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綠)’ 코란도C·티볼리 원인은…결국 원가절감?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5-07-31 08:30 수정 2015-07-31 09:29
<일부 뉴 코란도C 2열 시트에 녹이 슬어있다. 자동차결함신고센터 제공>
최근 불거진 ‘뉴 코란도C’, ‘티볼리’ 등 일부 쌍용자동차 신차 시트 부식은 부품 표면 보호처리 미흡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팔린 해당 차량 모두는 시트 내 철제 부식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돼 차후에도 논란이 예상된다. 뉴 코란도C는 지난해 2만1840대, 티볼리의 경우 올해 상반기에만 1만8524대가 팔렸다.
많은 뉴 코란도C와 티볼리 차주들은 새로 구입한 차량의 2열 시트 뒤쪽 철제부분에서 녹이 발생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차량 온라인 동호회에 접속해보면 이 같은 문제를 호소하는 글들로 넘쳐난다. 회원들은 2열 시트를 열고 손으로 만져보면 시뻘건 녹이 묻어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차량 사용기간은 대부분 1~2년으로 짧았다.
그렇다면 왜 새차에서 녹이 발생하는 것일까. 본보 취재결과 이번 부식 논란은 원가절감이 배경으로 드러났다. 해당 부품은 대원강업에서 제작한 것으로, 이 업체는 쌍용차를 비롯해 기아자동차, 철도차량에도 시트를 납품하고 있다.
대원강업 관계자는 “보통 시트의 철제부분은 방청을 하지 않는다”며 “다른 곳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완성차업체와 납품 계약 시 단가를 맞추다보면 원가를 절감해야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해당 부품에 부식이 발생해도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방청 작업을 소홀히 하다 보니 코란도와 티볼리 부품은 부식이 일어나는 환경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었던 것.
하지만 또 다른 시트제조업체의 의견은 달랐다. 국내의 한 시트제조업체 임원은 “방청을 하지 않은 철제부품은 물과 직접 닿지 않아도 습기만으로도 녹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차량 내부에 들어가는 부품이라도 녹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방청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기관도 제작결함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국내 차량 결함을 관할하는 자동차결함신고센터에 30일 현재까지 접수된 코란도C 2열 시트 부식 신고는 16건이다.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이를 토대로 본격적인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이번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될지는 미지수다. 국내법상으론 차량 내부 녹과 관련된 명확한 해결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자동차 차체 부식에 대한 품질보증기간은 5년이다. 하지만 자동차 외판(후드·도어·필러·휀더·테일 게이트·도어 사이 실·루프) 관통부식에 한정하고 있다. 쌍용차 역시 외관에 녹이 발생하면 3년, 주행거리 6만km에 한해 보증을 해주고 있어, 차주들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쌍용차는 뒤늦게 사태파악에 나섰다. 쌍용차 관계자는 “공식 서비스센터에 녹과 관련된 수리 접수를 조사하고 있다”며 “시트 부품 제조업체와 논의해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 밝히겠다”고 말했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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