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비 넘긴’ 한진칼, 주총 방어 성공…국민연금 제안 무력화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19-03-29 15:44 수정 2019-03-29 15:50
![](https://dimg.donga.com/wps/ECONOMY/IMAGE/2019/03/29/94802118.1.jpg)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영향으로 대한항공 사내이사직 연임에 실패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주사격인 한진칼 주주총회에서는 방어에 성공했다. 조 회장 측근으로 알려진 석태수 대표이사가 사내이사로 재선임됐고 국민연금이 제안한 ‘이사 자격 강화 안건’은 부결됐다.
한진칼은 29일 서울 중구 소재 한진빌딩에서 ‘제6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주요 안건으로는 석 대표이사 사내이사 선임안과 이사 자격 강화 관련 정관 변경안이 관심을 모았다.
석 대표이사 사내이사 선임안은 표결에서 찬성 65.46%, 반대 35.45%로 집계돼 원안대로 가결됐다. 한진칼은 이사 선임 및 해임 안건을 일반결의사항으로 지정하고 있다. 때문에 참석 주주 과반 찬성만으로 통과가 가능하다. 최근 법원 판결로 주주제안에 실패한 KCGI가 2대 주주로 석 대표 재선임 반대를 예고했지만 이 역시 실패로 돌아갔다. 반면 3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석 대표 재선임에 찬성 의견을 표명한 바 있다.
이번에 재선임에 성공한 석 대표는 지난 1984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한진칼 대표이사와 한진해운 사장직을 역임한 인물로 조 회장의 ‘최측근’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이 상정한 이사 자격 강화 정관 변경안 표결은 찬성 48.66%, 반대 49.29%로 부결됐다. 해당 안건은 특별의결사항으로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된다. 이 안건은 배임·횡령으로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된 이사의 이사직을 상실하도록 제안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민연금이 현재 배임·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 회장을 겨냥해 주주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조 회장 일가가 올해는 한진칼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지만 내년 주총은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올해 행동주의 펀드와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한 가운데 조 회장을 비롯해 조원태 사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임기가 내년 3월 만료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행동주의 펀드와 국민연금이 한진그룹을 상대로 다시 한 번 공세를 펼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 평가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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