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을 휩쓴 게임시장 키워드 TOP5

동아닷컴

입력 2018-12-27 18:39 수정 2018-12-27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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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무술년'도 이제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2018년 게임업계는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게임업계에 실망과 좌절, 기쁨과 희망 등 다사다난한 일들이 벌어진 한 해 이기도 했다.

특히, 오랜 시간 인기를 누려온 인기 프렌차이즈의 몰락과 새로운 타이틀의 등장, 중국 게임 시장의 급격한 변화로 인한 세계 유수 게임사들의 침체 등 유난히 굵직했던 일이 발생했던 것이 사실.

그렇다면 숨 가쁘게 지나간 2018년 한 해 동안 게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은 무엇이 있었을까?

배틀필드5 이미지(출처=게임동아)


- Uneducated People

Uneducated People(배우지 못한 자들). 올 한해 국내를 넘어 전세계 게임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논란으로 지목된 단어라 할 수 있다. 배틀필드5의 개발사 다이스의 전 대표를 지낸 인물이자 EA의 CDO(수석 디자이너)였던 패트릭 쇠더룬드의 이 발언은 그야말로 전세계 게이머들을 들쑤셔 놓았다.

지난 6월 해외 게임 웹진인 '가마수트라'와의 인터뷰에서 패트릭 쇠더룬드는 배틀필드5의 트레일러 영상에 '의수를 찬 여성이 전장에 등장하는 것은 2차 세계대전의 고증에 맞지 않는다'는 게이머들의 의견에 대해 "게임 시나리오를 이해하지 못하는 교육받지 못한 사람(Uneducated People)들은 두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게임을 사든지 아니면 게임을 사지 않던지"라는 발언을 내뱉었다.

이 발언의 파장은 실로 어마무시했다. 가뜩이나 게임의 고증에 민감한 이들에게 최근 미국의 영화, 만화, 드라마에 이르기까지 엔터테인먼트 전 분야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그릇된 PC(Political Correctness/정치적 올바름)운동이 게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결과로 낳아 게임성과 무관하게 배틀필드5는 엄청난 이슈의 중심이 되었다.

현재까지 결과는 누가 배우지 못한 사람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준 상황이 되었다. 전세계 FPS 시장을 양분하는 대형 FPS 프렌차이즈 시리즈이자 EA의 간판 타이틀인 배틀필드5의 평가가 그야말로 역대 최악으로 치달았고, 라이벌 작품인 콜오브듀티의 예약 판매량에 절반도 채우지 못한 데다, 게임 평가 역시 혹평 일색이 되었으니 말이다.

더욱이 출시된지 1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배틀필드5는 반값 세일에 들어가 제 값을 주고 구매한 이들에게 또 다시 분노를 일으키기도 하는 등 개발자의 실언과 성급한 수뇌부의 결정 덕에 게임 타이틀의 존속이 위태로워지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디아블로 이모탈(출처=게임동아)


- 디아블로 이모탈

블리자드의 대규모 이벤트 블리즈컨은 전세계 게이머들의 이목을 사로잡는 행사다. 디아블로,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 스타크래프트 등 세계 게임 시장을 들썩이게 만드는 신작과 새로운 소식 그리고 유저들이 함께 만드는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되는 곳이 바로 블리즈컨이다.

하지만 올해 블리즈컨의 분위기는 싸늘하다 못해 역대 최악의 평가를 받고 있는 중이다. 바로 디아블로 시리즈의 모바일 버전인 ‘디아블로 이모탈’(이하 디아블로M) 때문. '디아블로M'은 블리자드 최초의 모바일 전용 게임(하스스톤은 모바일, PC 멀티 플랫폼)이자 야만용사, 성전사, 악마사냥꾼 등 기존 디아블로 세계관의 캐릭터와 지역 그리고 콘텐츠를 모두 만나볼 수 있다는 블리자드의 발표와 함께 이번 블리즈컨 2018에서 메인을 장식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싸늘하다 못해 얼어붙을 정도로 반응은 냉랭하기만 했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블리자드의 메인 타겟 층은 PC나 콘솔 패키지를 즐기는 게이머들에게 디아블로의 신작이 나올 것이라며 언론 플레이를 진행했지만, 정작 나온 것은 그들이 그토록 싫어해 마지 않았던 모바일게임이었고, 기존 디아블로3와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더욱이 블리자드에서 직접 개발한 것이 아닌 중국 업체에게 외주를 주었다는 것도 큰 문제였다. 블리자드의 중국 퍼블리셔인 넷이즈는 모바일게임의 개발력은 인정을 받았으나, 배틀그라운드, 던전앤파이터 등의 표절 게임을 다수 개발한 바 있는 이른바 '짝퉁'게임으로 악명이 높은 회사였다.

더욱이 디아블로3와 매우 유사한 '디아M'을 출시한 전적까지 있는 회사가 '디아블로M'의 개발을 맡았다는 소식은 게이머들에게 “’디아블로’라는 인생 게임 시리즈가 중국 시장에서 돈을 벌기 위한 돈벌이용으로 전락했다”는 것으로 해석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논란은 아직도 현재 진행 형으로 진행 중이며, 얼마전 급작스러운 히어로즈오브더스톰(히오스)의 e스포츠 리그 중단과 맞물리며, 블리자드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WHO 로고(출처=게임동아)


- WHO 게임장애 질병 코드 등재

2018년 초 전세계 게임업계에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바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ICD-11(세계질병분류)에 게임장애(Gaming disorder)를 질병으로 등재하는 것을 추진하겠다는 것을 밝힌 것. 이 소식에 대해 각계각층의 반응은 첨예하게 엇갈렸다.

