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넘어 민간서 활용… ‘스페이스 데이터’ 판 커진다

전남혁 기자

입력 2022-06-14 03:00 수정 2022-06-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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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컴-KT 등 국내기업들 속속 가세
‘누리호’ 발사 성공땐 사업 본격화
재활용 발사체 등장… 민간 참여 활짝



지난달 25일(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이 굉음을 내며 우주로 발사됐다. 이 로켓에는 한글과컴퓨터의 국내 첫 지구 관측용 민간위성인 ‘세종 1호’가 실려 있었다. 세종 1호는 다음 달부터 지상 약 500km 궤도에서 하루에 12∼14번씩 지구를 선회하며 지구 관측 영상 데이터를 확보할 예정이다. 수집된 데이터는 한컴 측으로 실시간 전송된다.

위성 이미지를 수집·분석해 다양한 산업 영역에 활용하는 ‘스페이스 데이터’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 KT 등 국내 기업들도 이 분야에 뛰어들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여기에 15일로 예정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2차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져 국내 발사체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국내 스페이스 데이터 산업에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업계에선 기대하고 있다.


스페이스 데이터는 공공 분야뿐만 아니라 농업, 부동산, 금융,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임새가 넓어지고 있다. 식량 자원 모니터링을 통한 흉작 예측, 수자원 분석을 통한 가뭄·홍수 예측, 선박·물류 추적 및 온실가스 모니터링 등이 대표적이다. 최명진 한컴인스페이스 대표는 “위성 데이터 사업은 특성상 국방이나 군사, 재해·재난 대응 등의 영역에서 주로 활용돼 왔지만 지금은 민수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글과컴퓨터는 내년 상반기(1∼6월)에 세종 2호를 추가로 발사하고, 5년 내 50기 이상을 발사하며 군집위성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T SAT도 지난달 스페이스 데이터 사업 진출을 본격화한다고 선언했다. KT SAT은 미국 위성영상 제공 및 분석 기업인 블랙스카이와 고해상도의 위성 이미지를 공급받는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다. CJ그룹도 곡물 구매 효율화를 위해 인공위성이 확보하는 토양수분, 기온, 강우량 등 기상 예측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위성을 발사하게 되면 데이터 확보 주기가 단축되고, 위성 데이터를 많이 쓸수록 예측 정확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글로벌 리서치기업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위성 이미지 데이터 시장 규모는 지난해 59억 달러에서 2026년 167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주산업 전문 컨설팅 회사인 유로컨설트에 따르면 상업적으로 정보를 판매하는 위성은 현재 약 270기에서 2030년에는 약 550기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 대표는 “팰컨9 등 재활용 가능한 발사체의 등장으로 위성 발사 비용이 과거의 10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다”며 “천문학적인 비용 때문에 국가 주도로 진행될 수밖에 없었던 우주 산업에 민간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도 스페이스 데이터 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위성 정보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과 의사결정 지원 등을 목표로 지원 사업을 추진한다. 위성 정보의 다양화 및 부가가치화로 공공·민간 분야를 지원하기 위해 올해부터 2026년까지 총 439억5000만 원이 투입된다.

누리호 시험발사를 계기로 장기적으로 국내에서 발사체 기술이 성공적으로 확보되면 스페이스 데이터 사업에도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최 대표는 “(국내에서) 발사체 기술이 확보된다면 국내에서 발사가 가능해지고 가격도 더욱 저렴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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