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사무실 5곳중 1곳 ‘텅’… 국내銀, 리스크 점검 착수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 김수연 기자
입력 2023-08-23 03:00 수정 2023-08-23 03:00
베이징 공실률 18%… 13년來 최고
선전-상하이-광저우도 상황 비슷
주거용發 부동산 위기, 상업용 확산
4대 시중은행들 위험노출액 조사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따른 여파가 중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으로 확산하고 있다. 수도 베이징을 비롯해 선전, 상하이 같은 대도시의 공실률이 20% 안팎까지 치솟았다. 주거용에서 시작된 중국 부동산 위기가 상업용 부동산은 물론이고 경제 전반으로 파급되는 모습을 보이자 정부와 국내 금융사들도 ‘차이나 리스크’ 점검에 나섰다.
다른 대도시 상황도 베이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중국 최대 정보기술(IT) 중심 도시인 광둥성 선전의 공실률은 20.3%, ‘경제 수도’로 불리는 상하이는 18.7%, 제조업 중심 도시 광저우는 17.5%를 나타냈다. 중앙통신사는 “일부 소매 기업은 매장 수를 줄이거나 규모를 축소해 임차 비용을 낮추고 있다”면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약세 전망으로 일부 임대인은 임대료를 할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부동산 위기가 금융과 실물 경제로 전이되자 중국 정부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중국 당국은 부동산·건설 경기 침체에 따른 세수 부족으로 재정 위기에 몰린 지방정부의 부채 상환을 돕기 위해 최근 1조5000억 위안(약 275조 원) 규모의 특별융자채권 발행을 허용했다.
중국 정부는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외자 유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상하이 시정부는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유무역구(FTZ) 내 외국인 투자 프로젝트 사업 등록을 2시간 이내에 처리해주겠다고 공약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 이어 2인자로 꼽히는 리창(李强) 총리는 이날 태국 재계 1위 기업인 CP그룹 타닌 치아라와논(중국명 셰궈민) 회장을 만나 투자를 요청했다.
올해 상반기(1∼6월) 이 은행들의 중국법인은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효과를 바탕으로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KB국민은행(중국)유한공사는 지난해 상반기 97억 원의 순손실을 보였지만 올해 231억 원 흑자로 전환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 중국법인은 순이익이 3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중국우리은행과 신한은행중국유한공사도 전년 동기보다 순이익이 각각 70.4%, 12.6% 늘었다.
하지만 중국의 부동산 리스크가 금융권으로 확대된다면 하반기(7∼12월)에도 이 같은 실적 호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관련 대출액은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중국 경제 상황에 대해 모니터링하며 우량 차주를 선별해 보수적으로 대출을 취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중국의 부동산 시장 불안이 국내 금융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중국 부동산 개발기업에 대한 국내 금융사의 위험노출액은 간접적인 것까지 포함해도 1조 원 미만”이라며 “우리 경제의 안정적인 펀더멘털이 견고히 유지되고 있어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선전-상하이-광저우도 상황 비슷
주거용發 부동산 위기, 상업용 확산
4대 시중은행들 위험노출액 조사
중국의 사무용 부동산 개발회사 소호차이나가 부동산세(稅)를 체납한 데 이어 올해 2분기(4~6월) 중국 베이징 공실률이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주거용 부동산에서 시작된 위기가 상업용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베이징=AP 뉴시스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따른 여파가 중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으로 확산하고 있다. 수도 베이징을 비롯해 선전, 상하이 같은 대도시의 공실률이 20% 안팎까지 치솟았다. 주거용에서 시작된 중국 부동산 위기가 상업용 부동산은 물론이고 경제 전반으로 파급되는 모습을 보이자 정부와 국내 금융사들도 ‘차이나 리스크’ 점검에 나섰다.
● 中 베이징 공실률 13년래 최고
22일 대만 중앙통신사는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업체 세빌스 자료를 인용해 베이징의 올 2분기(4∼6월) 공실률이 18.3%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1분기(18.4%)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사무실 5곳 중 1곳이 비어 있는 상황이다. 다른 대도시 상황도 베이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중국 최대 정보기술(IT) 중심 도시인 광둥성 선전의 공실률은 20.3%, ‘경제 수도’로 불리는 상하이는 18.7%, 제조업 중심 도시 광저우는 17.5%를 나타냈다. 중앙통신사는 “일부 소매 기업은 매장 수를 줄이거나 규모를 축소해 임차 비용을 낮추고 있다”면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약세 전망으로 일부 임대인은 임대료를 할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부동산 위기가 금융과 실물 경제로 전이되자 중국 정부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중국 당국은 부동산·건설 경기 침체에 따른 세수 부족으로 재정 위기에 몰린 지방정부의 부채 상환을 돕기 위해 최근 1조5000억 위안(약 275조 원) 규모의 특별융자채권 발행을 허용했다.
중국 정부는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외자 유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상하이 시정부는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유무역구(FTZ) 내 외국인 투자 프로젝트 사업 등록을 2시간 이내에 처리해주겠다고 공약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 이어 2인자로 꼽히는 리창(李强) 총리는 이날 태국 재계 1위 기업인 CP그룹 타닌 치아라와논(중국명 셰궈민) 회장을 만나 투자를 요청했다.
● ‘중국발(發) 리스크’에 국내도 긴장
중국 부동산 위기에 국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도 관련 위험노출액을 점검하고 나섰다. 최근 디폴트 위기에 빠진 비구이위안, 미국에 파산보호를 신청한 헝다그룹 등과 관련해 보유한 자산이 있는지 확인하고 일부 은행은 중국법인의 상업용 부동산 위험노출액 전반을 조사 중이다.올해 상반기(1∼6월) 이 은행들의 중국법인은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효과를 바탕으로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KB국민은행(중국)유한공사는 지난해 상반기 97억 원의 순손실을 보였지만 올해 231억 원 흑자로 전환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 중국법인은 순이익이 3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중국우리은행과 신한은행중국유한공사도 전년 동기보다 순이익이 각각 70.4%, 12.6% 늘었다.
하지만 중국의 부동산 리스크가 금융권으로 확대된다면 하반기(7∼12월)에도 이 같은 실적 호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관련 대출액은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중국 경제 상황에 대해 모니터링하며 우량 차주를 선별해 보수적으로 대출을 취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중국의 부동산 시장 불안이 국내 금융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중국 부동산 개발기업에 대한 국내 금융사의 위험노출액은 간접적인 것까지 포함해도 1조 원 미만”이라며 “우리 경제의 안정적인 펀더멘털이 견고히 유지되고 있어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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