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아마추어 디자이너용 모니터, 크로스오버 27Q3

동아닷컴

입력 2019-01-07 13:17 수정 2019-01-07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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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용 모니터가 정말 저렴한 시대다. 20만원 정도면 27인치 제품, 30만원 이하에 32인치 제품을 살 수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대기업뿐 아니라 다수의 중소기업들까지 모니터 시장에서 경쟁을 하다 보니, 화면은 커지고 가격은 점점 내려가고 있다.

크로스오버 27Q3 AHIPS 리얼 AdobeRGB 미인(출처=IT동아)

다만, 제조사 입장에서 단순히 가격대비 화면 크기만 가지고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데는 한계가 분명하다. 뭔가 경쟁사와 차별화될 만한 재주가 필요하다. 그래서 최근에는 게임에 특화된 게이밍 모니터, 그래픽 작업에 최적화된 디자이너용 모니터 등도 적잖게 눈에 띈다. WQHD 고해상도와 Adobe RGB 99% 컬러, AH-IPS 패널 등을 지원하는 크로스오버존의 27 인치 급 제품인 ‘크로스오버 27Q3 AHIPS 리얼 AdobeRGB 미인(이하 크로스오버 27Q3) 역시 그래픽 작업용 모니터를 지향하는 제품 중 하나다.

수수한 디자인 아쉽지만 리모컨 기본 제공은 환영

크로스오버 27Q3의 전면 디자인은 그리 화려하지 않다. 화면 주변 베젤의 표면에 헤어라인 무늬를 넣어 금속 질감을 흉내 내려 했지만 살짝 만져 보기만 해도 플라스틱 느낌이 확연하다. 일체형이 아니라 4개로 분할된 베젤을 이용한 점 역시 디자인 상의 감점 요소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용에 불편을 주지는 않는다.

화면을 둘러싼 베젤은 품질감이 아쉽다(출처=IT동아)

각종 조작을 위한 OSD용 버튼은 후면 우측 하단에, 각 버튼에 대한 설명은 전면 좌측 하단에 인쇄되어 있다. 후면의 버튼부가 1cm 정도만 좀더 오른쪽으로 이동했더라면 전면의 버튼 설명 바로 뒤쪽에 버튼이 위치하게 될 테니 좀 더 직관적이고 편리했을 것 같다. 참고로 후면 OSD 버튼부가 마치 탈착식 같은 디자인인데, 실제로는 탈착되지 않는다.

각종 조작을 위한 OSD용 버튼(출처=IT동아)

조작부의 구성에 다소 아쉬움이 있더라도 큰 단점이 아닌 건 크로스오버 27Q3이 기본적으로 무선 리모컨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는 특히 방송 수신용 셋톱박스나 콘솔 게임기(PS4 등)을 연결해서 이용할 때도 편리하다. 이를 이용해 모니터의 전원, 음량, 메뉴 이동/선택 등의 손쉽게 할 수 있다.

동봉된 무선 리모컨(출처=IT동아)

참고로 PC 모니터에 케이블TV나 IPTV용 셋톱박스를 연결해 이용할 때 셋톱박스용 리모컨과 모니터용 리모컨을 따로 써야 한다면 상당히 불편하다. 하지만 크로스오버 27Q3의 경우는 올레TV(IPTV) 및 스카이라이프(위성방송)용 리모컨에서도 설정 후 통합 조작이 가능한 점을 확인했다. 이를테면 올레TV용 리모컨 1개만 가지고도 크로스오버 27Q3의 전원을 켜고 끄거나 음량 조절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다른 IPTV나 케이블TV용 리모컨에서도 무난히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본체 뒤쪽과 아래쪽을 보니

모니터 후면 커버는 살짝 가죽 느낌이 드는 표면 처리를 해서 나름의 디자인 포인트를 줬으며 5W 출력의 스테레오 스피커를 탑재해 별도 스피커 없이 사운드의 출력이 가능하다. 음량 자체는 생각보다 큰 편이지만 음질 자체는 다소 밋밋하다. 좀 더 좋은 소리를 들으려면 별도의 스피커를 이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후면 중앙에 VESA 규격(10 x 10 cm) 마운트 홀이 있기 때문에 별도의 모니터 마운트를 달아 벽걸이용 등으로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본체 후면 디자인(출처=IT동아)

모니터 본체를 지탱하는 손잡이 겸 스탠드 부분은 상당히 견고해 보이는 금속재질에, 디자인 자체도 독특하다. 크로스오버 27Q3의 디자인이 다소 밋밋한 편이지만, 스탠드 만은 확실히 눈에 띄기 때문에 전반적인 디자인 만족도를 높이는 데 한 몫을 한다. 스탠드는 화면의 전후 각도만 조절할 수 있는 틸트(tilt) 기능 정도만 지원하고 그 외의 기능은 없다.

