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B 공시 기준은 글로벌 표준…정부, 선제적 대폭 지원을”
장윤정 기자
입력 2022-07-20 03:00 수정 2022-07-20 03:33
연말 ESG 최종안 공표 앞두고 전문가 좌담
IFRS 재단 산하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의 초대 위원으로 선임된 백태영 성균관대 교수(왼쪽)와 강명수 한국표준협회장(가운데), 문철우 G7코리아 ESG위원장(성균관대 교수)이 ESG 공시가 불러올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투자자들에게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관련 명확한 투자 기준이 될 국제적 공시 기준이 이르면 올 연말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회계기준(IFRS) 재단 산하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가 ESG 공시 기준안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ISSB는 올해 3월 두 가지 기준 초안을 공개해 의견을 수렴 중으로 올 연말이면 최종안을 공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계공시의 표준을 제공하는 IFRS 재단은 자본시장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만큼 ISSB에서 제시할 ESG 공시 기준이 결국 ‘글로벌 표준’이 될 것이라는 게 우리 정부와 기업들의 관측이다. ISSB는 국제 표준이 될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을 제정하기 위해 작년 11월 IFRS가 설립한 독립된 기준 제정 기구다.
이런 가운데 ISSB의 전 세계 14명 창립위원 중 한 명으로 백태영 성균관대 교수가 14일 선임됐다. 3년 임기의 백 교수는 ISSB의 여러 ‘룰 세팅’에 참여하게 됐다. 우리 경제와 산업 구조의 특성 등을 국제사회에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백 교수의 창립위원 선출 소식이 전해진 뒤 백 교수와 주요 7개국(G7) 임팩트태스크포스(ITF·G7 차원에서 ESG 공시 등의 표준화 작업을 하는 팀) 최고위원으로 활동 중인 강명수 한국표준협회장, 문철우 G7 코리아 ESG 위원장이 ESG 공시 기준안이 한국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백 교수는 “ISSB 기준은 환경과 사회 이슈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한층 상세하게 공시해야 하는 것이 특징으로, 결국 ESG 공시와 회계 공시의 통합을 꾀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이 어려워하는 점을 잘 전달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대기업과 달리 중소·중견 기업들은 ESG 공시가 더 부담이 될 수 있다. ISSB 공시 초안에는 탄소배출과 관련해 직접배출(스코프1), 간접배출(스코프2)은 물론이고 고객사, 협력사 등 가치사슬 전반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량(스코프3)까지 모두 측정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강 회장은 “중소·중견 기업에까지 스코프3를 바로 적용하는 데는 무리가 있어, 적용기간을 유예하는 등과 같은 후발 국가에 대한 단계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위원장은 ESG 관련 사항의 의무 공시는 우리 기업의 ESG 성과를 견인하는 긍정적 역할을 하겠지만 반대로 자본시장에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 위원장은 “한국 기업들의 탄소배출 성적표가 좋지 않을 경우, 증시의 외국인·기관 투자가가 ‘탄소 배출 리스크’ 등을 고려해 한국 투자 비중을 줄이려 할 수 있다”고 했다.
문 위원장은 이어 “국제적인 공시 기준과는 별개로 투자 시장의 많은 주체들이 우리 기업들의 ESG 경영 전반을 갈수록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팜유 생산을 위한 열대우림 훼손 문제로 노르웨이 정부 연기금 등은 국내 모 대기업에 대한 투자를 철회한 바 있다.
기업들의 국제적인 공시 기준에 대한 대응과 실질적인 탄소 감축을 위해서는 산업정책 측면에서 정부의 선제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좌담회에서 나왔다.
