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서 확진되니 눈물만”…2년만의 해외여행, 포기할까

뉴시스

입력 2022-06-24 10:35 수정 2022-06-2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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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기했어요. 2년만에 해외여행이 열린 거라 꼭 나가고 싶었는데, 이른 휴가를 떠난 지인이 현지에서 코로나19에 걸려 귀국하지 못하고 현지에서 격리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30대 직장인 A씨)

# “혼자 훌쩍 떠나는 자유여행이 좋은데, 이 시국에 그렇게 가는 게 안전한 지 잘 모르겠고, 2년간 여행객을 받지 않은 여행지의 인프라도 걱정돼요. 코로나 이전 보다 훌쩍 뛴 항공권, 물가도 부담스러워요.”(20대 직장인 B씨)

해외여행을 계획했다가 포기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마스크를 거의 쓰지 않는 해외에서 코로나19에 걸려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다 펜데믹 이전에 비해 항공권 가격이 훌쩍 오른 것도 부담이다.

24일 업계와 당국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해외 입국자들에게 출발 24시간 이전에 실시한 코로나19 음성확인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양성인 경우 입국이 허가되지 않는다. 확진일로부터 10일이 경과해야 음성확인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입국할 수 있다.

해외여행 커뮤티니에는 해외에서 코로나19에 걸려 귀국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연들이 쏟아지고 있다.

누리꾼 C씨는 210만명이 가입한 네이버 유럽여행 카페 ‘유랑’에 글을 올려 “23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한국으로 귀국할 예정이었는데 양성이 떴다”며 “일단 항공편을 취소하고, 시내 숙소를 잡았다”고 했다. 이어 “닷새정도 있다가 음성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해서 그때 항공권을 살지, 포기하고 지금 열흘 후의 항공권을 잡을 지 고민”이라며 “급하게 예약을 해야 하니 가격도 만만찮고 멘붕(멘탈붕괴)”이라고 했다.

D씨는 “여행지에서 격리하고 있는데 눈물만 난다”며 “21일에 확진되고 음성 뜨기만 기다리고 있다. 휴가철이라 숙소 연장도 못하고 1,2박씩 다른 곳으로 옮겨가며 버티고 있다”고 했다.

“동행자들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급하게 귀국 일정을 앞당겼다”, “현지에서는 아무도 마스크를 안 쓰는데 귀국 일정에 문제가 생길까봐 꼭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는 글들도 흔히 볼 수 있다.

코로나19로 2년간 여행객을 받지 않은 여행지들의 인프라도 문제다.

유명 유튜버 ‘히피이모’는 최근 베트남 여행 중 숙소사기를 당했다는 영상을 올렸다. 인터넷으로 현지 숙소를 예약하고 갔지만 막상 가보니 문이 닫혀 있고, 사람도 없었다. 예약업체 측은 숙소비를 돌려주겠다고 했지만, 비오는 밤에 혼자 숙소를 구하느라 시작부터 여행을 망쳤다.

훌쩍 오른 항공권과 물가도 여행을 망설이게 하는 요소다. 원·달러 환율은 13년만에 처음으로 1300원을 돌파했다. 기록적 물가를 이어가고 있는 미국으로 여행을 갈 경우 환율효과까지 더해져 체류비 부담이 크다.

업계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미주·유럽 직항 항공권 가격은 왕복 270만~450만원, 동남아시아는 80만~120만원대로 형성돼 있다.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2배 가량 뛰었다.

미국 LA에 머물고 있는 유튜버 ‘원지의 하루’는 지난달 미국 물가에 대한 영상을 올렸다. 식당에서 고기·냉면을 먹고 7만4000원, 라떼 1잔을 마시고 8900원을 썼다. 비용을 낮추려고 멜로즈거리에서 집쪽으로 걸어가며 우버를 잡아봤지만 차로 20분 거리 집까지의 우버비는 4만6000원이었다.

호텔스닷컴을 운영 중인 익스피디아그룹에 따르면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6%가 ‘3개월 이내에 해외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답했다. 하지만 실제로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여행객은 62%에 그쳤다.

이미우 익스피디아그룹 한국지사 마케팅 차장은 “감염 우려, 증가한 여행비용, 여행지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 여행 규제 등 여러 요인이 해외여행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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