ICD-11의 게임중독 장애는 일상생활보다 우선시되는 것 문제가 되는 것을 알고도 해결하지 못하고 지속되거나 증가하거나 최소 12개월 이상 여러 영역의 기능에 심각한 손상이 있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특히, SNS, 온라인 도박, 일반 검색도 제외되는 것은 물론, 우울증, 강박증, 사회공포증, 조현병 등의 일반적인 정신 질환에 관련된 증세와 겹치지 않아야 하는 등 매우 보수적으로 구분이 되어 있어 많은 이들이 우려하는 게임에 대한 모든 부작용을 질병으로 몰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것이 사실.

하지만 게임업계에서는 게임에 대한 질병 코드가 등재되는 것 자체가 게임산업 전반에 큰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는 상황. 이에 한국콘텐츠진흥원과 다양한 게임업체들의 협력 대응이 추진되는 중이며, 지난 10월에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ICD-11의 게임장애 코드 등록에 대해 보건의료분야의 준비가 시급하다는 의견이 공론화되기도 했다.

중국 이미지(출처=게임동아)


- 중국 게임 규제

세계 최대의 게임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의 게임규제도 2018년 가장 뜨거웠던 소식 중 하나다. 지난 8월 30일 중국 정부는 중국에서 서비스 되는 PC와 모바일을 포함한 네트워크 IT 기기 사용을 제한하는 조항을 발표했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에 의해 시작된 이번 조치는 중국의 교육부 및 8개 부처가 합동으로 발표한 공식 성명서를 통해 게임 타이틀의 수와 인터넷 게임의 사용량을 규제하는 것은 물론, 연령에 맞는 경보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더욱 큰 문제는 중국 게임사들이 서비스할 수 있는 게임의 총량을 제한한다는 소식도 함께 발표됐다는 것. 기업에서 서비스하는 게임의 수를 정부에서 통제하겠다는 사실상 사전 검열에 가까운 정책이 펼쳐지게 되는 셈이다. 이 발표 이후 중국의 최대 게임 기업인 텐센트는 홍콩 증권거래소에서 주가가 5% 이상 하락했으며, 나스닥 증권 거래소에 상장된 퍼펙트 월드는 7.2%까지 급감하는 하락세를 기록하는 등 곧바로 그 여파가 드러났다.

특히, 중국 내 게임 허가 이른바 '판호'가 지난 5월 이후 한 건도 등록되지 않는 등 게임 출시가 극도로 제한되어 있는 상황에서 신규 게임의 출시 수를 규제하겠다는 이번 조치에 대해 세계 최대 규모의 마켓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게임 시장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최근 일부 게임들에 대한 판호 발급을 검토했으며, 앞으로 판호 발급 업무를 더 빠르게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하는 등 지난 3월부터 중단된 중국 게임 판호 발급이 재개될 움직임이 보이고 있어 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소울워커 이미지(출처=게임동아)


- 소울워커

올해 초 국내 게임시장의 역주행을 이끌며, 기적의 게임으로 불렸던 게임이 있었다. 바로 라이언게임즈에서 개발한 소울워커가 그 주인공.

별다른 치료법이 없고, 평생 체질관리를 해야 하는 당뇨 같이 이제는 게임업계의 고질병으로 자리잡은 남성 혐오 퇴폐사이트 논란에 반사이익을 받은 소울워커는 서비스 이후 엄청난 호응을 받은 게임이 되었다.

상황은 이렇다. 나딕게임즈의 일러스트레이터 중 한 명이 남성혐오 퇴폐 커뮤니티에서 사용하는 혐오적인 단어를 사용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이들 개발사들이 오히려 이 개발자들을 옹호하고 나서자 이에 반발한 게이머들이 대규모로 대체 게임인 '소울워커'로 이동한 것이다.

특히, 소울워커의 개발진 측은 신규 유입 이벤트를 준비하는 등 반사이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발 빠르게 대처했고, '소울워커' 게이머들 또한 신규 게이머들의 유입에 반색하며 게임 내에서 자체적으로 환영행사를 진행하는 등 게임의 상승세에 동조하여 많은 이슈를 낳았다.

이중에서도 오랜 시간 게임의 희망을 버리지 않은 기존 게이머들이 신규 게이머들을 위해 아이템을 넣어주는 이른바 ‘소매넣기’(소매치기의 반댓말)와 개발사 차원에서 진행되는 소소한 이벤트 등의 훈훈한 소식은 각종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기에 충분했다.

현재는 이러한 열기가 다소 수그러든 상태이지만, 서비스 존폐까지 언급됐던 게임을 포기하기 않았던 게이머들과 꾸준히 콘텐츠를 다듬으며 준비했던 개발사의 노력이 더해져 다시 인기를 얻은 이 소울워커의 인기 역주행은 빠르게 변화하는 게임시장에 큰 울림을 주는 사건을 남았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영준 기자 zoroas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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