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불티난 ‘후’-‘오휘’… LG생건 ‘K뷰티 왕좌’ 올랐다
사지원 기자
입력 2021-02-05 03:00 수정 2021-02-05 09:31
작년 매출 5조5524억 최대실적
사상 최초로 아모레퍼시픽 눌러
LG생건, 온라인 강화하고 고급화
아모레는 중저가 육성한게 패착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처음으로 LG생활건강에 화장품 업계 1위 자리를 내줬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타격으로 휘청이는 사이 LG생활건강이 브랜드 고급화로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두 업체의 성적표가 뚜렷이 갈렸다는 분석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3일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이 4조9301억 원, 영업이익이 1507억 원으로 2019년보다 각각 21.5%, 69.8%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순이익은 220억 원으로 전년 대비 92.2% 하락했다.
실적 하락의 가장 큰 요인은 화장품 매출 부진이었다. 화장품 계열사 중 가장 큰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매출은 4조4322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 하락했다. 4조 원대 매출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영업이익도 2019년 4278억 원에서 1430억 원으로 67% 급감했다.
이니스프리 등 다른 계열사 실적도 떨어졌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면서 오프라인 채널의 매출이 떨어진 데다 인건비 등 일회성 비용이 들어가면서 영업이익이 전반적으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은 2017년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영업이익이 하락해 왔다.
반면 라이벌 기업 LG생활건강은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화장품 부문 매출은 5조5524억 원으로 아모레퍼시픽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영업이익도 9647억 원으로 전년보다 7.5% 늘어났다.
지난해 화장품 시장이 전체적으로 역신장한 가운데 두 업체의 희비를 가른 것은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였다. LG생활건강의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후’ ‘오휘’ ‘숨’ 등이 중국에서 크게 인기를 끌었다. 대표 브랜드 ‘후’는 지난해 연 매출 2조6000억 원을 달성했다. 2018년 중반 온라인 중심으로 사업 축을 재편하는 등 디지털 전략을 일찍 세웠던 것도 유효했다는 평가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중국 화장품 매출은 2019년 대비 21% 성장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의 럭셔리 브랜드 선전은 기존에 판매하던 제품 외에 시장이 원하는 바를 일찍 인지하고 잘 대응한 사례”라고 말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해외에서 이니스프리 같은 중저가 브랜드를 강화한 게 악수가 됐다. 외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높았던 저가 로드숍 브랜드 인기가 한풀 꺾였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아시아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오프라인 중심 경영도 코로나19 상황에서 큰 타격이 됐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초까지도 매장을 확대하다 뒤늦게 사업 구조조정에 나섰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사업 체질 개선을 통해 올해는 그룹 매출 5조6000억 원과 영업이익 38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사상 최초로 아모레퍼시픽 눌러
LG생건, 온라인 강화하고 고급화
아모레는 중저가 육성한게 패착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처음으로 LG생활건강에 화장품 업계 1위 자리를 내줬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타격으로 휘청이는 사이 LG생활건강이 브랜드 고급화로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두 업체의 성적표가 뚜렷이 갈렸다는 분석이다.
○ K뷰티 ‘2강 기업’의 상반된 실적
아모레퍼시픽그룹은 3일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이 4조9301억 원, 영업이익이 1507억 원으로 2019년보다 각각 21.5%, 69.8%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순이익은 220억 원으로 전년 대비 92.2% 하락했다.
실적 하락의 가장 큰 요인은 화장품 매출 부진이었다. 화장품 계열사 중 가장 큰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매출은 4조4322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 하락했다. 4조 원대 매출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영업이익도 2019년 4278억 원에서 1430억 원으로 67% 급감했다.
이니스프리 등 다른 계열사 실적도 떨어졌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면서 오프라인 채널의 매출이 떨어진 데다 인건비 등 일회성 비용이 들어가면서 영업이익이 전반적으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은 2017년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영업이익이 하락해 왔다.
반면 라이벌 기업 LG생활건강은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화장품 부문 매출은 5조5524억 원으로 아모레퍼시픽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영업이익도 9647억 원으로 전년보다 7.5% 늘어났다.
○ 중국과 온라인 시장 공략 여부가 희비 갈라
지난해 화장품 시장이 전체적으로 역신장한 가운데 두 업체의 희비를 가른 것은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였다. LG생활건강의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후’ ‘오휘’ ‘숨’ 등이 중국에서 크게 인기를 끌었다. 대표 브랜드 ‘후’는 지난해 연 매출 2조6000억 원을 달성했다. 2018년 중반 온라인 중심으로 사업 축을 재편하는 등 디지털 전략을 일찍 세웠던 것도 유효했다는 평가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중국 화장품 매출은 2019년 대비 21% 성장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의 럭셔리 브랜드 선전은 기존에 판매하던 제품 외에 시장이 원하는 바를 일찍 인지하고 잘 대응한 사례”라고 말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해외에서 이니스프리 같은 중저가 브랜드를 강화한 게 악수가 됐다. 외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높았던 저가 로드숍 브랜드 인기가 한풀 꺾였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아시아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오프라인 중심 경영도 코로나19 상황에서 큰 타격이 됐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초까지도 매장을 확대하다 뒤늦게 사업 구조조정에 나섰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사업 체질 개선을 통해 올해는 그룹 매출 5조6000억 원과 영업이익 38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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