후면 연결 인터페이스(출처=IT동아)

각종 연결 인터페이스는 후면 하단에 위치하고 있으며, 모든 단자가 아래쪽을 향하고 있어서 벽걸이 형태로 모니터를 설치할 때도 지장을 주지 않는다. DP, RGB(D-Sub), DVI, HDMI, 음성 입력, 그리고 전원 입력 포트를 각 1개씩 갖췄다. HDMI나 DP로 입력되는 음성 신호를 별도의 스피커로 출력하는 음성 출력 포트까지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아쉽게도 그건 없다. 그리고 본체 구성품으로 DVI 케이블을 제공하는데, 이 대신 HDMI 케이블을 제공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Adobe RGB 99%, AH-IPS, WQHD, 그리고 전문가의 튜닝까지?

크로스오버 27Q3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사항은 역시 화면이다. LG전자에서 생산한 AH-IPS 광시야각 패널을 탑재하고 있어서 측면이나 위쪽, 혹은 아래쪽에서 보더라도 이미지의 왜곡이 거의 없으며, 전반적인 컬러 표현능력도 양호하다. 기존의 풀HD(1920 x 1080) 해상도보다 한층 높은 정밀도의 화면을 볼 수 있는 WQHD(2560 x 1440) 해상도를 지원하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크로스오버 27Q3의 주요 기능(출처=IT동아)

무엇보다도 어도비 RGB(Adobe RGB) 99% 색역을 지원하며, 10bit 컬러에 상당하는 컬러 표현능력을 발휘하는 8bit+FRC 규격 역시 지원하므로 포토샵, 프리미어 등의 그래픽 편집 소프트웨어를 이용할 때 본연의 컬러를 왜곡 없이 표현한다. 상업적인 그래픽 콘텐츠를 제작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어떤 디스플레이에서도 위화감 없는 컬러를 보여줘야 하는 점인데, 이런 의미에서 크로스오버 27Q3는 가격대 성능비가 상당히 우수한 디자이너용 모니터다.

다만 20만원대라는 제품 가격대의 한계 때문에 고가의 전문가용 모니터에서 지원하는 하드웨어 캘리브레이션(컬러 최적화)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다. 대신 다소 독특한 방법으로 유사한 기능을 제공하는데, 크로스오버존에서는 컬러테크 연구소의 김환 교수가 크로스오버 27Q3용으로 직접 튜닝한 컬러 프로파일을 사용자에게 직접 제공한다.

컬러테크 연구소의 김환 교수가 직접 튜닝한 프로파일을 제공한다(출처=IT동아)

크로스오버존 홈페이지를 통해 프로파일이 담긴 파일을 다운로드 할 수 있으며, 윈도우의 색 관리 메뉴를 통해 적용 가능하다. 물론 하드웨어 캘리브레이션 수준의 균일한 컬러 품질은 기대할 수 없겠지만(같은 모델이라도 조금씩 편차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이 정도면 상당히 성의 있는 고객 서비스다.

의외의 게이밍 관련 기능도 타수 탑재

디자이너용 모니터를 지향하긴 하지만 의외로 게이밍 관련 기능도 상당수 지원한다. 이를테면 빠르게 움직이는 화면을 좀더 또렷하게 표현하는 동적명암비 기능(명암비를 1,000 : 1에서 5백만 : 1로 향상시킴), 4 : 3 화면비 적용 모드, FPS를 위한 조준선 모드, 그리고 그래픽카드의 프레임과 모니터의 주사율이 어긋날 때 화면 일부가 일그러지는 티어링 현상을 최소화하는 프리싱크 기능(AMD 그래픽카드에서만 지원) 등도 지원하기 때문이다.

의외의 게이밍 관련 기능을 다수 제공한다(출처=IT동아)

그리고 본래 60Hz인 화면 주사율을 최대 100Hz까지 증폭시켜 좀더 부드럽게 움직이는 화면을 볼 수 있는 부스트클럭 기능(엔비디아 그래픽카드에서만 지원) 역시 눈에 띈다. 다만, 크로스오버 27Q3의 자체 응답속도 자체가 6ms(GTG) 수준으로 아주 빠른 편은 아니기 때문에 게이밍 전용으로 이 제품을 구매하는 건 그리 적합하지 않은 듯 하다. 이 제품의 장점을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는 건 역시 그래픽 작업을 할 때다. 장시간 작업을 할 때 눈의 피로를 줄여주는 플리커프리 기능(깜박임 감소) 및 로우블루라이트(청색광 감소) 기능을 제공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가성비 중시하는 아마추어 디자이너용?

크로스오버 27Q3 AHIPS 리얼 AdobeRGB 미인은 2018년 1월 인터넷 최저가 기준 28만 9,000원에 팔리고 있는 제품으로, 디자이너용 제품을 표방하는 모니터로선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대기업 제품 대비 브랜드 인지도가 낮고, 디자인이나 재질감 면에서 다소 아쉬운 면이 있다. HDMI 케이블을 기본 제공하지 않는 것도 단점이다. 하지만 어도비 RGB 99% 및 10bit(8bit+FRC) 컬러, WQHD 해상도 및 AH-IPS 패널 지원 등, 모니터로서의 기본기는 충실한 편이다. 하드웨어 캘리브레이션 기능을 지원하지 않기에 본격적인 상업용 콘텐츠 제작용 모니터로 쓰기엔 다소 미흡하지만, 저렴한 가격을 중시하는 아마추어 디자이너용이라면 구매를 생각해 볼 만 하다.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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