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 김시우의 강심장, 지구촌 필드 뒤흔들다
이헌재 기자 , 정윤철 기자
입력 2017-05-16 03:00 수정 2017-10-16 19:04
제5메이저 플레이어스 최연소 우승
선두에 2타 뒤진 4위로 4R 출발… 페어웨이 성공 64%, 그린적중 44%
위기서 흔들리지 않고 모두 파 성공… 최근 바꾼 집게 그립도 큰 효과
최경주 이어 한국인 두번째 대회 제패, 美 골프채널 “트럼프 당선만큼 이변”
1996년 “헬로 월드(Hello World)”란 인사말과 함께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뛰어든 타이거 우즈(42·미국)는 1997년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에서 역대 최연소(만 21세 3개월) 우승을 차지했다. 골프 황제의 탄생을 알린 그는 PGA투어에서만 79승(메이저 14승 포함)을 거뒀다.
한국 남자 골프에도 지구촌 필드를 뒤흔들 ‘혜성’이 등장했다. 우즈를 우상으로 삼은 김시우(CJ대한통운)가 주인공이다. 김시우는 15일 미국 플로리다 주 폰테베드라비치 소그래스TPC 스타디움코스(파72)에서 끝난 PGA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최종 합계 10언더파로 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만 21세 10개월)을 세웠다. 제5의 메이저대회라 불리는 이 대회에서 애덤 스콧(호주)이 갖고 있던 종전 최연소 우승 기록(만 23세 8개월)을 갈아 치웠다. 우즈는 26세였던 2001년에 이 대회 정상에 올랐다.
PGA투어에서 뛰는 한국 선수 중 막내인 김시우는 ‘맏형’ 최경주(47·2011년)에 이어 한국 선수 중 두 번째로 이 대회를 제패했다. 그는 189만 달러(약 21억2200만 원)의 우승 상금과 함께 5년간의 투어 출전권을 확보했다. 세계 랭킹은 75위에서 단숨에 28위로 뛰어올랐다.
김시우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한국 여자 선수들이 너무 잘하고 있어 그동안 (남자 선수들이) 비교가 됐다”면서 “이번 우승을 계기로 메이저대회 우승에도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김시우는 14번의 티샷 중 9차례(64.3%)만 공을 페어웨이로 보냈다. 그린 적중률도 44.4%(18번 중 8번)에 불과했다.
하지만 김시우는 위기를 맞아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그린을 놓친 10번 모두 스크램블링(파온을 못 했어도 파 이상을 잡는 것)에 성공했다. 김시우는 이날 보기를 하나도 하지 않은 유일한 선수였다.
최근 들어 바꾼 ‘집게 그립’ 효과도 톡톡히 봤다. 김시우는 지난달 마스터스에서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집게 그립으로 우승한 것을 보고 퍼팅 그립을 바꿨다. 집게 그립은 퍼팅 시 오른손 엄지와 검지로 퍼터의 샤프트를 단단히 잡는 방식이다. 박도규 전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선수회장은 “집게 그립은 손목의 움직임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짧은 퍼트나 중간 거리의 퍼트를 할 때 정확성이 높다”고 말했다.
선두에 2타 뒤진 단독 4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김시우는 1번홀(파4) 버디로 출발한 뒤 7번홀(파4)에서는 약 8m 거리의 내리막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며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아버지의 권유로 7세 때 골프를 시작한 김시우는 우즈처럼 갖가지 최연소 기록을 써 가고 있다. 고등학교 2학년 때인 2012년에는 PGA투어 퀄리파잉(Q)스쿨을 역대 최연소(만 17세 5개월)로 통과했다. PGA투어 정회원 규정(만 18세 이상)에 걸려 초청 선수 등으로만 투어에 나서다가 웹닷컴투어(2부 투어)에 참여하기도 했지만 2015∼2016시즌에 PGA투어에 복귀했다. 지난해 8월에는 윈덤챔피언십에서 역대 한국인 최연소(만 21세 1개월)로 PGA투어 챔피언이 됐다.
지난해 말 허리 부상을 당한 그는 샷 난조에 허덕이며 올해 14개 대회에 나서 톱10을 단 한 번도 기록하지 못했고, 여섯 차례나 컷 탈락을 당했다. 그런 그가 우승하자 미국 골프채널은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고,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것만큼 놀라운 이변이다”라고 평가했다.
