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 투자 열풍에…서울 부동산투자 2030 늘고 4050 줄어

김자현 기자 , 김동혁 기자

입력 2020-09-16 18:12 수정 2020-09-16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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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강남권 아파트단지. 2020.8.23 © News1

서울 집값이 급등한 올해 상반기(1~6월)에 아파트 오피스텔 등을 산 ‘2030세대’ 비중이 3년 전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생애 처음 집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지방보다는 수도권에 곧바로 진입하는 경우도 증가했다. 수도권과 지방의 집값 격차가 커지자 젊은 층을 위주로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으기)’ 투자를 했음을 보여준다.

하나은행의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16일 법원이 제공하는 부동산 등기 데이터를 활용해 국내 부동산 거래의 트렌드 변화를 분석한 결과 서울의 아파트 및 다세대·연립주택, 오피스텔 등이 포함된 ‘집합건물’ 매수인 중 30대 비중은 2017년 상반기 24%에서 올해 상반기 28%로 4%포인트 늘었다고 밝혔다. 이 기간 19~29세의 비중도 5%에서 6%로 증가했다.

반면 자산이 많은 4050세대의 비중은 떨어졌다. 40대는 30%에서 27%로, 50대는 25%에서 22%로 각각 줄었다. 김기태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서울 뉴타운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이 최고 340대 1에 이르고 청약 커트라인도 69점까지 치솟는 등 30대의 아파트 청약 문턱이 크게 높아지면서 대출을 받아서라도 집을 매수를 하겠다는 심리가 확산된 영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은 더욱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경기 지역 전체 부동산 거래 중 무주택자의 매수 비중은 2013년 상반기 41%에서 올해 상반기에 31%로 떨어졌다. 기존 주택 보유자의 ‘갈아타기’나 추가 매수는 늘어난 반면 무주택자들은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주택매수를 보류하거나 포기한 경우가 많다는 해석이다.

올해 상반기 생애 처음으로 집을 구매한 이들의 수도권 편중도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생애 첫 주택(집합건물) 구입 지역 중 서울과 경기 비중은 2010년 상반기 37%에서 2020년 상반기 49%로 늘었다. 서울 매수 비중은 부동산 가격 급등과 규제 강화 흐름 속에 2016년(20%)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올해 15%로 떨어진 반면 경기 지역 매수 비중은 같은 기간 30%에서 34%로 늘어났다.

다주택자의 신탁과 증여는 크게 늘어났다. 2017년부터 쏟아진 각종 부동산 규제를 피하기 위해 신탁과 증여를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7·10 부동산 대책’으로 신탁 및 법인명의 거래의 혜택이 줄고, 다주택자의 부동산 증여까지 규제할 조짐이 보이자 올해 7월 서울 집합건물의 증여는 6456건으로 늘어났다. 5년 전인 2013년 7월(481건)의 13.4배 수준이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김동혁 기자 h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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