 이전에 은퇴할 기회, 신사업에 투자할 기회, 현재 사업을 종료하거나 더 크게 확장할 기회 등 선택과 관련된 다양한 의사결정에 가치를 부여한다. 만약에 사업의 순현재가치만을 고려한다면 은퇴는 65세 정년이 될 때까지 무조건 기다렸다가 하는 게 최고의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실물 옵션을 고려한다면 건강, 노후 계획 등 정년까지 버텼을 때 놓치게 될 삶의 가치가 더 클 수 있기에 누군가에게는 조기 은퇴가 최고의 선택일 수 있다.
이처럼 실물 옵션 방법론은 단순히 순현재가치에 기초한 ‘정적인’ 선택이 아니라 시간이 흐름에 따라 바뀌게 될 미래를 고려한 ‘동적인’ 선택이다. 예를 들어, 100억 원을 현금으로 보유한 사람이 11억5000만 원짜리 서울 아파트 한 채를 구매한 것과 2억3000만 원을 현금으로 보유한 사람이 대출을 받아 같은 가격의 아파트 한 채를 구매한 것은 다르다. 물론 금전적으로 신규 주택 구매 의사결정의 가치는 둘 다 똑같이 11억5000만 원이다. 하지만 실물 옵션의 관점에서는 후자의 경우 의사결정의 가치가 훨씬 비싸다. 2억3000만 원으로 주택을 구매한 사람은 전 재산을 주택에 쏟아부었을 뿐만 아니라 그 재산으로 할 수 있는 모든 대안을 포기한 것이기 때문이다. 전 재산이 창출할 수 있었던 기회비용의 미래 가치를 모두 합하면 실물 옵션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큰 상황일수록 실물 옵션의 가치가 커질 수 있다. 따라서 금융 의사결정 시 단순히 눈에 보이는 이익과 비용만을 따질 것이 아니라 ‘결정의 비용’과 ‘희생의 비용’을 꼼꼼히 살펴야 할 것이다.
박세영 노팅엄대 경영대 재무 부교수 seyoung.park@nottingham.ac.uk
정리=김윤진 기자 truth311@donga.com
비즈N 탑기사
‘책 출간’ 한동훈, 정계 복귀 움직임에 테마株 강세
조선 후기 화가 신명연 ‘화훼도 병풍’ 기념우표 발행
붕괴 교량과 동일·유사 공법 3곳 공사 전면 중지
명동 ‘위조 명품’ 판매 일당 덜미…SNS로 관광객 속였다
“나대는 것 같아 안올렸는데”…기안84 ‘100 챌린지’ 뭐길래- ‘전참시’ 이연희, 득녀 5개월만 복귀 일상…아침 산책+운동 루틴
- 국내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잠수함’ 기념우표 발행
- ‘아파트 지하주차장서 음주운전’ 인천시의원 송치
- 학령인구 감소 탓에 도심지 초교마저 학급 편성 ‘비상’
- 상속인 행세하며 100억 원 갈취한 사기꾼 일당 붙잡혀
송지효 씨제스와 결별, 백창주 대표와는 2년 전 이미 결별…‘앞으로의 활동은?’
은값 폭등에 60% 수익 낸 개미, 익절 때 왔나…“○○ 해소 땐 급락 위험”
대기업 일자리도 마른다… 작년 8만개 줄어 역대 최대 감소
‘위고비’ 맞자 술·담배 지출 줄었다…비만약, 생활습관 개선 효과
영유아 위협하는 ‘RSV’ 입원환자 증가…증상 세심히 살펴야- 다크 초콜릿서 ‘노화 늦추는’ 성분 발견…“많이 먹으란 얘긴 아냐”
- 수입물가 1년 7개월 만에 최대 상승…환율 급등 영향에 5개월 연속↑
- 美 3연속 금리 인하, 韓銀은 1월 동결 가능성
- 李, 쿠팡 겨냥 “국민 피해 주면 ‘회사 망한다’ 생각 들게 해야”
- 큰 무대만 서면 실수하는 나… ‘금메달 마인드’가 필요해[베스트 닥터의 베스트 건강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