※김시우는…
△생년월일: 1995년 6월 28일 △신체조건: 180cm, 85kg △소속: CJ대한통운 △학력: 신성고-연세대 체육교육과 △주요 경력: 2012년 프로 데뷔, 2012년 PGA투어 퀄리파잉스쿨 최연소 합격, 2015년 웹닷컴(2부 리그)투어 스톤브레 클래식 우승, 2016년 PGA투어 윈덤 챔피언십 우승(대회 두 번째 최연소), 2017년 PGA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대회 최연소)
이헌재 uni@donga.com·정윤철 기자
선두에 2타 뒤진 4위로 4R 출발… 페어웨이 성공 64%, 그린적중 44%
위기서 흔들리지 않고 모두 파 성공… 최근 바꾼 집게 그립도 큰 효과
최경주 이어 한국인 두번째 대회 제패, 美 골프채널 “트럼프 당선만큼 이변”
1996년 “헬로 월드(Hello World)”란 인사말과 함께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뛰어든 타이거 우즈(42·미국)는 1997년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에서 역대 최연소(만 21세 3개월) 우승을 차지했다. 골프 황제의 탄생을 알린 그는 PGA투어에서만 79승(메이저 14승 포함)을 거뒀다.
한국 남자 골프에도 지구촌 필드를 뒤흔들 ‘혜성’이 등장했다. 우즈를 우상으로 삼은 김시우(CJ대한통운)가 주인공이다. 김시우는 15일 미국 플로리다 주 폰테베드라비치 소그래스TPC 스타디움코스(파72)에서 끝난 PGA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최종 합계 10언더파로 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만 21세 10개월)을 세웠다. 제5의 메이저대회라 불리는 이 대회에서 애덤 스콧(호주)이 갖고 있던 종전 최연소 우승 기록(만 23세 8개월)을 갈아 치웠다. 우즈는 26세였던 2001년에 이 대회 정상에 올랐다.
PGA투어에서 뛰는 한국 선수 중 막내인 김시우는 ‘맏형’ 최경주(47·2011년)에 이어 한국 선수 중 두 번째로 이 대회를 제패했다. 그는 189만 달러(약 21억2200만 원)의 우승 상금과 함께 5년간의 투어 출전권을 확보했다. 세계 랭킹은 75위에서 단숨에 28위로 뛰어올랐다.
김시우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한국 여자 선수들이 너무 잘하고 있어 그동안 (남자 선수들이) 비교가 됐다”면서 “이번 우승을 계기로 메이저대회 우승에도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김시우는 14번의 티샷 중 9차례(64.3%)만 공을 페어웨이로 보냈다. 그린 적중률도 44.4%(18번 중 8번)에 불과했다.
하지만 김시우는 위기를 맞아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그린을 놓친 10번 모두 스크램블링(파온을 못 했어도 파 이상을 잡는 것)에 성공했다. 김시우는 이날 보기를 하나도 하지 않은 유일한 선수였다.
최근 들어 바꾼 ‘집게 그립’ 효과도 톡톡히 봤다. 김시우는 지난달 마스터스에서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집게 그립으로 우승한 것을 보고 퍼팅 그립을 바꿨다. 집게 그립은 퍼팅 시 오른손 엄지와 검지로 퍼터의 샤프트를 단단히 잡는 방식이다. 박도규 전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선수회장은 “집게 그립은 손목의 움직임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짧은 퍼트나 중간 거리의 퍼트를 할 때 정확성이 높다”고 말했다.
선두에 2타 뒤진 단독 4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김시우는 1번홀(파4) 버디로 출발한 뒤 7번홀(파4)에서는 약 8m 거리의 내리막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며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아버지의 권유로 7세 때 골프를 시작한 김시우는 우즈처럼 갖가지 최연소 기록을 써 가고 있다. 고등학교 2학년 때인 2012년에는 PGA투어 퀄리파잉(Q)스쿨을 역대 최연소(만 17세 5개월)로 통과했다. PGA투어 정회원 규정(만 18세 이상)에 걸려 초청 선수 등으로만 투어에 나서다가 웹닷컴투어(2부 투어)에 참여하기도 했지만 2015∼2016시즌에 PGA투어에 복귀했다. 지난해 8월에는 윈덤챔피언십에서 역대 한국인 최연소(만 21세 1개월)로 PGA투어 챔피언이 됐다.
지난해 말 허리 부상을 당한 그는 샷 난조에 허덕이며 올해 14개 대회에 나서 톱10을 단 한 번도 기록하지 못했고, 여섯 차례나 컷 탈락을 당했다. 그런 그가 우승하자 미국 골프채널은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고,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것만큼 놀라운 이변이다”라고 평가했다.
※김시우는…
△생년월일: 1995년 6월 28일 △신체조건: 180cm, 85kg △소속: CJ대한통운 △학력: 신성고-연세대 체육교육과 △주요 경력: 2012년 프로 데뷔, 2012년 PGA투어 퀄리파잉스쿨 최연소 합격, 2015년 웹닷컴(2부 리그)투어 스톤브레 클래식 우승, 2016년 PGA투어 윈덤 챔피언십 우승(대회 두 번째 최연소), 2017년 PGA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대회 최연소)
이헌재 uni@donga.com·정윤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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