강 회장은 “표준협회도 ESG 대응을 위한 교육, 컨설팅 등을 통해 우리 기업들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최근 미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IWAI(임팩트 가중회계 이니셔티브)와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기업의 환경, 사회 등에 미치는 임팩트를 화폐 가치로 측정하는 IWAI와의 협업을 통해 우리 기업들의 ESG 대응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ESG 공시를 꼭 무거운 ‘숙제’로 바라볼 이유는 없다는 조언도 나왔다. 백 교수는 “ESG 공시를 비용이 아닌 ‘투자’의 관점에서 전략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우리 수출업체가 빠르게 잘 대응하면 문제가 더 심각하거나 대응이 느린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해질 수도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SG 공시 관련 국제적인 표준 마련이 우리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투자자들에게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관련 명확한 투자 기준이 될 국제적 공시 기준이 이르면 올 연말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회계기준(IFRS) 재단 산하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가 ESG 공시 기준안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ISSB는 올해 3월 두 가지 기준 초안을 공개해 의견을 수렴 중으로 올 연말이면 최종안을 공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계공시의 표준을 제공하는 IFRS 재단은 자본시장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만큼 ISSB에서 제시할 ESG 공시 기준이 결국 ‘글로벌 표준’이 될 것이라는 게 우리 정부와 기업들의 관측이다. ISSB는 국제 표준이 될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을 제정하기 위해 작년 11월 IFRS가 설립한 독립된 기준 제정 기구다.
이런 가운데 ISSB의 전 세계 14명 창립위원 중 한 명으로 백태영 성균관대 교수가 14일 선임됐다. 3년 임기의 백 교수는 ISSB의 여러 ‘룰 세팅’에 참여하게 됐다. 우리 경제와 산업 구조의 특성 등을 국제사회에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백 교수의 창립위원 선출 소식이 전해진 뒤 백 교수와 주요 7개국(G7) 임팩트태스크포스(ITF·G7 차원에서 ESG 공시 등의 표준화 작업을 하는 팀) 최고위원으로 활동 중인 강명수 한국표준협회장, 문철우 G7 코리아 ESG 위원장이 ESG 공시 기준안이 한국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백 교수는 “ISSB 기준은 환경과 사회 이슈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한층 상세하게 공시해야 하는 것이 특징으로, 결국 ESG 공시와 회계 공시의 통합을 꾀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이 어려워하는 점을 잘 전달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대기업과 달리 중소·중견 기업들은 ESG 공시가 더 부담이 될 수 있다. ISSB 공시 초안에는 탄소배출과 관련해 직접배출(스코프1), 간접배출(스코프2)은 물론이고 고객사, 협력사 등 가치사슬 전반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량(스코프3)까지 모두 측정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강 회장은 “중소·중견 기업에까지 스코프3를 바로 적용하는 데는 무리가 있어, 적용기간을 유예하는 등과 같은 후발 국가에 대한 단계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위원장은 ESG 관련 사항의 의무 공시는 우리 기업의 ESG 성과를 견인하는 긍정적 역할을 하겠지만 반대로 자본시장에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 위원장은 “한국 기업들의 탄소배출 성적표가 좋지 않을 경우, 증시의 외국인·기관 투자가가 ‘탄소 배출 리스크’ 등을 고려해 한국 투자 비중을 줄이려 할 수 있다”고 했다.
문 위원장은 이어 “국제적인 공시 기준과는 별개로 투자 시장의 많은 주체들이 우리 기업들의 ESG 경영 전반을 갈수록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팜유 생산을 위한 열대우림 훼손 문제로 노르웨이 정부 연기금 등은 국내 모 대기업에 대한 투자를 철회한 바 있다.
기업들의 국제적인 공시 기준에 대한 대응과 실질적인 탄소 감축을 위해서는 산업정책 측면에서 정부의 선제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좌담회에서 나왔다.
강 회장은 “표준협회도 ESG 대응을 위한 교육, 컨설팅 등을 통해 우리 기업들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최근 미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IWAI(임팩트 가중회계 이니셔티브)와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기업의 환경, 사회 등에 미치는 임팩트를 화폐 가치로 측정하는 IWAI와의 협업을 통해 우리 기업들의 ESG 대응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ESG 공시를 꼭 무거운 ‘숙제’로 바라볼 이유는 없다는 조언도 나왔다. 백 교수는 “ESG 공시를 비용이 아닌 ‘투자’의 관점에서 전략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우리 수출업체가 빠르게 잘 대응하면 문제가 더 심각하거나 대응이 느린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해질 수도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SG 공시 관련 국제적인 표준 마련이 우리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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