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외국인 총수 지정’ 발표 연기…美 반대 의사 표명

뉴시스

입력 2022-07-29 10:08:00 수정 2022-07-29 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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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외국인도 대기업집단 총수(동일인)로 지정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 발표 시기를 미루기로 했다. 당초 다음 주 발표 예정이었지만 미국 상무부의 반대 의사 표명에 관계부처 협의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29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다음 달 1일 외국인도 대기업 총수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 관련 브리핑을 진행하고, 2일부터 입법예고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추가 협의를 요청해 발표 시기를 조정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입법예고 단계이기 때문에 협의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도 발표할 수 있지만, 사안의 민감성 등을 고려해 시간을 더 부여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공정위 관계자는 “관계부처에서 추가 검토한 뒤 협의하자고 요청을 했고, 저희도 충분히 협의를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가 고치려는 이번 개정안은 외국 국적을 보유한 한국계 인물도 총수로 지정할 수 있도록 동일인 지정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골자다. 동일인이란 기업의 실질적 지배자로 공정위가 의사결정 구조를 파악해 지정한다.

다만 외국인 총수에 대해서는 동일인 지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해 쿠팡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하면서도 경영자인 김범석 의장을 미국 국적이라는 이유로 동일인으로 지정하지 않고, 법인(쿠팡)을 동일인으로 지정했다.

그간 공정위는 경우에 따라 외국인이 형사 제재 대상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에 외국인의 동일인 지정 관련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외국인 특혜’ 논란이 계속되자 연구용역 등을 거쳐 제도 개선을 추진한 뒤 이번 개정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열린 실무회의에서 미국 상무부가 외국인 개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하는 문제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외국인 개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경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미국인 투자자가 제3국 투자자보다 불리해선 안 된다’는 최혜국 대우 규정을 위반해 미국과의 통상 마찰 우려가 있다고 보고 있다.

가령 에쓰오일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최대주주이고 아람코 소유주는 사우디 왕실이지만, 공정위는 동일인을 에쓰오일 법인으로 지정하고 있다. 만약 김 의장을 쿠팡 동일인으로 지정하면 역차별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

공정위 측은 미국과의 통상 마찰 우려 등에 대해 충분히 검토했고 이같은 우려를 해소시킬 방안을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공정위는 관계부처 협의 등을 거쳐 다음 달 둘째 주 정도에 개정안 발표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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