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초 꼬똥 브리더를 만나다

노트펫

입력 2018-03-09 11:07 수정 2018-03-09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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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똥 전문견사 ‘한국꼬똥켄넬’ 인터뷰기– 이신호 브리더

[노트펫] 한국꼬똥켄넬은 경남 하동군에 위치한 꼬똥 전문견사이다. 이신호 브리더는 특히 아시사 최초 꼬똥 브리더로 우리나라에 꼬똥을 처음 들여온 이다.

한국꼬똥켄넬은 여수 엑스포역에서 승용차로 약 30분 걸리는 곳에 위치해 있다. 푸른 하늘과 상쾌한 바람을 느끼며 도착하니, 마무리 작업이 한창인 듯한 모습의 넓은 운동장 여러 군데가 눈길을 끌었다.

털이 복실복실한 꼬똥 아이들을 직접 만나보니, 초롱초롱하고 순둥순둥한 눈망울로 꼬리를 흔들며 반가움을 표현하는 모습이 참 기억에 오랫동안 남는다.

Q. 꼬똥 전문견사 ‘한국꼬똥켄넬’ 을 소개해주시겠어요?

2002년 3마리의 꼬똥 아이들로 시작하여 지금까지 꼬똥 드 튈레아(coton de tulear)라는 견종을 브리딩 해오고있습니다. 백과사전에서 우연히 마주한 삽살개와 비슷한 외모의 꼬똥에게 푹 빠져버렸습니다. 이것을 계기로 꼬똥 견종에 대한 정보와 입양할 수 있는 곳을 찾았는데요. 그 때는 이 견종 자체를 알지 못하던 상황이였어요.

그래서 2002년 한국에 최초로 꼬똥이라는 견종을 세계의 유명한 견사를 찾아 데려왔어요. 여자 2마리, 남자 1마리 총 3마리의 아이들로 브리딩이 시작됐습니다.

현재 견사에는 모견 50마리, 종견 18마리, 아기들 6마리와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Q. 견사는 물론 아이들을 관리하시려면 정말 바쁘실 것 같은데요. 하루 일과를 설명해 주시겠어요?

저는 브리더 겸 농사꾼입니다. 아이들 관리와 7가지 작목을 재배하는 농사를 겸하고 있다보니, 하루 24시간이 부족하기도 해요. 그래서 사회생활을 하던 동생을 설득하여 동생의 도움을 받고있습니다.

오전 7시에 기상하면, 아이들에게 아침식사를 주는 걸로 시작됩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배변을 하고 저는 견사를 청소하죠. 아이들은 실내 견사에서 생활하는데 날씨가 좋으면 운동장으로 내보내고 견사를 청소하기도 해요.

이렇게 오전은 견사관리하는 데 시간을 보내고, 오후에는 SNS를 통해 해외 브리더들의 꼬똥 모습의 변화를 관찰하기도 해요. 그리고 분양을 보낸 아이들의 소식을 들으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Q. 꼬똥 전문견사 ‘한국꼬똥켄넬’의 브리딩 철학이 궁금합니다.

꼬똥은 아직 스탠다드가 확립되지 않은 견종입니다. 그래서 세계 도그쇼에 나오는 꼬똥 아이들은 다양한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현재 기재된 스탠다드에 맞지 않는 꼬똥 아이들이 우승을 하기도 하는데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심사위원 겸 브리더는 "도그쇼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트릭이 필요하다"라고 전하기도 합니다. 사실 그의 꼬똥은 스탠다드에 맞지 않았지만, 기질과 표현력이 통한거죠.

저 또한 꼬똥 브리더로서 꼬똥의 스탠다드는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순수한 혈통으로 제가 추구하는 타입으로 브리딩을 했더니, 사람들이 점점 꼬똥에 대해서 관심을 보이고 찾기 시작했어요.

스탠다드는 고정되어있는 것이 아니라 변화한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반응하고 관심을 보인다면, 그것이 바로 스탠다드라고 생각합니다.

