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긴급고용안정자금 239억 잘못 줬다가 4월 재보선 뒤 환수

뉴시스

입력 2021-06-23 16:30:00 수정 2021-06-23 16:3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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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등 2만3000명에 지원금 일부 환수통지서 발송
고용부 행정 미비로 중복 지급…작년 말 환수대상자 확인
고지서 발송은 올해 4월6일 전결…4·7 재보궐 선거 고려?
환수 늦어지면 가산금 부과 공지…수급자에 '책임전가' 지적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프리랜서, 특수고용형태 종사자에게 지급한 ‘긴급고용안정자금’ 150만원 중 일부에 대해 중복 지원을 이유로 4·7 재보궐선거 하루 전인 4월6일 환수 납입고지서를 발송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환수 대상자는 약 2만3000명, 총 환수 요청 금액은 약 239억원에 달한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실시한 특별지원사업 등으로 중복 지원금을 수급한 프리랜서 등에 돈을 돌려받겠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환수 고지서가 4월 재보선을 하루 앞두고 발송돼 선거를 의식해 시점을 조절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또 환수 납입고지서에는 국세체납 처분 절차를 적용한다고 명기돼 정부의 행정 미비로 발생한 잘못을 수급자에 책임을 전가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22일 김은혜 의원실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지난 4월6일 ‘코로나19 긴급고용안정지원금 환수 결정에 따른 납입고지서 발부 알림’이라는 제하의 공문을 전결 처리하고 환수대상자에게 우편을 발송했다. 고지서는 5월 중순께 각자에 배송됐다.

문제는 해당 공문 처리가 지난 4월7일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가 치러지기 하루 전 이뤄졌다는 점이다.

고용부는 지난해 12월 환수대상자를 상대로 문자를 보내 ‘일부 금액이 차감되지 않고 지급됐다’며 ‘해당 금액에 대해서는 환수조치하겠다. 반납고지서는 2021년 초에 발부하겠다’고 알린 바 있다.

뒤늦게 공문을 받은 대상자들은 4개월이 지난 후에야 우편을 발송한 사유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고용부 측은 “환수고지서는 꾸준히 보냈다. 4월 전에도 고지서는 일부 발송됐다”며 재보선을 고려한 결정은 아니라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말했다. 그러면서도 “(내부에서) 사업적으로 여유가 생겨 4월에 일시적으로 많이 나가긴 했다”고 또 다른 통화에서 밝혔다.


고용부, 환수 늦어지면 가산금 물리겠다는데…수급자에 ‘책임전가’ 지적

환수고지서의 공문 내용 역시 논란의 소지가 있다.

고용부는 공문에 ‘(환수) 납기일이 도과(徒過)될 경우 법에서 정한 독촉 및 징수 등의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고 명기했다.

김은혜 의원 측은 “고용부에 확인한 결과 이는 ‘국세체납 처분 절차’를 의미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즉 해당 기한까지 중복으로 받은 지원금을 돌려주지 않는다면 이자 등 가산금을 부과하겠다는 뜻이다.

정부의 행정처리 미숙으로 지원금이 중복돼 지급됐는데, 이에 가산금을 부과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용부는 작년 5월 보도자료를 통해 긴급고용안정자금 지원 제도를 홍보하며 ‘해당 지원금과 유사한 성격의 지원금 등은 동시에 받을 수 없다’면서도 ‘기 지원받은 금액이 동 사업의 지원금보다 적다면 차액은 지원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서울특별시의 경우 작년 5월4일 특수고용·프리랜서에 50만원을 지원을 발표, 6월말 지급을 완료했다.

그렇다면 같은 해 8월 초에 지급된 고용부의 긴급고용안정자금은 당초 전액인 150만원에서 서울시가 지급한 50만원을 제외한 차액인 100만원만 지급돼야 한다. 그러나 다수의 지원금 신청자에 차감 후 금액인 100만원이 아닌 150만원 전액이 지급된 점이 확인됐다. 명백한 고용부의 실수다.

그러나 고용부는 약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야 중복 지원금을 환수하겠다며 특정 기한까지 돈을 돌려주지 않으면 이자까지 붙이겠다고 통보한 것이다. 고용부의 잘못을 수급자에 미뤘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환수결정문을 보내기 위한 등기우편료도 약 6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지난해 말 대상자가 확정이 되었음에도 선거 하루 전 전결을 하고 환수통지문을 보낸 것은 다분히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며 “특히 이번 환수결정은 정부의 행정 미비로 발생한 것으로 국세체납 처분 절차를 적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현재 여당과 정부는 5차 재난지원금을 논의 중인 상태다”며 “그런데 지급된 지원금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채 선별 지급이니 보편 지급이니 승강이를 벌이는 안일하고 아마추어적인 인식으로 국민에게 허탈감만 안겨주고 있다. 재난지원금이 정말 필요한 곳에 적시성을 갖고 집행될지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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