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소식]서울회생법원 “주식-가상화폐 빚 경감”

동아일보

입력 2022-07-18 03:00:00 수정 2022-07-18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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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선 ‘빚투 조장’ 우려 목소리


서울회생법원이 개인회생 변제금 산정 시 주식이나 가상화폐 투자로 인한 손실금은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이를 두고 법원이 투기를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불공정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식 또는 가상(암호)화폐 투자 손실금의 처리에 관한 실무 준칙’을 제정해 1일부터 적용에 나섰다. 주식이나 가상화폐에 투자했다 손실을 본 경우 손실금의 액수나 규모를 원칙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회생을 보다 적극 돕겠다는 취지다.

개인회생 절차는 일정한 소득이 있는 채무자가 3년간 일정 금액의 변제금을 갚으면 남은 채무를 줄이거나 탕감해주는 제도다. 감당할 수 없는 규모의 빚을 진 이들의 사회 복귀를 도와준다는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여기서 변제금을 결정하는 핵심 기준은 월 소득 및 청산가치다. 청산가치는 채무자가 당장 처분할 수 있는 모든 재산을 고려해 산출되는데, 주식이나 가상화폐 투자로 본 손해액을 청산가치에서 빼기로 한 게 이번 조치의 핵심이다. 가령 A 씨가 3억 원을 투자한 비트코인이 시세 급락으로 현재 5000만 원어치밖에 남지 않았다면, 개인회생을 신청한 A 씨의 변제금은 5000만 원을 기준으로 잡히는 것이다. 청산가치가 줄어드는 만큼 갚아야 할 돈도 줄어든다.

서울회생법원은 이번 준칙을 마련한 배경에 대해 “가상화폐 등 투자 실패로 20∼30대의 부채에 대한 부담이 날로 커지고 있고, 개인회생 신청 또한 증가하고 있다”며 “투자 실패로 파탄에 빠진이가 회생 절차로 경제활동에 복귀하는 것이 파산 뒤 기초수급자로 전락하는 것보다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법원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여론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가장 많은 비판은 법원이 ‘빚투(빚내서 투자)’를 조장한다는 우려다. 일각에서는 투자금을 모두 잃더라도 ‘개인회생 신청하고 안 갚으면 그만’이라는 식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만연해질 거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자산에 투자했다가 빚이 생겨 성실히 갚아 나가는 사람들에겐 상대적 박탈감을 안길 수 있고, 개인의 빚을 세금으로 충당하게 돼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반면 법조계에서는 서울회생법원의 조치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한 전문가는 “직원들의 회생 문제로 상담을 의뢰하는 법인 수가 기존보다 2배로 늘어나는 등 개인 도산 문제가 심각해질 조짐이 있다”며 “회생 절차 없이는 젊은층의 재기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필요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번 서울회생법원의 준칙은 서울 거주자 혹은 서울에 직장을 두고 있는 채무자가 아니면 적용받을 수 없다. 서울 다음으로 개인회생 신청이 많은 수원을 비롯한 부산, 인천 등 대다수 지방법원은 이와 관련한 별도의 기준이 아직까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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