Q. 브리더님은 분양하실 때 어떤 부분을 가장 신경 쓰시나요?

입양자께서 가끔 아이들 보낼 때 섭섭하지 않냐고 물으실 때가 있는데, 저는 오히려 기쁘다고 답합니다. 아이들이 지금 저보다 더 좋은 가족, 더 좋은 환경에서 자라고 더 좋은 음식을 먹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분양할 때 가장 신경쓰는 점이 이 부분이에요. 지금보다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고, 더 많은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에게만 분양합니다.
브리더는 견종 발전에 필요악같은 존재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보내는 아이들은 좋은 가정에서만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Q. 진정한 브리더는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세요?

완벽한 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자기 개들의 단점을 숨김없이 말하며, 그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는 브리더가 진정한 브리더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브리더는 때로 단호한 결정을 해야할 순간이 있기에, 훌륭한 브리더는 있어도 좋은 브리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말에 다른 브리더들도 깊이 동감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 스스로도 떳떳하고 좋은 브리더라고 생각하지 않아, 항상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매순간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Q. 기억에 특히 남는 아이가 있으신가요?

가장 기억에 남는 두 녀석이 있습니다. 제가 프랑스 시초 견사에 가서 데려온 '아다지오'라는 아이였는데요. 그때는 미처 몰랐지만, 12년이 지난 지금 그 아이가 바로 제가 추구하는 브리딩 타입의 아이라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그 당시에는 경험이 부족하여 아다지오의 장점을 살리지 못한 것이 가장 후회가 됩니다.

그리고 또 다른 아이는 최근에 태어난 '울트라'라는 아이인데요. 이 친구는 스탠다드에 맞지않는 독특한 형태의 아이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었어요. 심지어 미국 최대 도그쇼인 ‘웨스트민스터쇼’에서 3년 연속 우승을 하고, 미국 랭킹 1위의 ‘버버리’라는 꼬똥을 소유한 브리더로부터 직접 러브콜을 받았습니다.

그 브리더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다른 브리더의 꼬똥을 보고 놀라지 않았지만, 당신의 꼬똥에게는 놀랐고 이렇게 연락을 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추구하던 타입의 꼬똥을 당신이 만들었다."

이처럼 스탠다드는 중요시하는 도그쇼 브리더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어낸 아이랍니다.

Q. 브리더님의 향후 계획이 어떻게 되시나요?

저는 아시아 국가 최초의 꼬똥 브리더입니다. 16년이 지난 지금은 세계에서 꼬똥 분양률 1위의 브리더가 되었어요. 앞서 말씀 드렸듯이, 미국랭킹 1위의 브리더 뿐만 아니라 캐나다 랭킹 1위의 브리더도 우리 견사의 꼬똥 아이를 입양하고자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 견사의 꼬똥 아이들이 세계로 뻗어나가 진정한 브리더로 인정받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12년 전에 시작한 꼬똥 종친회 모임이 있는데요. 작년에 100마리의 꼬똥과 300명의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그동안 제가 브리딩한 아이들을 한 자리에서 본다는 것은 정말 뜻깊은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올해도 종친회를 주최하고 브리더로서 수명을 다 할때까지도 이 모임을 계속 이어나갈 것입니다.

Q. 인터뷰를 마치며 마지막 한 마디 부탁 드립니다.

저는 제 스스로 떳떳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꼬똥이라는 견종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아이들이 더 좋은 가정에서 사랑을 듬뿍 받으며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하는 브리더가 될 것입니다.

최근 들어 꼬똥이 다른 견종과 닮은 꼴이 많기에, 이 점을 악용하여 꼬똥과 비숑, 말티를 믹스해 분양하는 번식자들과 펫샵이 급증했습니다. 혈통서 위조 사건들도 있었는데요.

입양자분들께서 혈통서를 반드시 확인해야하지만 지금은 위조까지 된 상태라 참 착잡합니다. 그래서 어떤 브리더로부터 태어난 아이인지 브리더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성현민의 한 마디

아시아 국가 최초로 꼬똥 브리딩을 시작한 이 브리더는 처음엔 자신은 인터뷰를 진행하기에 자격이 없다며 거절했었다. 하지만 항상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여기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라기만을 바라는 것을 보고, 바로 이 모습이 진정한 브리더가 갖춰야하는 첫 번째 자격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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