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사내하도급 특별협의 ‘잠정합의’ 도출
동아경제
입력 2015-09-14 17:30 수정 2015-09-14 17:37
현대자동차가 21차 ‘사내하도급 특별협의’에서 잠정합의했다고 14일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해 8월 아산/전주 하청지회와의 합의에 이에 이번 울산하청지회와 특별협의에 합의함으로써 그동안 갈등을 빚어온 사내하도급 문제에 대해 사실상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잠정합의안은 지난해 합의안보다 특별고용 규모와 사내하도급 근무경력 인정범위를 크게 확대하는 방향으로 마련됐다. 현대차 노사는 올해 말까지 4000명을 고용하기로 한 기존 합의에서 2000명 늘려 2017년까지 총 6000명을 정규직으로 특별고용하기로 했다. 또한 기능인력 우대 차원에서 사내하도급 경력 인정 범위를 지난해 합의안보다 확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2018년부터는 정규직 인원 소요 발생시 하도급 인원을 일정 비율로 고용해 사실상 문제가 된 모든 사내하도급 근로자들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기로 했다.
이밖에 쌍방 합의에 따라 모든 민형사상 소송을 취하하고 업체 해고자의 경우 본인이 원할 때 해당업체에 재취업을 알선하고 향후 특별고용 시 불이익을 주지 않기로 했다.
#장기적 인력운영 선순환 구조 확립
이번 합의에는 사내하도급 근로자들에게 입사의 기회를 늘려주는 효과와 함께 현장 숙련도와 경험을 보유한 우수한 인력을 수급 받을 수 있는 상생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와 함께 현대차가 2018년부터 정년퇴직자 등 대체소요 인력 발생시 일정비율의 하도급 근로자를 고용하기로 한 것은 사내하도급 문제 해결은 물론 장기적으로 인력운영의 선순환 구조를 확립했다는 데에도 의미가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13년 기술교육원에서 양성한 인력을 사내하도급 직원으로 채용 알선하고, 우수인력에 대해서는 일정기간 근무 후 직접 채용하는 중장기 인력운영 선순환 시스템 구축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사내하도급 문제 둘러싼 노사갈등 종지부
이번 합의의 또 다른 의미는 2010년 대법원 판결 이후 울산1공장 불법점거, 송전탑 농성, 각종 파업 및 폭력행위 등 사내하도급 문제를 둘러싼 극심한 노사갈등이 해소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데 있다.
현대차 울산하청지회는 지난해 6월 이후 특별협의에 참석하지 않다가 지난달 13일 특별협의에 다시 나섰다. 현대차 관계자는 “상당수의 사내하도급 조합원이 정규직 신규채용에 응시하는 등 조합원 정서가 투쟁보다는 협의 쪽으로 이동하자 이러한 기류를 반영해 다시 교섭에 나서 합의까지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1심 진행 중인 소송이 개인별로 사안이 각기 다른 점 등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소송에만 의존할 경우 최종 결과까지 수년이 소요되는 것은 물론, 승소마저 장담할 수 없어 소송과는 별개로 조기 해결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합의는 지난달 현대차그룹에서 발표한 2016년부터 향후 3년간 3만6000명, 연간 약 2500명이 늘어난 1만2000명씩 채용하겠다는 ‘현대차그룹 청년채용’의 구체적 실행방안 중 하나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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